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구자들이 곤충 연구를 위한 나노슈트(NanoSuit)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스러운 이야기같지만 설명을 들으면 그럴 듯한 이야기입니다. 연구자들이 원했던 것은 곤충 같은 작은 생물체를 주사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s (ESM))으로 담는 것이었습니다. 현재까지 곤충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하려면 일단 곤충을 죽인 후 잘 건조시켜서 표본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전자의 산란을 막기 위해 진공 상태에서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연구팀은 살아있는 곤충 표면에 코팅을 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이 코팅 물질은 계면 활성제의 일종인 폴리옥시에칠렌소르비톨모노라우레이트(polyoxyethylene sorbitan monolaurate)입니다. 이 물질은 플라즈마나 혹은 전자 빔을 맞으면 폴리머화 해서 단단해 집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곤충 표면에 50에서 100 나노미터 두께의 코팅을 발라서 곤충을 보호했는데, 이 물질 덕분에 곤충들이 진공 상태에서도 최대 2시간 가까이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진공 상태에서 곤충이 수분을 잃어 죽는 것도 방지할 수 있으며, 전자빔에서 곤충을 보호해 준다고 하네요. 나노미터 두께의 코팅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를 '나노슈트(NanoSuit)'라고 명명했습니다.
(살아있는 곤충을 전자 현미경 및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Observations of living insects by light and electron microscopy. Credit: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Published 28 January 2015. DOI: 10.1098/rspb.2014.2857 )
연구팀은 이를 몇 종류의 곤충에 적용해서 주사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했는데, 나노슈트는 곤충이 움직일 때도 멀쩡하게 유지되었다고 합니다. 나노슈트를 입은 곤충들은 10−5에서 10−7 Pa 의 낮은 기압에서도(즉 높은 상태의 진공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덕분에 연구자들은 곤충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매우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사람에서 응용되긴 어렵겠지만 아무튼 꽤 신기한 기술인 건 사실 같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어쩌면 생명체가 아닌 다른 제품들을 더 튼튼하고 마모에 강하게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연구는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에 실렸습니다.
그건 그렇고 나노슈트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만 이 생각 한 건 아닐 듯 하네요. 이 경우는 맥시멈 아머라고 해야하나...
(크라이시스 3 의 나노슈트)
참고
A 'NanoSuit' surface shield successfully protects organisms in high vacuum: observations on living organisms in an FE-SEM,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Published 28 January 2015. DOI: 10.1098/rspb.2014.2857
http://phys.org/news/2015-01-nanosuit-nano-coating-electron-microscopy-insects.html#jCp
http://phys.org/news/2015-01-nanosuit-nano-coating-electron-microscopy-insects.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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