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를 찾으려는 노력은 금세기 과학의 성배 찾기와도 같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영화에서 보던 E.T. 같은 친구들이 아닌 박테리아에 불과할지라도 과학은 물론 인류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대발견이 될 것은 자명합니다.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장소는 바로 화성입니다. 지구에서 가까운 천체라는 것 이외에도 수십억년 전 표면에 물이 흘렀고 바다가 있었던 흔적이 있기 때문이죠. 과거 지구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인 ALH- 84001은 박테리아 같은 구조물이 있다는 주장 때문에 언론에서까지 큰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무생물적으로도 생길 수가 있어서 현재는 화성 생명체의 확실한 증거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화성이 가장 가능성 높은 천체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최근 노라 노프케(Nora Noffke, a geobiologist at Old Dominion University in Virginia)가 저널 Astrobiology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어쩌면 큐리오시티 로버가 발견한 화성 암석이 고대 화성 생명의 흔적일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발표는 매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게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꽤 흥미를 끄는 것도 사실이죠.
(화성 생명체의 흔적? A rock bed at the Gillespie Lake outcrop on Mars displays potential signs of ancient microbial sedimentary structures. Credit: NASA)
문제의 암석은 길레스피 호수(Gillespie Lake)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아마도 37 억년전에 이 장소는 호수가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큐리오시티가 탐사한 옐로나이프 베이(Yellowknife Bay)의 일부였던 이 지역은 주기적으로 홍수와 범람이 일어나던 지역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명체가 탄생하기에는 꽤 적당한 지역이죠.
지구에서도 아마 35 억년 전쯤 이런 비슷한 지형에서 초기 박테리아들이 그 흔적을 남긴 바 있습니다. 얕은 바닷가나 호수가를 보면 박테리아의 군집이 카펫처럼 깔린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층을 이루면 마치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은 독특한 테이블 모양의 암석을 남기게 됩니다. 이를 MISS(microbially induced sedimentary structure) 라고 부릅니다.
노프케는 작년에 호주에서 34.9억년 정도 된 MISS를 찾아내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의 흔적 중 하나를 찾아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형태의 화석의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에 눈에 비친 이 화석 암석은 영락없는 MISS 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화성 암석 표면에 나타난 MISS와 유사한 구조들 Overlay of sketch on photograph from above to assist in the identification of the structures on the rock bed surface. Image credit: Noffke (2105). Credit: ASTROBIOLOGY, published by Mary Ann Liebert, Inc. )
(지구와 화성의 MISS 구조 암석 표면 비교 Potential MISS erosional remnant on Mars (top); edge of a microbial mat–overgrown erosional remnant on Portsmouth Island, USA (middle); erosional remnant of a modern MISS on Mellum Island, Germany (bottom). Credit: Mars: NASA; Earth: Nora Noffke )
(Comparison of cracks in Gillespie Lake outcrop on Mars and in a modern microbial mat in Bahar Alouane, Tunisia. Credit: Mars image: NASA; Earth image: Nora Noffke)
(Knob-shaped structures on Mars compared to similar structures caused by erosion of microbial mats at Carbla Point, Western Australia. Credit: Mars Image: NASA; Earth Image: Nora Noffke)
하지만 노프케 본인을 비롯해 나사의 크리스 맥케이(Chris McKay, a planetary scientist at NASA's Ames Research Center) 같은 과학자들은 이것만으로 생명의 흔적이라는 증거가 될 순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서는 결국 여기서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가져와서 현미경적으로 분석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생명 현상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큐리오시티에 있는 장비로는 이런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내로 화성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도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앞으로 화성 탐사를 할 때 매우 흥미로운 목표를 제시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언젠가 화성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야 할 때, 이 암석은 꽤 중요도가 높은 목표가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과연 이것이 진짜 고대 화성 생명의 흔적일까요. 아니면 겉보기만 비슷해 보이는 퇴적 지형에 불과할까요. 아마도 미래에 이를 검증하게 되는 날 확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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