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초식 공룡인 용각류(Sauropoda)에는 목과 꼬리가 아주 긴 공룡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디플로도쿠스나 아파토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이 그렇죠. 하지만 이들 공룡이 아무리 목이 길다고 해도 몸길의 1/3 정도입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몸길이의 반이 목이 희안한 용각류 공룡이 발견되었는데 중국어로 치장(Qijang)에서 발견된 용이라는 뜻의 치장롱(Qijianglong, Dragon of Qijang)이라고 명명된 공룡입니다. 이 공룡은 아시아에서 번성했던 용각류인 메멘치사우루스(mamenchisaurid)과에 속합니다.
(치장롱의 복원도. This shows what the newly discovered long-necked dinosaur may have looked like. Credit: Xing Lida )
(복원된 치장롱의 골격. The reconstructed skeleton of the newly-discovered dinosaur in the gallery of Qijiang Museum, China. Credit: None needed )
치장롱은 2006년 건설 현장에서 우연히 그 골격 일부가 발견되었으며, 이후 앨버타 대학(University of Alberta)의 고생물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었습니다. 보통 체격이 큰 공룡은 뼈의 일부만 발견되어 고생물학자들은 근연종과 비교해서 퍼즐 짜맞추기를 해야 하지만, 다행히 이 공룡의 골격은 목은 물론 머리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어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공룡은 쥐라기인 1억 6000만년전 살았는데 몸길이는 15미터 정도로 다른 대형 용각류에 비해서 더 크지는 않지만 몸길이 대비 목의 길이가 정상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치장롱 몸길이의 절반이 목 길이인데 사실 꼬리 길이를 빼고 생각하면 목 길이가 몸통 길이보다 몇 배 더 긴 셈이죠. 이 정도면 목이 길어 슬픈 정도가 아니라 목을 가누기 힘들어 슬픈 짐승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역사에서 아무 이유 없이 큰 비용을 감수하고 진화가 이뤄지진 않습니다. 이 목이 긴 공룡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더구나 연구팀에 의하면 목을 가누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의 리더인 앨버타 대학의 테츄토 미야시타(Tetsuto Miyashita)에 의하면 이 공룡의 목은 매우 길기는 하지만 목을 가눌수 있는 몇가지 비결이 존재합니다. 일단 이 공룡의 목뼈는 조류처럼 내부가 공기로 채워져있어 매우 가볍고 튼튼합니다. 여기에 목뼈가 수평보다는 수직으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관절이 결합되어 있어 목이 좀 뻣뻣하긴 하지만 수직 방향으로 목을 드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건설용 크레인 같은 목을 지녔다는 것이 미야시타의 설명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목은 기린처럼 높이 있는 나뭇잎을 따먹는데 유리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긴 목을 지녀서 생기는 여러 가지 불리함을 넘어서는 생존의 이점을 제공했을 것입니다. 이 공룡은 긴 목을 지닌 용갈류 가운데서 가장 극단적으로 진화된 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생리적/물리적 한계가 허용하는 수준까지 목이 길어진 사례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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