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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을 땐 쉬어가세요 - 건기에 굴을 파고 숨은 트라이아스기 양서류

  ( Fossil skull of the newly described amphibian. Credit: David Lovelace ) ​ ( Cal So and Adam Fitch using a rock saw to excavate fossil burrows. Credit: Hannah Miller ) ​ ​ 여름이나 겨울, 혹은 건기에 상황이 나빠지면 많은 동물들이 겨울잠이나 여름잠으로 위기를 극복합니다. 이와 같은 생존 전략은 아마도 수억 년 전부터 진화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증거는 잘 남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기를 알아내기는 어렵습니다. 위스콘신 대학의 데이빗 러브레이스 박사 (David Lovelace of the University of Wisconsin Geology Museum)와 칼 소 박사 (Cal So)는 2014년 와이오밍주에서 마치 프링글리스 캔 같은 흔적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 길이 30cm의 흔적 화석은 어떤 생물이 굴을 판 흔적처럼 생겼는데, 처음에 그 안에서 작고 뾰족한 이빨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악어의 흔적으로 생각했습니다. ​ 하지만 고해상도 CT 스캔 결과 이 그 안에서 원시 양서류의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연구팀은 다시 그 장소로 가서 비슷한 화석을 조사했습니다. 이번에는 지역 학교의 7학년 (중1 정도 12-13세) 학생들과 함께였습니다. ​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친 결과 연구팀은 여기에서 80개나 되는 흔적 화석과 여러 개체의 양서류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연대 측정상 이 화석들은 트라이아스기 초기인 2억 3천만 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주변 지층을 분석한 결과 이곳은 당시 말라버린 강 바닥이었습니다. 현재도 지구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당시에도 심한 건기가 오면 작은 강은 말라버렸다가 비가 오면 다시 강물이 흘렀던 것으로 보입니다. ​ 현재도 물속에 살고 있던 양서류와 어류 중 일부는 굴을 파고 들어가 다음 우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같은 생존 전략을 사용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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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공하지 못한 올드보이의 귀한 - 인텔 팻 겔싱어 CEO 사임

  (출처: 인텔) ​ ​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결국 4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2021년 취임 당시 인텔은 경쟁자에 비해 EUV 리소그래피 공정 진입이 계속 늦어지면서 주도권을 빼앗기고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2001-2009년 사이 인텔 최고 기술 책임자 (CTO)를 역임했고 과거 프로세서 개발에 참여했던 팻 겔싱어의 귀환은 자연스럽게 기대를 받았습니다. 결국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엔지니어 출신 CEO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 팻 겔싱어는 CEO로 취임하자마자 공격적인 경영 계획을 세웠습니다. TSMC에 대항하기 위해 단순히 미세 공정을 따라잡는 것만이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하는 것을 포함하는 IDM 2.0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인텔이 결국 자체 팹을 포기하고 AMD처럼 팹리스 업체로 갈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하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서 수백억 달러를 투입해 여러 개의 팹이 건설됐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285780207 ​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특히 4년 간 5개의 미세 공정 (인텔 7, 인텔 4, 인텔 3, 20A, 18A)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당시에는 괜찮은 아이디어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지나친 비용을 투자하고 개발 인력을 분산시켜 성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결국 인텔은 20A를 취소하고 18A에 마지막 남은 희망을 걸기로 했습니다. 대신 20A로 양산 예정이었던 애로 레이크와 루나 레이크는 TSMC에 모두 외주를 줘서 인텔 역사상 처음으로 주력 프로세서를 외부에서 생산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3573134853 ​ 더 나쁜 일은 이렇게 해서 TSMC 인사이드로 탄생한 인텔 프로세서들이 미세 공정을 크게 개선했음에도 성능은 별로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급하게 TSMC 3nm로 변경한 것이...

우주 이야기 1462 -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본 솜브레로 은하

  ( This image compares the view of the famous Sombrero Galaxy in mid-infrared light (top) and visible light (bottom).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s MIRI (Mid-Infrared Instrument) reveals the smooth inner disk of the galaxy, while the Hubble Space Telescope’s visible light image shows the large and extended glow of the central bulge of stars. Credit: European Space Agency ) ​ ​ 지구에서 3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솜브레로 은하 (Sombrero galaxy, Messier 104 (M104))는 독특한 외형과 구조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은하입니다. 겉보기에는 우리 은하보다 좀 더 큰 크기의 나선 은하이지만, 중심부인 벌지가 매우 커서 마치 타원 은하가 고리를 지닌 것처럼 보이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 나사와 유럽 우주국의 과학자들은 솜브레로 은하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이 은하를 상세히 관측했습니다. 본래 솜브레로 은하 이미지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허블 우주 망원경이 가시광선 영역에서 찍은 사진인데,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중적외선 장치 (MIRI)가 찍은 모습은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Transition video: Hubble and Webb’s views of the Sombrero Galaxy This video features two views of the Sombrero Galaxy, also known as Messier 104 (M104). The Sombrero galaxy is around 30 million light-years from Earth in the cons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