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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31일 일요일

호주에서 발견된 긴 목을 지닌 초식 수각류



(An artist's impression of the new elaphrosaur, discovered in Victoria, Australia. Credit: Ruairidh Duncan)

(The elaphrosaur vertebra, discovered in Victoria, Australia. Credit: Stephen Poropat/Museums Victoria)


 호주에서 1억 1천만년 전 살았던 매우 독특한 수각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수각류는 공룡 가운데 가장 성공한 육식 공룡 무리로 우리에게 친숙한 티라노사우루스와 랩터 (벨로키랍토르) 같은 강력한 육식 공룡 무리를 포함합니다. 하지만 수각류 가운데도 초식 공룡으로 외도를 한 그룹이 있습니다. 


 엘라프로사우루스 (elaphrosaur)는 탄자니아와 중국에서 발견된 수각류 공룡으로 1억 4500 - 1억 6000만년 전 지구를 활보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새끼 엘라프로사우루스와 성체를 비교해 이들이 크면서 식성이 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갖 태어난 새끼는 다른 수각류 육식 공룡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성체는 이빨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케라톱스류 공룡에서 보는 것 같은 부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체의 경우 적어도 잡식이거나 아니면 초식 공룡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엘라프로사우루스 화석은 호주 빅토리아의 에릭 더 레드 웨스트 (Eric the Red West, near Cape Otway in Victoria, Australia)에서 발굴되어 에릭 (Eric the Elaphrosaur)이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불행히 발견된 것은 5cm 짜리 척추뼈 하나이지만, 백악기 중기까지 엘라프로사우루스가 호주에 살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줘 고생물학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사실 이 화석은 2015년에 발견되어 처음에는 익룡의 긴 척추뼈 가운데 하나로 생각되었으나 이를 조사한 고생물학자 아델 펜틀란드(Adele Pentland)는 속이 비어 있고 가벼운 익룡의 뼈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확인했습니다. 오랜 시간 조사를 통해 연구팀은 이 화석이 목이 긴 매우 독특한 수각류인 엘라프로사우루스의 것이며 전체 몸길이는 2m에 불과한 작은 공룡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충분한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신종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은 인근 지층에서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슴이나 노루같은 형태로 복원된 엘라프로사우루스는 수각류가 얼마나 다양하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이런 다양성에서 조류로 진화한 수각류 공룡도 나왔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공룡의 다양성에 대해서 점점 많은 사실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참고 





갑옷을 두른 고대 판피류도 플랑크톤을 걸러 먹었다


(Fossils used in the study, as they were found in Morocco. Credit: C. Klug)


(Artist impression of Titanichthys. Credit: Mark Witton (used with permission))


 고생대 중반기까지 바다에는 현재는 볼 수 없는 갑옷 물고기가 번영을 누렸습니다. 처음 등장한 갑주어 (무악류)와 이후 등장한 유악류인 판피류 (Placoderm)는 단단한 갑옷 같은 외피를 이용해 당시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이겨냈습니다. 고생대의 네 번째 시기인 데본기에는 둔클레오스테우스 (Dunkleosteus) 같은 거대한 판피류가 등장해 바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둔클레오스테우스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와 제 책인 포식자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시 판피류가 모두 둔클레오스테우스와 비슷한 생존 전략을 지녔던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3억 8천만년 전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대형 판피류인 티타니치티스 (Titanichthys)가 여과 섭식 혹은 부우물 섭식 (suspension-feeding)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날카롭고 거대한 턱을 지닌 둔클레오스테우스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티타니치티스는 매우 재미있는 판피류입니다. 단단한 갑옷을 입은 건 다른 판피류와 비슷하지만, 날카로운 턱 대신 길고 부드러운 턱을 지녀 당시 번성하던 다른 판피류나 딱딱한 외피를 지닌 해양 생물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대형 상어와 견줄 만한 큰 덩치를 생각하면 부유물 섭식자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과학자들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과 취리히 대학의 연구팀은 모로코에서 발견한 티타니치티스의 턱 화석을 이용해서 이 턱이 얼마나 압력을 견딜 수 있는지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티타니치티스의 턱은 다른 물고기를 잡기에는 힘이 너무 약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발버둥치는 단단한 갑옷을 입은 물고기보다 훨씬 부드럽고 씹을 필요가 없는 먹이를 먹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티타니치티스가 현재의 돌묵상어 (basking shark)와 크기나 섭식 형태에서 비슷한 판피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돌묵상어는 고래상어 다음으로 큰 상어로 거대한 입을 벌리고 물을 여과해 플랑크톤을 걸러 먹습니다. 마치 바다의 거대한 필터처럼 생겼는데, 실제로도 시간당 500톤의 물을 걸러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티타니치티스가 돌묵상어처럼 입을 크게 벌릴 수 있는진 확실치 않지만, 비슷한 섭식 방법을 채택했을 가능성은 적지 않습니다. 





(동영상) 


 티타니치티스의 존재는 당시 판피류가 다양하게 진화했고 번영을 누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Was the Devonian Placoderm Titanichthys a Suspension-Feeder? Royal Society Open Science, 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os.200272




2020년 5월 30일 토요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손씻기 횟수는 ?




(올바른 손위생 법과 손위생이 필요한 5가지 순간. WHO/NHS)


 수많은 감염성 질병이 우리의 손을 통해서 전파됩니다. 손으로 온갖 사물을 다 만진 다음 입과 코에 접촉하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손씻기는 의료인이든 일반인이든 개인 위생의 첫 번째 수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인 경우 하루에 얼마나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가라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사라 빌 박사 (Sarah Beale (UCL Institute of Health Informatics), Ph.D.)는 2006-2009년 영국에서 진행된 England-wide Flu Watch study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율과 손씻기 횟수의 연관성을 조사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코에서 얻은 검체로 RT-PCR을 통해 확인했으며 참가자는 1633명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손씻기 횟수에 대해서 낮음 (하루 0-5회), 중간 (하루 6-10회), 자주 (하루 11회 이상)의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응답했습니다. 그 결과 하루 6-10회 손씻기를 하는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36%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aIRR) =0.64, p=0.04)) 하루 11회 이상 손씻기를 하는 경우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17% 낮아졌으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는 실패했습니다. ((aIRR =0.83, p=0.42)) 따라서 하루에 6-10회 보다 손을 더 자주 씻는다고 해서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도가 낮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코로나 19가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와 크게 다르지 않게 감염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충분한 손씻기의 중요성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손씻기 횟수는 손위생의 일부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30초 이상 비누를 이용해서 충분히 손씻기를 하는 것과 아닌 것은 손위생 수준이 똑같을 수 없습니다. 얼굴과 코를 만지기 전, 외출한 후 집어 들어와서, 식사를 하기 전 등 중요한 순간에 손씻기를 했는지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의료인처럼 감염 환자와 자주 마주치는 사람의 경우 전체 횟수의 중요성 보다는 감염 가능성 있는 사람과 접촉시, 다른 장소로 이동시 등 모든 경우에 손위생을 해야 합니다. 정확한 손위생 방법도 중요합니다. 한 번 더 강조를 위해 포스터를 올려봅니다. 


 참고 




Sarah Beale et al. Hand Hygiene Practices and the Risk of Human Coronavirus Infections in a UK Community Cohort, Wellcome Open Research (2020). DOI: 10.12688/wellcomeopenres.15796.1




우주 이야기 1034 - 초기 은하에서 발견된 거대한 회전 디스크


(Artist impression of the Wolfe Disk, a massive rotating disk galaxy in the early, dusty universe. The galaxy was initially discovered when ALMA examined the light from a more distant quasar (top left). Credit: NRAO/AUI/NSF, S. Dagnello)

(ALMA radio image of the Wolfe Disk, seen when the universe was only ten percent of its current age. Credit: ALMA (ESO/NAOJ/NRAO), M. Neeleman; NRAO/AUI/NSF, S. Dagnello)

(The Wolfe Disk as seen with ALMA (right - in red), VLA (left - in green) and the Hubble Space Telescope (both images - blue). In radio light, ALMA looked at the galaxy’s movements and mass of atomic gas and dust and the VLA measured the amount of molecular mass. In UV-light, Hubble observed massive stars. The VLA image is made in a lower spatial resolution than the ALMA image, and therefore looks larger and more pixelated. Credit: ALMA (ESO/NAOJ/NRAO), M. Neeleman; NRAO/AUI/NSF, S. Dagnello; NASA/ESA Hubble)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가 초기 우주에서 예상치 않았던 거대한 은하 디스크를 확인했습니다. 빅뱅 직후 우주에는 별이나 은하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우주의 팽창과 더불어 온도가 떨어지면서 수소와 헬륨이 형성되고 중력에 의해 가스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최초의 별과 은하의 씨앗에 해당되는 덩어리들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초기 은하를 이뤘으며 충돌과 합체를 통해 몸집을 키워 현재와 같은 성숙한 은하로 성장했습니다. 우리가 은하계의 이미지로 흔히 떠올리는 나선 은하는 우주의 진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후 등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관측 결과들은 지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초기 은하 가운데도 생각보다 큰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천문학 연구소의 마르켈 닐레만 (Marcel Neeleman of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Astronomy in Heidelberg, Germany.)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에 더해서 우주 나이의 10%에 해당하는 우주 초기에 디스크를 지닌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천문학자 아서 M. 울페 (Arthur M. Wolfe)의 이름을 따서 울페 디스크 Wolfe Disk라고 명명된 이 원시적인 은하 디스크는 놀랍게도 우리 은하와 비슷한 시속 272km의 속도로 회전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나이가 15억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시기에 벌써 이런 형태의 회전 디스크가 생성되었다는 것은 현재의 은하 생성 및 진화 이론에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작은 은하들의 충돌 합체를 통해 나선 은하가 진화하는 현재의 은하 진화 모델에서는 대략 빅뱅 직후 60억년 이후에 이런 은하들이 등장하게 되지만, DLA0817g라고 명명된 이 은하는 그보다 45억년 전에 이미 크고 빠르게 회전하는 디스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아직 차갑지만, 막대한 양의 가스와 먼지를 지닌 울페 디스크는 우리 은하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새로운 별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ALMA 이외에도 Karl G. Jansky Very Large Array (VLA) 및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이 은하를 관측했습니다. 


 빠른 시기에 성숙한 은하가 등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지만, 은하의 진화를 연구해온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질문 거리를 던져줬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해당 분야의 대학원생들과 포닥들이 풀어야할 숙제가 더 많아진 셈입니다. 


 참고 


 A cold, massive, rotating disk galaxy 1.5 billion years after the Big Bang, Nature (2020). DOI: 10.1038/s41586-020-2276-y , 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276-y

바다 곤충에게 배우는 방수 기술


(A sea skater, pictured here on the sands of Oahu, HawaiiCory Campora/C.C. 2.0)


 굳이 번역하자면 바다 소금쟁이라고 할 수 있는 할로베이테스 (Halobates, Sea Skater)는 유일하게 100% 바다 위에서만 사는 곤충입니다. 곤충은 지구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바다에는 이미 다양한 갑가류를 비롯해서 오랬동안 바다에서 사는 절지동물과 작은 무척추동물이 많아 곤충이 쉽게 파고들 수 없는 무대입니다. 고래 같은 사지류가 쉽게 바다로 다시 돌아가는 것과는 반대입니다. 아무튼 바다 소금쟁이들은 평생을 바다 위에서 살아가는 데, 파도에 의해 잠겨도 쉽게 물 위로 떠오를 뿐 아니라 표면에 물기가 쉽게 사라집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킹압둘 공대 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KAUST)의 연구팀은 40여종의 바다 소금쟁이 중 대양에 사는 Halobates germanus와 해안가에 사는 H. hayanus 두 종을 대상으로 이들의 방수 능력의 비결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바다 소금쟁이는 두 가지 방법으로 물의 접촉을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는 몸 표면에 있는 작은 털로, 마치 골프 클럽처럼 끝이 동그랗게 되어 있어 몸과 털 사이 공기 방울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물이 몸에 젖지 않고 방수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몸에서 분비되는 왁스 성분이 물과 접촉을 막아 바다 위에서도 물에 젖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메카니즘이 방수 소재나 물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코팅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그러고보니 바다로 진출한 곤충이 별로 없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를 지닌 생물이 많아도 포유류, 파충류는 바달 진출했는데 말이죠. 뭔가 우리가 모를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G. A. Mahadik et al. Superhydrophobicity and size reduction enabled Halobates (Insecta: Heteroptera, Gerridae) to colonize the open ocean, Scientific Reports (2020). DOI: 10.1038/s41598-020-64563-7

2020년 5월 29일 금요일

44.2 Tb/s의 전송속도를 기록한 광자 칩


(One of the micro-comb photonic chips, which allowed internet speeds of up to 44.2 Tb/s. Credit: Monash University)


 호주의 모나쉬, 스윔번, RMIT 대학(Monash, Swinburne, and RMIT universities)의 공동 연구팀이 광섬유와 새로운 광자 칩 (photonic chip) 기술을 이용해 76.6 km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로 44.2Tb/s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기술을 시연했습니다. 이 광자 칩은 4THz의 대역폭을 지닌 한 개의 광원을 이용한 것으로 이런 종류의 데이터 전송 속도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실험 단계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케이블이 아니라 통상적인 광섬유를 통해 달성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용화의 가능성도 높다고 하겠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한국에서도 1Gb/s의 속도로가 제대로 나오는 기가 인터넷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만약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이론적으로 한 개의 광섬유로 4만 배 이상의 대역폭 확대가 가능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보다 느리긴 하겠지만, 기간 통신망 속도를 크게 끌어올려 전체적인 체감 속도를 빠르게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데이터 센터 및 연구 기관을 연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정부 연구 기간 연결 초고속 인터넷인 ESnet의 경우 400Gb/s의 속도입니다. 현재 개발 중인 Tb 급 광통신 기술이 보급되면 1Tb/s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가정용 초고속 인터넷이 발전하면 4K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보급은 물론 8K처럼 현재는 다소 버거운 고용량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대중화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과거 56K 모뎀으로도 (실제 속도는 20kpbs 이하일 때도 많았음) 인터넷 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인 것 같습니다. 


 참고 



우주 이야기 1033 - 은하 중심 거대 질량 블랙홀에서 발견된 반짝거림


(Hot spots circling around the black hole could produce the quasi-periodic millimeter emission detected with ALMA. Credit: Keio University)

(The variation of millimeter emission from Sgr A* detected with ALMA. The different color dots show the flux at different frequencies (blue: 234.0 GHz, green: 219.5 GHz, red: 217.5 GHz). Variations with about a 30-minute period are seen in the diagram. Credit: Y. Iwata et al./Keio University)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가 우리 은하계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인 Sagittarius (Sgr) A*의 강착 원반 (accretion disk)에서 발생한 반짝거림을 확인했습니다. 태양 질량의 400만배에 달하는 Sgr A* 자체는 아무것도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지만, 그 주변에는 강력한 중력에 이끌려 온 물질들이 원반 형태로 모인 강착 원반이 있습니다. 강착 원반은 매우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데, 가장 안쪽의 물질은 상대성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빠르게 움직입니다. 


 일본 케이오 대학의 이와타 요헤이 (Yuhei Iwata)를 비롯한 연구팀은 ALMA를 이용해 Sgr A* 주변을 하루 70분씩 10일간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강착 원반의 가장 안쪽에서 30분, 1시간 간격의 밝기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강착 원반 안쪽은 블랙홀에서 대략 0.2 AU 혹은 3000만km 떨어져 있는데, 블랙홀의 크기를 생각하면 바로 붙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 정도면 태양 - 수성 거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힙니다.


 강착 원반은 흔히 균일한 원반 형태로 묘사되지만, 과학자들은 불균일한 핫 스팟 (hot spot)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핫 스팟은 관측자 방향으로 엄청난 속도로 가까워지면서 본래 밝기보다 훨씬 밝게 보입니다. 이런 상대론적 효과는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강해지는데, 강착 원반 안쪽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강착 원반의 구조와 움직임은 블랙홀의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블랙홀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주변의 가스가 많아 직접 관측이 어려운 목표이기도 합니다. ALMA의 밀리미터 파장 관측 능력은 두꺼운 가스와 먼지를 뚫고 관측하기에 적합해서 블랙홀 주변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밀리미터/서브 밀리미터 파장의 전파 천문학이 발전함에 따라 베일에 쌓인 블랙홀 주변 역시 점점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Yuhei Iwata et al, Time Variations in the Flux Density of Sgr A* at 230 GHz Detected with ALMA,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0). DOI: 10.3847/2041-8213/ab800d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석탄 발전을 뛰어넘는다?


(출처: 위키피디아)


 과거 미국에서 가장 흔한 발전 연료는 석탄이었습니다. 미국은 세계적인 석탄 매장량을 자랑하는 국가로 자체 소비량은 물론 수출도 얼마든지 가능한 막대한 자원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내 발전량의 50-60%를 석탄 화력 발전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에 들어와서 대기 오염 및 온실가스 문제로 인해 석탄 화력 발전은 사양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결국 석탄 화력 발전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이후에는 가스 화력 발전에 1위 자리를 내주었으며 이제는 재생에너지 (수력, 풍력, 태양 에너지, 바이오, 지열 등)에도 2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 (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 (IEEFA))에 따르면 올해 3월 25일부터 5월 10일간 총 47일 동안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석탄 화력 발전소의 발전량을 능가했습니다. 이 수치는 작년에 재생에너지가 석탄 발전을 능가했던 날짜인 38일을 이미 훨씬 뛰어넘은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풍력 및 태양 에너지 발전 (태양광 + 태양열) 설치량은 급격히 증가한 반면 석탄 발전소는 대부분 40년 된 노후화된 발전소들로 가동률까지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스의 경우 셰일 가스가 대량으로 나오면서 가격이 저렴해져 석탄 발전소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태양 및 풍력 발전소는 기술이 발전 덕분에 발전 단가까지 저렴해진 것은 물론 오염 물질 배출이 없는 만큼 우선 구매 대상이므로 재생에너지 생산이 많은 시기에는 당연히 석탄 발전소 가동율이 더 낮아집니다. 본래 이 시기가 전력 비수기로 석탄 발전소들이 정비에 들어가는 시기인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IEEFA에 따르면 2020년 4월 태양, 수력, 풍력 발전의 발전량은 개인이 설치한 태양광 패널을 빼고도 58.7TWh로 석탄 발전소의 40.6 TWh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22.2% 대 15.3%로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석탄 발전이 미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낮아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선진국에서는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스웨덴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마지막 석탄 화력 발전소가 문을 닫았고 영국 역시 석탄 발전소를 퇴출시키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석탄 발전소 역시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는 신기술을 적용해 시대 변화에 적응하려 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생산 단가가 저렴해지면서 미래 경쟁력이 있을지 다소 의문시 되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참고 





2020년 5월 28일 목요일

Mali-G78 및 G68 GPU를 공개한 ARM










(출처: ARM)


 ARM이 새로운 CPU 코어와 함께 하에인드 GPU로 새로 공개했습니다. Mali-G78은 발할 (Valhall) 아키텍처 기반인 G7x 시리즈의 최신 GPU로 25% 성능 향상과 10% 배터리 성능 개선, 15% 머신 러닝 성능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최소 7개에서 최대24개의 코어를 사용할 수 있어 쉽게 성능을 확장할 수 있으며 비동기화 탑 레벨 (Asynchronous Top Level)을 통해 작동 클럭과 전압을 조절해 성능과 저전력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6개 이하 코어를 지닌 모델은 G68이라는 별도의 서브 프리미엄 GPU로 선보였는데, 실리콘 면적을 줄여 전체 다이 사이즈를 작게 만드는데 초점을 둔 모델입니다. 최신 발할 아키텍처 기반 GPU이면서도 크기를 줄여 가격을 낮춘 모델로 생각됩니다. 


 ARM의 말리 GPU는 계속해서 꾸준히 성능을 높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시장에서 반응이 좋지는 않습니다. 애플 A 시리즈에 밀리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퀄컴의 Adreno에 비해서도 열세이기 때문입니다. 말리도 좋아지긴 하는데, 다른 경쟁자들은 더 좋아져서 성능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장 큰 고객인 삼성마저도 AMD와 협업해 라데온 그래픽으로 갈아타는 등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키텍처 개선 정도가 아니라 갈아엎는 수준의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과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참고 




2억 3천만년 전 가장 오래된 도룡뇽의 화석 발견


(Fossilized skeleton of Triassurus sixtelae with interpretive drawing. Credit: Rainer R. Schoch.)


 사지동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그룹이지만, 양서류의 진화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생 양서류의 주요 그룹인 도룡뇽이 어떻게 등장했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습니다. 독일 내 여러 기관 ( Staatliches Museum für Naturkunde in Stuttgart, Naturhistorisches Museum Schloss Bertholdsburg and Urweltmuseum GEOSKOP/Burg Lichtenberg)의 연구팀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트라이아스기 지층인 마디젠 지층 (Madygen Formation)에서 5cm 정도 크기의 작은 양서류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화석은 트라이아스가 도룡뇽 화석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도룡뇽 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보다 무려 9천만년이나 더 오래된 2억 3천만년 전의 것입니다. 이름은 트리아수루스 식스텔레 (Triassurus sixtelae)로 정해졌습니다. 트리아수루스는 작고 매우 원시적인 도룡뇽이지만, 의외로 현생 도룡뇽 가운데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생 도룡뇽과 비슷하게 트리아수루스는 주로 얕은 민물에서 살았으며 물과 육지 모두에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양서류의 큰 그룹인 템노스폰딜리 (temnospondyli)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고대 양서류의 큰 그룹인 템노스폰딜리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와 제 책인 포식자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습니다. 





 연구팀은 트리아수루스가 발견된 장소로 미뤄볼 때 도룡뇽의 기원은 유라시아 대륙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기 도룡뇽은 적어도 트라이아스기에 출현한 후 다양한 진화를 거쳐 전세계로 퍼져나갔을 것이며 일부는 육교를 건너 다른 대륙을 건넌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그 과정은 상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하나씩 퍼즐을 맞춰나간다면 그 과정을 이해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참고 


Rainer R. Schoch et al. A Triassic stem-salamander from Kyrgyzstan and the origin of salamand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0). DOI: 10.1073/pnas.2001424117

페름기 직후 등장한 원시 어룡은 조개류를 먹었다?


(A reconstruction of what Cartorhynchus may have looked like in life. Credit: Stefano Broccoli)

(The only known fossil specimen of Cartorhynchus, a small early ichthyosaur with a short snout and seal-like appendages. Credit: Ryosuke Motani)

(CT scans of the Cartorhynchus fossil showed pebble-shaped teeth hidden from view. The teeth in its upper jaw are highlighted here in purple. Credit: Ryosuke Motani et al.)


 지금으로부터 2억 5200만년 전 페름기 말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멸종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등장한 생태계는 그전과 너무 달랐기 때문에 이 시기를 고생대와 중생대를 나누는 기준점으로 사용합니다. 중생대 첫 시기인 트라이아스기 초기에는 여러 가지 실험적인 동물들이 등장했는데, 해양 파충류가 그 중 하나입니다. 파충류의 조상은 고생대에는 바다로 들어가지 않았으나 중생대에는 본격적으로 바다에 진출해 해양 생태계의 정점에 군립했는데, 페름기 말 대멸종으로 당시 해양 생태계가 텅 비어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트라이아스기 초기에 바다에 들어가 큰 성공을 거둔 해양 파충류가 바로 어룡 (ichthyosaurs)입니다. 어룡의 진화 속도는 정말 놀라워서 트라이아스기에 이미 고래만큼 거대한 어룡이 등장하게 됩니다. 어룡과 그 근연그룹의 해양 진출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순식간인 수백만년 사이에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초기 어룡류의 바다 진출에서 물개 같은 중간 단계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발견된 카르토린쿠스(Cartorhynchus)입니다. 카르토린쿠스는 2억 4800만년 전 등장한 물개 같은 초기 해양 파충류로 제 책인 포식자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카르토린쿠스 자체는 몸길이 40cm 정도에 불과한 작은 해양 파충류로 사실 현재의 물개보다 더 작은 동물이었습니다. 이 시기 생태계가 거의 파괴되다시피 한 상태라 대부분의 동물들이 작았기 때문에 아마도 이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튼 카르토린쿠스는 물개처럼 육지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원시적인 해양 파충류로 어룡류의 곁가지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며 돌고래처럼 생긴 어룡에게 자리를 내주고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카르토린쿠스를 발견한 과학자들은 다른 어룡에서 보는 것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이 흡입이나 여과 섭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대학의 료스케 모타니 (Ryosuke Motani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가 이끄는 연구팀은 카르토린쿠스의 화석을 고해상도 CT 스캔으로 정밀 조사해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이빨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흥미롭게도 카르토린쿠스의 이빨은 뾰족한 형태가 아니라 조약돌처럼 단단하지만 둥근 형태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독특한 형태에 근거해 카르토린쿠스가 작은 조개나 단단한 껍질을 지닌 무척추동물을 이빨로 갈아 먹었다고 해석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미 이 시기에 다양한 생태학적 분화가 일어나 같은 먹이를 노리는 대신 서로 다른 먹이를 먹으면서 생태학적 지위를 나눴던 것입니다. 이는 트라이아스기 초기에 해양 파충류의 진화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흔히 진화가 매우 점진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멸종 같은 극단적인 이벤트 후에는 새로운 생물의 진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가 생태계가 안정된 이후에는 신종의 진화가 더디게 나타납니다. 어딘지 인간 세상과도 비슷한 생물의 진화입니다. 


 참고 


Scientific Reports (2020). DOI: 10.1038/s41598-020-64854-z





2020년 5월 27일 수요일

우주 이야기 1032 - 은하단 사이의 거대한 가스 다리


(X-ray Image, Labeled. Credit: NASA/CXC/SAO/V.Parekh, et al)

(Radio Image, Labeled. Credit: NASA/CXC/NCRA/GMRT)


 은하단은 우주에서 가장 큰 천체 중 하나입니다. 수천개 이상의 은하가 중력에 의해 하나로 묶여 있어 엄처난 크기와 질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은하단 역시 별과 은하처럼 계속해서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은하와 마찬가지로 종종 은하단 끼리 충돌을 일으키고 합체됩니다. 


 지구에서 12억 광년 떨어진 아벨 2384 (Abell 2384)은 이런 거대 은하단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로 최근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과 유럽 우주국의 XMM-Newton, Giant Metrewave Radio Telescope 에 의해 상세한 관측이 이뤄졌습니다. 여러 파장에서 관측된 아벨 2384의 모습은 우주에서 가장 큰 충돌 사고인 은하단 충돌의 세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은하단이 서로 충돌하더라도 은하 사이 공간이 많기 때문에 은하 끼리 충돌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은하끼리 충돌해도 별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은하 사이에 존재하는 가스는 물론 은하 내부 가스도 중력에 의해 이동하면서 거대한 가스 이동과 충격파가 관찰됩니다. 


 아벨 2384는 두 개의 은하단이 충동하면서 수백만 광년에 달하는 은하단 사이의 가스 다리(gas bridge)와 충격파가 관찰됩니다. 충돌을 통해 두 은하단이 서로 스쳐 지나가면서 중력에 의해 가스를 잡아당겨 두 은하단 사이의 가스 다리가 생긴 것입니다. 




(동영상) 


 흥미로운 부분은 아래쪽 은하단에 강력한 제트를 분출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있어 은하단 사이의 다리에 가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블랙홀이 은하 충돌의 결과로 이렇게 활동성이 커졌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은하단 전체의 밝기에 영향을 줄 정도로 수백만도에 달하는 고온 입자를 뿜어낸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가스 다리의 크기는 300만 광년에 달하고 그 질량은 태양의 6조배에 달합니다. 블랙홀에서 뿜어 나오는 고온 가스의 에너지 방출은 120만 광년까지 뻗어 있습니다. 아벨 2384 자체의 질량은 태양의 260조 배에 달합니다. 그 중력은 엄청나기 때문에 결국 두 은하단은 다시 충돌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의 밀도는 사실 매우 희박해서 실질적으로는 진공에 매우 가까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 온도가 섭씨 수백만도에 달하는 뜨거운 가스로 X선 영역에서 쉽게 관측이 가능합니다. X선 천문학은 X선을 통해 의사가 환자의 몸을 들여다보듯 천체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참고 


V Parekh et al. A rare case of FR I interaction with a hot X-ray bridge in the A2384 galaxy cluster,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19). DOI: 10.1093/mnras/stz3067




Cortex A78과 Cortex X1을 공개한 ARM










(출처: ARM)


 ARM이 새로운 고성능 CPU 코어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하이엔드 코어인 Cortex A76/77의 후계자인 Cortex-A78과 새로운 플래그쉽 코어인 Cortex-X1이 그것입니다. 모두 Arm v8.2 기반의 CPU 코어이지만, 전자가 성능, 전력 대 성능비, 다이 사이즈를 염두에 두고 밸런스를 맞추는 전통적인 ARM 디자인이라면 후자는 다이 사이즈를 높여 전력 대 성능비는 높이지 않더라도 절대 성능을 높이는 디자인을 선택한 변이형입니다. 


 ARM에 의하면 X1은 정수 연산 능력에서 A77보다 30%, A78보다 22% 뛰어나며 머신 러닝 능력에서는 두 배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능 향상의 비결은 L1/L2/L3 캐쉬 메모리를 두 배를 늘리고 디스패치 대역폭 (dispatch bandwidth)은 33% (6->8), out-of-order 윈도우 크기는 40% (160->224), FP/ASIMD은 두 배로 늘린 것입니다. 사실 파이프라인은 동일하나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면서 싱글 쓰레드 연산 능력이 향상됐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ARM이 X1의 개발에 삼성의 참여를 언급했다는 사실입니다. ARM은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팀과 합력해 Cortex X 커스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Samsung and Arm have a strong technology partnership and we are very excited to see the new direction Arm is taking with Cortex-X Custom program, enabling innovation in the Android ecosystem for next-gen user experiences.”

- Joonseok Kim, vice president of SoC design team at Samsung Electronics


 최근 삼성이 자체 개발 고성능 코어 개발을 취소했다는 이야기를 감안할 때 결국 ARM과 협력해 X1 커스텀 디자인을 채택하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X1은 제조사에 맞춘 커스텀 디자인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보다 유연한 SoC 설계가 가능합니다. 가장 가능성 높은 디자인은 초고성능 코어 1개 + 고성능 코어 3개 + 저전력 코어 4개 하는 식의 커스텀 디자인입니다. 이 경우 CPU 클러스터 크기는 15% 가량 증가하지만 최고 성능은 30% 정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X1 이 당장 출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이 코어를 사용한 AP는 내년 쯤에 볼 수 있을 것입니다. Cortex-X1은 기존의 A 시리즈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요구하는 제조사를 위한 새로운 제품군으로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경쟁 상대는 애플의 A 시리즈입니다. 애플은 일찍부터 커스텀 코어를 개발해 퀄컴, 삼성, 미디어텍에서 나오는 AP보다 싱글 쓰레드 성능이 더 우수한 AP를 만들었으며 점점 그 격차를 벌려왔습니다. X1이 이 격차를 뒤집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