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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모 없이 움직이는 세균의 비밀

  ( Bacteria can effectively travel even without their propeller-like flagella — by "swashing" across moist surfaces using chemical currents, or by gliding along a built-in molecular conveyor belt. Credit: Jason Drees/ASU ) ​ ​ 세균은 다리나 꼬리는 없지만, 세포막이 길게 돌출된 채찍 모양의 구조물인 편모 (flagella)를 이용해 움직입니다. 생물계에서 유일하게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생체 모터로 아주 빠르게 회전하며 세균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킵니다. 세균의 이동성은 사실 병원성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병원성 세균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편모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방식을 연구해왔으나 놀랍게도 이 상태에서 세균이 움직이는 기관 없이 이동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연구팀은 두 연구를 통해 이 사실을 조사했습니다. 첫 번째 연구는 흔한 세균인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의 이동 모드인 스와싱 (swashing)입니다. 연구팀은 이 세균들이 편모를 사용할 수 없게 차단한 상태에서도 움직이는 것을 관찰하고 그 기전을 조사했습니다. ​ 조사 결과 세균이 움직이는 부분 없이도 이동이 가능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세균의 주요 영양분인 포도당이나 다른 당류를 대사하고 그 부산물로 아세테이트 (acetate)나 포메이트 (formate) 같은 산성 물질을 생산하면 이 물질들이 외부에서 물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때 생기는 흐름이 박테리아를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점막처럼 당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세균이 편모로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에서 이 방법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동하면서 생물막을 건설하고 새로운 서식지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세균이 이동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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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 쥐? 이스터 섬 산림 파괴의 숨은 범인

  ( Rapa Nui palm seed endocarp chewed by a rat. Credit: Sebastian Englert Museum in Hunt and Lipo 2025 ) ​ 거대 석상인 모아이로 유명한 이스터 섬 (Easter Island) 혹은 원주민 언어로 라파 누이 (Rapa Nui) 섬은 한때 울창한 야자수 숲이 있던 섬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도착한 후 산림이 파괴되었고 농업 생산량도 감소한 것이 거대한 석상을 건설했던 원시 문명의 붕괴 이유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이런 주장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인 문명의 붕괴 (Collapse)를 통해 널리 소개되었습니다. ​ 하지만 그 이후 과학자들은 이스터 섬의 숲이 붕괴되고 인구가 감소한 이유가 사람들이 나무를 많이 베어낸 탓이 아닐 가능성을 찾아냈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테리 헌트 박사와 버밍햄 대학의 칼 리포 박사 (Dr. Terry Hunt from the University of Arizona and Dr. Carl Lipo from the University of Birmingham)는 인간 자체보다 인간이 데려온 쥐에 주목했습니다. ​ 연구팀은 폴리네시안 쥐 (Polynesian rats (Rattus exulans))가 다른 포식자나 천적이 없는 이스터 섬에 상륙할 경우 얼마나 빨리 증식할 수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한쌍의 폴리네시안 쥐가 1120만 마리로 불어나는데 불과 47년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물론 이 쥐들이 야자나무를 갉아 먹지는 않지만, 이스터 섬에서 자생하는 라파 누이 야자나무 (Rapa Nui palm trees (Paschalococos disperta))의 열매는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이 나무는 매우 작은 숫의 열매를 맺는데 그 안에는 떠내려간 새로운 땅에서 번식할 때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열매 껍데기기 단단하긴 해도 쥐가 갉아먹지 못할 정도로 단단하지는 못합니다. (사진) ​ 결국 1500만...

소비자용 CPU인 고곤과 메두사를 발표한 AMD

  (출처: AMD) ​ ​ AMD가 차기 소비자용 노트북 CPU에 대해서 약간의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스트릭스/크랙칸 (Strix/Krackan)의 후계자의 이름은 고곤 (Gorgon)으로 정해졌는데, Zen 5 아키텍처와 RDNA 3.5, XDNA 2 NPU를 사용하는 리프레쉬 버전으로 생각됩니다. 2026년에 등장할 인텔의 팬서 레이크의 전성비가 상당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4nm보다 더 미세 공정을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 같으나 제조 공정 및 구체적인 스펙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 아마도 Zen 6 코어와 2nm 공정은 서버 프로세서인 베니스 (6세대 에픽)에 집중될 예정으로 아쉽게도 2026년에는 Zen 6 기반 소비자용 제품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로드맵으로 보입니다. 데스크탑 프로세서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는데, 인텔도 내놓을 물건이 애로우 레이크 리프레쉬 정도로 AMD 입장에서는 굳이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싼 Zen 6 기반 제품을 내년에 내놓을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3D V 캐시를 한 개 대신 두 개 탑재한 3D2 버전이 나올 것이라는 루머가 있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 소비자용 Zen 6 프로세서는 2027년 등장할 메두사 (Medusa)가 최초가 될 예정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때쯤 되면 2nm 웨이퍼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질 것으로 보고 로드맵을 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메두사에 대한 스펙 역시 제대로 공개된 것이 없는데, 한 가지 강조한 부분은 AI 연산 능력이 대폭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피닉스나 호크 같은 초기 제품과 비교해 10배 정도 AI 성능이 높아진다고 하는데, CPU나 GPU 성능은 점점 더 높이기 힘들어지는 만큼 NPU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 아무튼 소비자용 CPU 시장은 2026년에는 재미없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여기에 최근 AI 데이터 센터 붐으로 인해 메모리와 SSD 가격...

우주 이야기 1562 - 적색거성은 상당수의 가스 행성을 흡수한다.

  ( Host stars of the 130 planet candidates detected using our planet search and vetting pipeline. The 117 host stars within our sub-giant sub-population are plotted as the blue squares, and the 13 host stars within our early red giant sub-population are plotted as the green diamonds. The filled-in symbols highlight host stars of confirmed planets (according to the NASA exoplanet archive), and the open symbols highlight those stars that host planet candidates that are yet to be confirmed. Our full stellar sample is plotted as the black points and the orange line shows the EEP = 465 boundary we use to separate the two sub-populations (see Section 2.2). Credit: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5). DOI: 10.1093/mnras/staf1771 ) ​ ​ 사람과 달리 별은 나이가 들면 태우는 핵연료가 많아지면서 더 밝아집니다. 다만 크기도 같이 커지기 때문에 표면 온도는 반대로 내려갑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이런 현상이 극단적으로 진행되어 붉은 거인인 적색거성으로 진화합니다. 이때는 부피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가까운 행성들을 집어 삼키게 됩니다. 태양도 50억년 후에는 수성과 금성을 집어 삼킬 정도로 커질 것입니다. ​ 과학자들은 별이 부풀어 오르면서 행성을 집어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