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89 - 역사상 가장 세밀하게 분석된 용골자리 에타별 (Eta Carinae)



 지구에서 7500광년 정도 떨어진 용골자리 에타별 (Eta Carinae)은 태양의 500만배 정도에 달하는 엄청난 밝기 때문에 지구에서도 육안으로 쉽게 관측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별은 두 개의 거성이 모여 형성한 쌍성계 입니다. 하나는 태양 질량의 30배 정도이고 다른 하나는 90배 이상으로 밝기는 각각 태양의 100만배와 500만배 수준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쌍성계는 적어도 태양 질량의 10 배 이상의 가스가 모여서 만들어진 호문쿨루스 성운 (Homunculus Nebula.  라틴어로 작은 사람이란 뜻)으로 가려져 있어 정확한 질량과 밝기, 그리고 쌍성계의 움직임을 알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마도 1840년대에 폭발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호문쿨루스 성운은 별의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것과 관련이 있어보이지만 정확한 폭발 원인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대략 그 크기는 1 광년에 달합니다. 



(용골자리 에타별. 사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별 자체가 아니라 쌍성계를 주변에 형성된 호문쿨루스 성운임. Eta Carinae's great eruption in the 1840s created the billowing Homunculus Nebula, imaged here by Hubble. Now about a light-year long, the expanding cloud contains enough material to make at least 10 copies of our sun. Astronomers cannot yet explain what caused this eruption.
Image Credit: NASA, ESA, and the Hubble SM4 ERO Team ) 

 용골자리 에타별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는 거대 쌍성계로 과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연구의 대상입니다. 과거 3D 모델링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포함 다양한 관측 기기를 총 동원해서 이 별에서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을 상세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현상이란 이 두개의 별이 서로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근성점(periastron, 쌍성계에서 동반성과 주성간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점)을 지나는 것입니다. 이 때 우리 지구에서 관측하면 이 쌍성계에서 나오는 X 선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관측됩니다. 

 과학자들은 11년간 3차례의 근성점 관측 (이 쌍성계는 5.5년을 주기로 서로를 공전)을 통해 이 별이 서로의 질량 주위를 마치 8 자 모양으로 공전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1 분 정도 확인)  



(동영상) 

 두개의 쌍성은 근성점에서 약 2억 2500만 km까지 접근합니다. 이 거리는 태양과 화성 사이 정도 거리입니다. 이 때 작은 동반성이 큰 주성의 항성풍을 가리게 됩니다. 좀 더 설명하자면 태양질량의 90 - 120배에 달하는 주성은 엄청난 양의 물질을 항성풍으로 형태로 뿜어 내고 있습니다. 그 물질의 양은 태양이 1000년간 내뿜는 태양풍의 양과 맞먹으며 속도는 시속 160만 km에 달합니다. 


 반면 작은 동반성은 속도는 6배 빠르지만 밀도는 100배 낮은 항성품을 내뿜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성이 내뿜는 항성풍을 가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쌍성계에서 나오는 거대한 항성풍은 서로 가열되어 수억도에 높은 온도를 가지게 되며 X 선을 방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성점에서는 지구에서 봤을 때 작은 별에서 나오는 항성품이 주성의 항성풍을 가려 X선의 양의 갑자기 감소하게 됩니다. 



(근성점에서 항성풍의 상호 작용을 시뮬레이션으로 나타낸 것. In this supercomputer simulation, the stars of Eta Carinae are shown as black dots. Lighter colors indicate greater densities in the stellar winds produced by each star. At closest approach, the fast wind of the smaller star carves a tunnel in the thicker wind of the larger star.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T. Madura) 


(실제 허블 우주 망원경 관측 사진. Seen in blue light emitted by doubly ionized iron atoms (4,659 angstroms), these images of Eta Carinae were captured by Hubble's STIS instrument between 2010 and 2014. Gas shells created during the binary's 2003 close approach race outward at about 1 million mph (1.6 million km/h).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T. Gull et al. ) 


 이를 연구한 마이클 커코란(Michael Corcoran, an astrophysicist with the Universities Space Research Association headquartered in Columbia)과 그의 동료들은 X 레이 관측 결과가 매 근성점 이후 조금씩 차이가 났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두별이 매우 가까워지면서 서로 간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분명치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용골자리 에타별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볼 수 있는 정말 드문 현상입니다. 일단 이렇게 거대 별이 서로 쌍성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생성되기가 힘들 뿐 아니라 수명이 수백만년으로 매우 짧기 때문이죠. 이들 거성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고 최후를 맞이하며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진화하는 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 근성점은 2020년 2월이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다음에 일어나는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