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6월, 2021의 게시물 표시

델타 변이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 효과는?

  ( Amino acid mutations of SARS-CoV-2 Delta variant plotted on a genome map of SARS-CoV-2 with a focus on Spike.  Stanford HIVDB Team, PhiLiP -  https://covdb.stanford.edu/page/mutation-viewer/ )  백신 접종이 늘어나고 북반구에선 계절적인 유행기가 지나면서 소강 상태로 들어간 듯 했던 코로나 19 대유행이 델타 변이 ( lineage B.1.617.2 )와 델타 플러스 변이 확산으로 인해 다시 긴장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전 세계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자 비율이 별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력이 훨씬 강한 변이가 유행하면서 2021년 연말에 다시 대유행이 절정에 달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유행 지역에서 코로나 19 신규 감염을 주도하는 것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젊은 층이지만,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에서도 돌파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존 백신의 효과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델타 변이가 코로나 19의 우세종이 된 영국에서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AZ) 백신 등 주요 백신 예방 효과에 대한 초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공중 보건국 ( Public Health England, PHE )의 제이미 로페즈 버날 ( Jamie Lopez Bernal )이 이끄는 연구팀은 PHE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델타 변이의 백신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이지/AZ 백신 1회 접종 시 베타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는 33.5%  (95%CI: 20.6 - 44.3) 수준으로 알파 변이(B.1.1.7)의  51.1% (95%CI: 47.3 - 54.7) 보다 낮았습니다. 2회 접종 후 2주 이후 예방 효과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델타 변이 87.9% (95%CI: 78.2 - 93.2), 알파 변이 93.4% (95%CI:

물 속에 잠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포유류의 숨 참기 비결

  ( Credit: Robert A. MacArthur/Kevin L. Campbell )  물 속에서 잠수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수생 포유류는 땃쥐과에 속하는 갯첨서 ( water shrew )입니다. 몸길이 10cm로 땃쥐 가운데는 비교적 큰 편이지만, 그래도 잠수가 가능한 포유류 가운데서는 가장 작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크기는 사실 산소 소모가 많은 포유류에게는 불리합니다. 해양 포유류 가운데 상당수가 거대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몸 크기에 비해 산소 소모가 많고 대사가 활발한 소형 포유류가 잠수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가는 일입니다. (잠수 영상은 아래 참조)  ( For Water Shrews, More Than 3 Hours Between Meals Could be Fatal )  리버풀 대학의 마이클 베렌브링크 박사 ( Dr. Michael Berenbrink )가 이끄는 연구팀은 땃쥐과를 포함한 더 큰 소형 포유류 그룹인  진무맹장류 (Eulipotyphla) 포유류 71종의 DNA를 분석해 갯첨서의 진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이 조사한 것은 근육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 (myoglobin)의 진화 과정입니다.   그 결과 근육속에 산소를 더 많이 저장해주는 유전자 변이 3개가 갯첨서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으며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두더쥐에서도 독립적인 유전자 변이 2개가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진화는 모두 공진화로 볼 수 있으며 산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난 조상 하나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속이든 땅속이든 결국 숨쉬기 곤란한 상황에서 생활하는 소형 포유류들은 비슷한 해결책을 진화시켰을 것입니다. 이들은 개체수가 많고 세대가 짧아 빠른 진화가 가능합니다.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작은 포유류가 크기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잠수 능력을 진화시켰다는 시실이 신기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6-scient

최대 16TB 용량을 지원하는 외장 NVMe SSD - Rocket XTRM-Q

  ( The Rocket XTRM-Q 16-TB external SSD is reported capable of up to 2,800 MB/s data transfer speeds in RAID 0 mode. Credit Sabrent )  사브렌트 (Sabret)라는 회사에서 NVMe SSD와 썬더볼트 3 기반의 고속 외장 SSD인  Rocket XTRM-Q  선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팔리는 M.2 2280 규격 SSD 두 개를 탑재할 수 있는 외장 SSD인데, 제품 특성상 대용량 데이터를 매우 빠른 속도로 주고 받을 수 없다면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썬더볼트 3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썬더볼트 3도 최신 NVMe SSD의 속도를 뒷받침 할 순 없기 때문에 최대 입출력 속도는 2800MB/s에 불과합니다.  ( Sabrent Rocket XTRM-Q 16TB External SSD Showcase )  외장 SSD 자체는 작지만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한 실리콘 케이스를 더하면  11.4 x 6.5 x 1.7 cm로 일반적인 2.5인치 외장 HDD 같은 묵직함이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일반 소비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제품인데, 16TB SSD 본체 가격이 2,899.99달러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외장 SSD를 구매하는 사람은 그래픽 작업을 하는 전문가 등 대용량 데이터를 항시 다뤄야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3000달러에 육박하는 외장 SSD라도 전문 작업용이라면 그 안에 들어있는 데이터의 가치는 3000달러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구매할 일이 없는 물건이지만, SSD 기술 발전을 생각하면 10년 후에는 이보다 더 좋은 외장 SSD가 100달러 수준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 그 때에는 더 엄청난 용량과 속도를 지닌 전문가용 외장 SSD가 존재하겠죠.   참고  https://newatlas.com/computers/sabrent-rocket-xtrm-q-16tb-external-ssd/

인텔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사파이어 래피즈는 HBM 메모리도 사용 가능

  (출처: 인텔)  인텔이 10nm 공정을 적용한 차기 제온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즈 ( Sapphire Rapids )가 DDR5 메모리 이외에 HBM 메모리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HBM 메모리 특징상 CPU와 붙어서 패키징 되는데, 그렇다고 DDR5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Sapphire Rapids Xeon Scalable with High-Bandwidth Memory (SPR-HBM)는 DDR5 역시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8채널 DDR4 - 3200은 204.8GB/s의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HBM2 메모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1TB/s를 넘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빠른 대역폭 확보가 가능하지만, 대신 가격이 비싸고 용량에 제한이 있습니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x86 서버 프로세서로는 처음으로 HBM 메모리를 지원하면 이 두 가지 메모리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섞어서 사용해 더 다양한 제품 수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버 크기를 줄여 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경우 DDR5 메모리 소켓을 제외하고 HBM2E 메모리만 탑재해서 상당히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표준 크기의 서버에서는 DDR5 대신 옵테인 메모리를 장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HBM + DDR5 + 옵테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역시 가능합니다.   사실 SPR-HBM은 일반적인 서버 환경보다 비싸더라도 고성능 연산 능력이 필요한 슈퍼컴퓨터 등 HPC 시장을 타겟으로 한 제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텔의 첫 엑사스케일 컴퓨터인 오로라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 경우 빠른 속도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HBM + DDR5 + 옵테인 메모리를 모두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버에서도 HBM 메모리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사파이어 래피즈의 등장이 주목되지만 한 가지 우려할 부분도 있습니다. HBM 메모리는 적지 않은 전력 소모와 발열을 자랑하므로 냉각과 에너지 효율성 면에서는 불리해지

적색육, 가공육이 대장암을 유발하는 기전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포유 동물의 고기를 적색육 (red meat)라고 합니다. 닭고기, 오리 고기 같은 조류의 고기, 그리고 생선이나 기타 해산물과는 다르게 취급하는 이유는 식재료로도 다르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적당한 섭취는 당연히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과도한 적색육 섭취는 심혈관 질환 및 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연관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햄이나 소세지 같은 가공육입니다.   적색육과 가공육이 암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Neu5Gc(N-acetylneuraminic acid 같은 원인 물질도 지목되긴 했지만, 사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상태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124675977  다나-파버 암 연구소의 종양학자인 마리오스 기안나키스 (Dana-Farber Cancer Institute oncologist Marios Giannakis)가 이끄는 연구팀은 28만명의 건강 정보를 담고 있는 코호트 데이터에서 대장암이 생긴 900명의 환자의 유전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이 유전정보는 종양 조직의 전장액솜 분석 (whole-exome sequencing, WES) 결과로 단백질을 코딩하는 엑손의 부분만 분석한 것입니다.   전장액솜분석: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141438&cid=60266&categoryId=60266  그 결과 연구팀은 악성변화를 일이키는 유전적 변이인 알킬화 표지 (alkylating signature)가 적색육 및 가공육 섭취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항문쪽에서 가까운 직장, S자 결장의 암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주로 발견되는 변이는  KRAS p.G12D, KRAS p.G13D, PIK3CA p.E5454K로 낮은 생존율과도 연관이 있었습니다.   적색육이나 가공육이

드래곤 맨 호모 롱기, 진짜 신종 호미닌일까?

  ( A reconstruction of Dragon Man in his habitat. Credit: Chuang Zhao ) ( Comparisons among Peking Man, Maba, Jinniushan, Dali and Harbin crania (from left to right). Credit: Kai Geng )  중국 하얼빈에서 새로운 고대 호미닌(hominin)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두개골 화석은 1933년 어떤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우물에 숨긴 후 85년이 지나 임종을 앞두고서야 그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뭔가 상당히 수상한 이야기지만, 이 화석을 분석한 허베이 지질대학( Hebei GEO University )의 과학자들은 이 두개골이 진짜 화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화석의 연대는 최소 14.6만년 전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호미닌 화석 가운데 가장 크고 잘 보존된 두개골입니다. 그리고 아직 호모 사피엔스가 동아시아에 진출하기 전 살았던 별개의 종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헤이룽장성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용을 의미는 호모 롱기 (Homo longi)라는 학명이 붙었습니다. 당연히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별명은 드래곤 맨입니다.   드래곤 맨은 대략 50세 정도의 남성으로 현생 인류보다 7% 정도 큰 뇌와 넓은 입, 그리고 큰 이빨을 지녔습니다. 크기 이외에 두개골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두꺼워진 눈 위쪽 뼈로 안구가 약간 사각형 형태인 것이 특징입니다. 현생 인류와의 형태학적 비교를 통해 연구팀은 드래곤 맨이 지금까지 현생 인류의 가장 가까운 근연종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보다 더 가까운 근연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좀 더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비슷하게 생긴 화석은 근연종인지 아니면 그냥 하나의 종에서 있을 수 있는 차이인지 분간이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결국 더 많은 골격 표본과 더불어 DNA 정보

5000만 년 전 좀비 개미를 만든 곰팡이 감염

  ( In a piece of 50-million-year old amber, researchers have discovered a novel species of parasitic fungus that preys on ants. Credit: Oregon State University ) ( One of the main differences with the novel fungus species is that the stalks grow from the ant's rectum instead of its head. Credit: Oregon State University )  개미에 기생하는 곰팡이 가운데는 개미의 뇌를 조종해서 좀비처럼 만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만 영화 속 좀비처럼 다른 개미를 쫓아다니면서 공격하는 대신 더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곰팡이에 감염된 개미는 식물의 높은 곳으로 올라간 후 잎을 물고 매달린 채로 죽게 됩니다. 개미의 몸에서 증식한 곰팡이는 개미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포자를 뿌리며 다음 희생자를 찾게 됩니다. 힘들게 쫓아다니는 것보다 훨씬 은밀하고 더 효과적인 자연의 좀비 곰팡이인 셈입니다.   오레곤 주립 대학의 조지 포이너 (George Poinar J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5000만 년 전 호박 속에서 좀비 곰팡이의 가장 오래된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희생자는 흔한 왕개미 (carpenter ant)로 Ophiocordyceps unilateralis라는 학명이 붙었습니다. 반면 곰팡이는 흔하지 않은 기생 곰팡이로 Allocordyceps baltica라고 명명됐는데, 새로운 속의 곰팡이로 생각됩니다.   개미는 현재도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지만, 곰팡이는 현대의 좀비 곰팡이와는 다르게 머리가 아닌 항문 쪽에 오렌지 색 컵 모양의 거대한 자실체 (ascoma, 포자를 만드는 영양체)를 형성했습니다. 머리에 감염되어 개미를 조종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독특한 부분입니다.   물론 이 좀비 개미는 결국 뜻을 이루지

지하에서 수소를 탄소 중립 천연 가스로 바꾼다? - Underground Sun Conversion tech

  ( An Underground Sun Conversion pilot plant injects hydrogen and CO2 into an underground deposit. Credit: Karin Lohberger / RAG Austria ) ( A diagram outlining the Underground Sun Conversion process. Credit: RAG Austria )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가장 큰 문제는 불규칙한 에너지 공급입니다. 특히 태양광은 밤에는 발전이 불가능하고 계절과 날씨에 따른 변덕도 심해서 24시간 365일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전력 수요를 모두 뒷받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RAG 오스트리아 ( RAG Austria)가 유럽 연합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지하 태양 전환 (Underground Sun Conversion) 기술은 이름만 들으면 뭐하는 기술인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이용한 친환경 천연 가스 제조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단계는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가 남아돌 때 이를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지만, 문제는 수소를 장기 저장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액화 수소는 초저온 환경에서 보존해야 할 뿐 아니라 액화, 저장, 수송 등 여러 단계에서 천연 가스보다 훨씬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따라서 생산된 수소는 그 형태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천연 가스를 채취하고 지금은 빈 공간이 된 다공성 사암 지대에 저장합니다. 대략 지하 1000m 정도 깊이에 있으며 과거 오랜 세월 천연 가스를 저장한 곳이기 때문에 새어나올 우려는 적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 일이 발생합니다. 제조사에 의하면 이곳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고세균이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대사해서 메탄 가스와 물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소를 이용해서 메탄을 생

SARS-CoV-2 바이러스는 ACE2 수용체가 없어도 인체 세포에 감염된다?

  ( Colorized scanning electron micrograph of a cell (blue) heavily infected with SARS-CoV-2 virus particles (red), isolated from a patient sample. Image captured at the NIAID Integrated Research Facility (IRF) in Fort Detrick, Maryland. Credit: NIAID )  SARS-CoV-2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투하는 경로는 호흡기 세포 표면에 있는 ACE2라는 수용체입니다. 이 수용체가 있는 경우 어떤 인간 세포에도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폐 이외에 다른 조직에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은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 (spike protein)을 차단하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의대의 연구팀은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다른 가능성에도 주목했습니다. 바로 SARS-CoV-2에 ACE2 수용체 이외의 다른 침투 경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10개의 폐, 그리고 두경부 (head and neck) 세포 주 (cell line)를 대상으로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처음으로 ACE2 수용체가 없는 대조군을 통해 ACE2 수용체가 바이러스 감염에 반드시 필요한지를 다시 검증한 것입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ACE2 수용체가 없는 폐암 세포에 SARS-CoV-2 가 침투해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ACE2 수용체 이외의 우회로가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경우입니다. 이는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나 이미 나와 있는 백신을 우회하는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우회로가 어떤 것인지를 입증하지는 못했습니다. SARS-CoV-2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 없이도 사람 세포에 침투했다면 구체적으로

윈도우 11 설치 불가 PC로 뜨는 경우 해결책 - 신뢰 플랫폼 모듈(Trusted Platform Module) 활성화

   윈도우 11 발표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1 설치가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기능을  PC 상태 앱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체크해보면 의외로 잘 안됩니다. 저 역시 라이젠 7 2700X를 사용하고 있고 메모리도 32GB, 1TB SSD + 대용량 하드디스크, GTX 1070 등 갖출 건 다 있어서 설치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의외로 설치 불가로 나옵니다.   PC 상태 체크 앱은 아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https://www.microsoft.com/ko-kr/windows/windows-11#pchealthcheck  검색해 보니 이런 이유가 발생하는 원인은 신뢰 플랫폼 모듈(Trusted Platform Module) 2.0 이라는 윈도우 11 설치 요구 조건 때문입니다. TPM 2.0은 하드웨어 보안 기술로 최신 메인보드에는 대부분 탑재되어 있으나 바이오스 화면에서 off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확인을 위해서는 윈도우 작업 표시줄 검색창에 tpm.msc 입력하면 됩니다.   역시 TPM 기능이 없으니 바이오스에서 확인하라고 나옵니다. 이제 직접 확인해 봅니다. AMD에선 fTPM, 인텔에서는 PTT 기능이라고 하네요.   fTPM 기능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메인보드 제조사마다 다르겠지만, ASUS는 Advanced 세팅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활성화시키면 경고 문구가 뜹니다. 이 기능은 윈도우 파일 암호화 기술인 비트로커나 혹은 헬로 윈도 같은 보안 목적으로 키를 메인보드 바이오스 롬 칩에 저장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하드웨어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TPM 기능을 사용할 수 없으며 만약 이 기능이 없는 구형 메인보드라면 별도의 TPM 칩을 구매해야 합니다.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스 롬 칩이 교환되거나 혹은 메인보드가 바뀌는 경우 비트로커로 암호화된 파일을 못열거나 아예 윈도우 진입이 안된다는 경고 메세지가 뜬 것입니다. 그렇다면 윈도우 11 사용자의 경우 메인보드

태양계 이야기 903 - 금성에는 얼음 조각 같은 판 구조가 있다?

  ( A 1,100 km-wide, false-color radar view of Lavinia Planitia, one of the lowland regions on Venus where the lithosphere has fragmented into blocks (purple) delineated by belts of tectonic structures (yellow). Credit: NC State University, based upon original NASA/JPL imagery. )  금성은 태양계에서 크기와 밀도, 구성 성분이 가장 닮은 행성입니다. 하지만 표면 환경은 너무나 다릅니다. 금성 표면은 섭씨 464도의 고온이고 기압은 지구의 90배가 넘습니다. 태양에서 가까운 거리 뿐 아니라 금성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극단적 온실 효과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다른 것은 표면 환경과 대기만은 아닙니다. 금성 지각은 지구와 같은 복잡한 판 구조를 없고 대신 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해 내부의 에너지를 외부로 분출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판 구조가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의 폴 번 교수( Paul Byrne, associate professor of planetary science at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사 마젤란 탐사선이 수집한 레이더 지형 정보를 토대로 금성의 저지대에 지구의 판 구조와 흡사한 형태의 지질 구조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성의 두꺼운 구름 때문에 궤도 탐사선으로는 직접 표면을 관측할 순 없습니다. 따라서 합성 개구 레이더 (SAR)를 사용해서 표면을 관측합니다. 과학자들은 금성 표면에서 여러 개의 대형 화산과 용암 분출에 의한 지형들을 확인했습니다. 금성의 황산 구름과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인 대기를 감안하면 판 운동보다 대규모 화산활동이 일어나면서 현재의 금성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이유 - 냄새를 스테레오로 맡기 위해

  ( Tongue tips deliver odor molecules to the vomeronasal organ. Credit: Kurt Schwenk, CC BY-ND )  혀를 낼름거리는 뱀의 행동은 냄새를 잘 맡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생물학자인 쿠르트 쉬벤크( Kurt Schwenk )는 여기에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을 붙여 The conservations에 글을 기고했습니다. 그에 다르면 혀를 날름거리는 행동은 단순히 냄새를 더 잘 맡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기 중의 입자를 스테레오로 감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육상 척추동물은 비강 내 후각 신경 이외에도 야콥슨 기관 ( vomeronasal organ (VNO), Jacobson's organ )이라는 코안과 연결된 별도의 후각 신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뱀이나 도마뱀에서는 잘 발달되어 있고 사실 영장류를 제외한 다른 포유류에서도 볼 수 있지만,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에서는 태아기에만 볼 수 있는 퇴화된 후각 기관입니다. 야콥슨 기관은 일반 물질은 물론 페로몬처럼 특수 물질의 냄새를 맡는 기능을 합니다.   뱀의 야콥슨 기관은 매우 발달되어 있는데 비해 호흡기는 그다지 크지 않은 편입니다. 따라서 혀를 밖으로 내보내 공기 중 분자를 포획한 후 야콥슨 기관에 가져가는 것입니다. 민감한 후각 세포와 더불어 야콥슨 기관으로 각기 조금 다른 위치에서 다른 기관으로 냄새를 맡기 때문에 뱀은 스테레오로 냄새를 맡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먹이가 되는 쥐 같은 동물의 페로몬을 이 야콥슨 기관으로 감지하고 나머지 냄새를 코로 감지하는 것입니다.  ( Snake's Secret Weapon | World's Deadliest )  참고로 호흡기가 잘 발달되어 있고 호흡량 자체가 많은 포유류의 경우 코로 냄새를 맡으면서 입을 벌리면 얼마든지 두 후각 기관을 사용해서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고양이과 동물 (호랑이나 고양이)들입니다. 혀를 날름 거리면서 냄새를 맡는 느낌이

태양계 이야기 902 - 공전 주기 60만 년인 소행성 2014 UN271

  (A diagram of the orbit path of 2014 UN271, which will make its closest pass in 2031. Credit: JPL Solar System Dynamics)  소행성 2014 UN271은 이름처럼 2014-2018년 사이 진행된 암흑 에너지 서베이 (Dark Energy Survey) 데이터에서 발견된 소행성으로 지름 100-370km 사이의 비교적 큰 소행성입니다.   암흑 에너지 서베이 :  https://blog.naver.com/jjy0501/100167479456  여기까지는 그래도 드물지 않은 소행성처럼 보이지만, 진짜 독특한 부분은 공전 주기가 612,190년 정도라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매우 긴 타원 궤도를 도는 천체라는 의미입니다. 2014 UN271는 발견 당시 혜왕성 궤도와 비슷한 태양에서 29AU 거리에서 발견되었으나 현재는 22AU 거리까지 태양에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태양에 가까워져 2031년에는 태양에서 10.9AU 지점에 도달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이 위치는 토성 궤도 바로 밖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단지 이심률이 매우 큰 소행성인지 아니면 오르트 구름에서 유래한 혜성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 가까운 위치에 도달하면 역대 가장 긴 주기를 지닌 거대 혜성인지 아니면 별나게 긴 이심률을 지닌 소행성인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혜성이라고 해도 표면 물질이 증발해서 거대한 꼬리를 만들기에는 너무 먼 토성 궤도 밖을 지나가기 때문에 밤하늘에서 거대 혜성을 볼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면 오르트 구름에 있던 얼음 천체가 어떤 이유 (아마도 다른 오르트 구름 천체의 중력 간섭)로 인해 태양계 안쪽으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관측 기회이지만, 10년 내로 토성 궤도 밖까지 탐사선을 보내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아쉽게도 직접 탐사선을 보내지는 못할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