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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 - 판매는 중단, 하지만 포기는 아니다.


(구글 글래스 : Photo of Google Glass by Dan Leveille)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일까요? 아니면 시대가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구글이 야심차게 개발했던 구글 글래스 (Google Glass)가 사용화 버전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15년 1월 15일) 그리고 29일 실적 발표에서 그 이유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구글의 연구 프로젝트 팀인 구글 X 에서 개발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기기에 대해서는 조금만 웨어러블 및 스마트 기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다 아실만한 스마트 안경이라고 할 수 있죠. 

 TI의 OMAP 4430 SoC 1.2Ghz 듀얼 코어를 사용하고 2GB 램 (초기 버전은 1GB)과 16GB 스토리지(실제 사용 공간은 12GB), 500만 화소 카메라, 640X360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이 기기는 사양 자체는 당연히 스마트폰 대비 높지 않지만 일상 생활에 밀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컨셉 영상)    

 초기 구글 글래스 테스트에서는 사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다양한 응용 앱의 개발 소식도 들렸습니다. 하지만 1500 달러라는 비싼 가격과 더불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글래스 금지 레스토랑까지 생기는 등 시작도 제대로 해보기 전에 보급에 큰 차질이 벌어졌습니다. 또 짧은 배터리 시간과 본래 약속했던 것에 못 미치는 퍼포먼스 문제, 부족한 응용 앱 등으로 인해 이를 사용한 초기 유저들의 반응도 엊갈리게 되면서 구글 글래스의 상용화 프로젝트는 결국 막을 내려야 했습니다. 

 구글은 글래스의 생산을 종료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구글 랩을 졸업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프로토타입 구글 글래스는 종료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재편되어 별도의 프로젝트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글래스의 후속작이 어떤 것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 차기 버전이 등장할 가능성은 열어 놨습니다. 

 구글의 패트릭 피체트 CFO는 프로젝트가 기대한 것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취소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계속 다시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어쩌면 구글 글래스는 초기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 처럼 기술적인 제반 조건이나 환경이 아직 성숙되지 않아서 실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구글이나 혹은 다른 경쟁자가 언젠가 스마트 안경을 더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보급하는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PC는 물론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 폰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들은 초기에는 극소수 유저들이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고 비싼 가격을 정당화 할만한 성능을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이 비싼 장난감들을 생활 필수품의 영역으로 옮겨놨죠. 

 웨어러블 기기의 미래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글 글래스가 남긴 숙제는 나중에 등장할 혁신적인 제품들이 풀어야할 몫이 될 것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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