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7500광년 정도 떨어진 용골자리 에타별 (Eta Carinae)은 태양의 500만배 정도에 달하는 엄청난 밝기 때문에 지구에서도 육안으로 쉽게 관측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별은 두 개의 거성이 모여 형성한 쌍성계 입니다. 하나는 태양 질량의 30배 정도이고 다른 하나는 90배 이상으로 밝기는 각각 태양의 100만배와 500만배 수준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쌍성계는 적어도 태양 질량의 10 배 이상의 가스가 모여서 만들어진 호문쿨루스 성운 (Homunculus Nebula. 라틴어로 작은 사람이란 뜻)으로 가려져 있어 정확한 질량과 밝기, 그리고 쌍성계의 움직임을 알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마도 1840년대에 폭발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호문쿨루스 성운은 별의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것과 관련이 있어보이지만 정확한 폭발 원인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대략 그 크기는 1 광년에 달합니다.
(용골자리 에타별. 사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별 자체가 아니라 쌍성계를 주변에 형성된 호문쿨루스 성운임. Eta Carinae's great eruption in the 1840s created the billowing Homunculus Nebula, imaged here by Hubble. Now about a light-year long, the expanding cloud contains enough material to make at least 10 copies of our sun. Astronomers cannot yet explain what caused this eruption.
Image Credit: NASA, ESA, and the Hubble SM4 ERO Team )
용골자리 에타별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는 거대 쌍성계로 과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연구의 대상입니다. 과거 3D 모델링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포함 다양한 관측 기기를 총 동원해서 이 별에서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을 상세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현상이란 이 두개의 별이 서로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근성점(periastron, 쌍성계에서 동반성과 주성간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점)을 지나는 것입니다. 이 때 우리 지구에서 관측하면 이 쌍성계에서 나오는 X 선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관측됩니다.
과학자들은 11년간 3차례의 근성점 관측 (이 쌍성계는 5.5년을 주기로 서로를 공전)을 통해 이 별이 서로의 질량 주위를 마치 8 자 모양으로 공전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1 분 정도 확인)
(동영상)
두개의 쌍성은 근성점에서 약 2억 2500만 km까지 접근합니다. 이 거리는 태양과 화성 사이 정도 거리입니다. 이 때 작은 동반성이 큰 주성의 항성풍을 가리게 됩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태양질량의 90 - 120배에 달하는 주성은 엄청난 양의 물질을 항성풍으로 형태로 뿜어 내고 있습니다. 그 물질의 양은 태양이 1000년간 내뿜는 태양풍의 양과 맞먹으며 속도는 시속 160만 km에 달합니다.
반면 작은 동반성은 속도는 6배 빠르지만 밀도는 100배 낮은 항성품을 내뿜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성이 내뿜는 항성풍을 가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쌍성계에서 나오는 거대한 항성풍은 서로 가열되어 수억도에 높은 온도를 가지게 되며 X 선을 방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성점에서는 지구에서 봤을 때 작은 별에서 나오는 항성품이 주성의 항성풍을 가려 X선의 양의 갑자기 감소하게 됩니다.
(근성점에서 항성풍의 상호 작용을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낸 것. In this supercomputer simulation, the stars of Eta Carinae are shown as black dots. Lighter colors indicate greater densities in the stellar winds produced by each star. At closest approach, the fast wind of the smaller star carves a tunnel in the thicker wind of the larger star.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T. Madura)
(실제 허블 우주 망원경 관측 사진. Seen in blue light emitted by doubly ionized iron atoms (4,659 angstroms), these images of Eta Carinae were captured by Hubble's STIS instrument between 2010 and 2014. Gas shells created during the binary's 2003 close approach race outward at about 1 million mph (1.6 million km/h).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T. Gull et al. )
이를 연구한 마이클 커코란(Michael Corcoran, an astrophysicist with the Universities Space Research Association headquartered in Columbia)과 그의 동료들은 X 레이 관측 결과가 매 근성점 이후 조금씩 차이가 났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두별이 매우 가까워지면서 서로 간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분명치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용골자리 에타별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정말 드문 현상입니다. 일단 이렇게 거대 별이 서로 쌍성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생성되기가 힘들 뿐 아니라 수명이 수백만년으로 매우 짧기 때문이죠. 이들 거성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고 최후를 맞이하며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진화하는 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 근성점은 2020년 2월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다음에 일어나는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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