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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6691억원을 들여 개발할 KF-X



 지난 2014년 12월 11일 정부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검토결과를 토대로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개발사업 예산을 8조6691억으로 확정하고 방사청을 통해 12월 19일 입찰 공고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F-4 및 F-5 전투기 같은 공군내 노후 전투기 도태에 따른 전력 공백을 자체 개발한 신형 전투기로 충당하려는 사업입니다. 전력화는 2020년 중반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2030년대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F-15K 및 F-35A와 협력하여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개발 사업비 8조 6691억원 전부를 정부에서 부담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우리 나라 정부 예산 사정상 그런 큰 돈을 개발 부분에 투입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인도네시아가 사업비의 20%를 투자하고 국내외 사업 참여업체가 같이 20%를 투자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정부 투자 부분은 60%인 5.2 조원 정도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부담하기로 한 부분은 그렇다치지만 나머지 부분을 부담할 업체에서 부담해야 하므로 이 부분이 한가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입찰에 참여의사를 보인 회사는 두 곳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그들인데 지난 12월 23일 방사청이 개최한 사업 설명회에는 두 회사는 물론 협력 업체까지 총 17개 업체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비록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지만 (사업비의 20%라면 1조 7338억원)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볼 때 총 120기 기본 양산에 9조 6000억원이 투입되어 사업 규모는 적어도 18조원 이상입니다. 여기에 공군이 이 전투기를 유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운영유지비는 별도이므로 생각보다 아주 큰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구미가 당길만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항공 산업 특징을 생각하면 더 그렇겠죠. (물론 기본적으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정부 발주 사업이므로 기본 매출은 나오는 매우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점도 매력입니다) 


 현재 상태를 고려할 때 아마도 국내 업체 두 곳이 사업비 20%를 거의 다 부담하고 해외 협력 파트너는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KF-X 사업은 사실 전투기의 모든 것을 국산으로 새로 개발하는 사업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해외 파트너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현대 전투기에 들어가는 모든 핵심 부품들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크고 (예를 들어 핵심 부품 1-2 개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체 사업일정을 말아먹을 수 있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죠. 


 아직 형상도 100% 확정된 것은 아닌 이 전투기는 개발 이전부터 하네 마네 부터를 시작해서 온갖 이야기가 나왔던 전투기라 여기에서 또 한 가지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엔진 이야기는 한번 하고 넘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거 KFX 엔진은 쌍발이나 단발이냐를 놓고 치열한 격론이 오갔던 적이 있습니다. 이 소모적인 논쟁은 결국 쌍발엔진으로 결론이 났는데 (개인적으로는 예산 문제 때문에 단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 바 있어서 약간 놀란 부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엔진은 자체 개발이 아니라 해외 직구가 될 예정입니다. 단 기술이전을 받아 우리 역시 엔진 기술을 보유한다는 계획입니다. 


 제트 엔진 기술은 그 회사의 핵심 기술이라 뭔가 당근을 제시하지 않고는 이전받기 힘든데 KF-X에 탑재되면 앞으로 수십년간 한국 공군에 계속 납품이 가능해지므로 적지 않은 수입이 보장되는 '당근'이 존재합니다. 보통 전투기 제트 엔진은 2000 - 2500 시간 정도가 수명이므로 전투기 운용 기간 중에 '120 X 2 X 알파' 만큼의 소요 수량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꽤 좋은 당근이죠. 


 이미 GE 는 자사의 F-414 엔진에 대해서 홍보한 바 있는데 이 엔진은 22,000 파운드급 엔진으로 F-18에 쌍발로 탑재되어 있는 엔진입니다. GE는 자사가 한국의 T-50 골든 이글/FA-50 (F-404 엔진)를 비롯, 스웨덴의 그리핀 등 타국에 자국산 전투기 개발에 참여한 경력이 풍부하므로 유리하다는 입장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GE가 제시하는 반대 급부는 50% 이상 부품 국산화로 국방 일보에 따르면 고압터빈(HPT), 고압컴프레서(HPC), 연소기 (combustor), 후기연소기(Augmentor) 등의 국산화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맞서겠다고 나선 엔진은 유로제트의 EJ-200 엔진으로 2만 파운드급 엔진입니다. 이 엔진은 유로파이터 타이푼에 쌍발로 달려 있는데,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100% 기술 이전에 대해서도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당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최종 결론은 가격, 신뢰성, 기술 이전, 성능 등 모든 부분을 감안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 회사들 이외의 파트너도 참여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일단 입찰을 받는 입장에서는 참여 업체가 많을 수록 협상이 유리해지니 말이죠. 


 향후 일정은 2015년 3-4월 사이 우선 협상 대상업체와 협상을 완료하고 전반기 중에 드디어 체계 개발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과연 일이 잘 풀릴 수 있을 지, 개발 비용 상승이나 지연 등의 문제에 부딪치진 않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일단 2002년부터 시작된 오랜 논란을 끝내고 개발에 들어가는 만큼 사업이 아주 잘 풀리기를 소망해 봅니다. 앞으로 우리 영공을 지킬 전투기니 말이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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