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부에서 움직일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은 과거 SF 영화의 소설의 소재였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몸속에서 작동 가능한 마이크로 로봇을 보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것 역시 가능해질 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긍적적인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요셉 왕 교수 및 리앙 장(Professors Joseph Wang and Liangfang Zhang)은 위산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마이크로 모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로봇을 움직이는 모터는 5 미크론의 작은 크기로 독특하게도 위산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고안되었습니다.
(마이크로 로봇의 전자 주사 현미경 사진 Scanning electron microscopy image of the micromotors. Credit: Jacobs School of Engineering/UC San Diego )
이 마이크로 모터의 작동원리는 독특합니다. 위산이 모터에 있는 아연 성분과 반응하면 여기서 수소가 형성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2H+ 가 아연으로부터 전자를 받아 H2 가 되어 기체가 되는 것이죠.
Zn(s) + 2H+(aq) -> Zn2+(aq) + H2(g)
이렇게 생성된 수소는 한쪽 방향으로 배출됩니다. 즉, 가스 추진 방식으로 추진력을 얻는 방식입니다. 혹시나 너무 많은 양의 수소 기체가 발생하면 폭발의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생성되는 가스의 양은 극미량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음식이나 혹은 종합 영양제/비타민제를 통해서 섭취하는 수준의 아연으로 폭발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없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마이크로 모터가 과연 어떤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위점막 안을 돌아다니는 마이크로 로봇에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런 로봇을 만들기까지는 앞으로 넘어야할 기술적인 난관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제목과는 조금 다르게 약간 다른 용도에서 먼저 응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예시로 든 것은 바로 약물 투여입니다. 연구팀은 실험용을 위해서 이 마이크로 모터에 금 나노입자(gold nanoparticle)을 코팅해서 쥐에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이 마이크로 모터는 위산에서 녹아 없어질 때까지 특별한 부작용 없이 금 나노입자를 위 내부에 투여했습니다.
조직을 얻어서 검사한 결과 경구용 알약이 위 조직 1g 당 53.6 ng의 금을 전달한 반면, 마이크로 모터를 사용한 실험군은 1g 당 168 ng의 금이 투여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물론 마이크로 로봇(?)이 위를 누비고 다니면서 실험용 약물을 투여했기 때문이죠. 마이크로 로봇은 위산에 의해 녹는 알약보다 훨씬 흡수가 빠르고 적은 용량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효과적인 약물 투여 방법으로 이런 마이크로 로봇이 더 유용한지는 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살아있는 동물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마이크로 모터를 개발했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소식인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미래에 이 마이크로 모터의 더 다양한 응용 방법을 개발하기 희망하고 있는데, 물론 당장에는 어렵겠지만 언젠가 미래에 정말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해서 위암이나 위궤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받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언젠가 좀 더 미래에 말이죠.
참고
Journal Reference:
- Wei Gao, Renfeng Dong, Soracha Thamphiwatana, Jinxing Li, Weiwei Gao, Liangfang Zhang, Joseph Wang. Artificial Micromotors in the Mouse’s Stomach: A Step towardin VivoUse of Synthetic Motors. ACS Nano, 2015; 9 (1): 117 DOI: 10.1021/nn50709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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