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93 - 세계에서 가장 큰 망원경은 ? (2015)



 현재 시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망원경은 어떤 것일까? 질문을 광학 망원경으로 좁혀서 생각한다면 사실 대답은 몇년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경 (primary mirror)의 구경을 기준으로 봤을 때 지상, 우주, 그리고 미래의 망원경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1. 지상에서 가장 큰 광학 망원경
 현재 1위를 가지고 있는 망원경은 2009년 이후로 1위를 고수 중에 있는 그랑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Gran Telescopio Canarias) 입니다. 이 망원경은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설치되었으며, 제작비의 90%는 스페인이, 5%는 멕시코가 나머지 5%는 플로리다 대학이 투자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주경의 유효 지름은 10.4m 이며 빛을 모으는 면적은 78.54㎡에 달합니다.

(그랑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 
 2위는 하와이 마우나 케아산 정상에 설치된 켁(Keck) 망원경입니다. 두 개의 쌍둥이 망원경이 1993년과 1996년에 건설되었고 그랑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가 건설될 때 까지 세계 에서 가장 큰 주경을 지닌 광학 망원경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죠. 10 미터의 주경을 지닌 이 망원경은 그랑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나 다른 거대 망원경과 비슷하게 여러개의 작은 거울을 결합해 큰 거울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단일 주경의 크기로는 이들이 가장 큰 경우지만 간섭계 방식으로 더 큰 구경의 망원경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VLT(Very Large Telescope)입니다. VLT 는 지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망원경으로 지구에서 남쪽 하늘을 바라보면서 관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상 망원경 1대로는 아무리 커도 모든 하늘을 다 커버할 순 없는 법이죠.
 2. 우주에서 가장 큰 망원경
 현재 우주에서 가장 주경의 크기가 큰 광학 망원경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허블 우주 망원경을 생각할 것입니다. 사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발사 후 19년간 1위 자리를 지킨 망원경이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유럽 우주국은 3.5m 주경의 적외선 망원경을 쏘아 올리는데, 바로 허셜 우주 망원경(Herschel Space Observatory) 입니다.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친숙하진 못하지만 2.4m 주경의 허블 우주 망원경 보다 더 큰 대형 우주 망원경이죠.

(클린 룸에서 조립 중인 허셜 우주 망원경.
 3. 미래에 등장할 가장 거대한 망원경
 이 부분은 이전에도 설명한 바 있지만 바로 유럽 남방 천문대의 E-ELT(European Extremely Large Telescope)가 될 예정입니다. 당초보다 크기가 약간 줄기는 했지만 39.3m 의 초대형 망원경으로 빛을 모으는 공간의 면적만 978㎡에 달할 예정입니다. 2014년 공사가 시작되어 2024년 완공되는 이 망원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망원경이라는 위치를 한동안 지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E-ELT의 상상도.

 
 한편 미국에서는 하와이에 다시 30m 급 주경을 지닌 TMT(Thirty Meter Telescope)​를 건설 중에 있어 각각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대형 망원경들이 하늘을 관측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계획된 것 가운데 1, 2위 망원경은 E-ELT와 TMT가 각각 차지하고 있고, 3위인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역시 공사가 진행 중인데 여기에는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우주 망원경 역시 앞으로는 순위가 변동이 있을 텐데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2018년 발사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죠. 주경의 지름이 6.5 미터인 이 우주 망원경은 지상의 거대 망원경들 처럼 작은 거울들을 접어서 발사한 후 펼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현재 제작되었거나 앞으로 제작 예정인 광학 망원경들. 참고로 100미터급 거대 망원경인 OLT 는 취소 되었음. Comparison of the largest optical telescopes in the world. Credit: Wikimedia Commons )
​ 이미 건설되었거나 발사된 망원경들도 매우 거대하지만 앞으로는 더 거대한 망원경이 건설되어 인류의 인식의 한계를 더 넓혀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원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