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면적의 80% 이상은 빙하로 덮혀 있습니다. 이 빙하는 최대 수천m 두께를 지니고 있으며 남극 빙하와 더불어 육지 빙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과학적 증거들은 이 두 육지 빙하가 점차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수면 상승을 가속하고 있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사와 캘리포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의 표면에서 녹은 빙하가 물이 되어 대부분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린란드 빙하의 표면에 형성된 강. A river of meltwater flowing across Greenland's ice sheet.
Image Credit: UCLA/Laurence C. Smith)
이 이야기가 마치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름에 온도가 상승하면 그린란드 표면에서는 녹은 얼음에 의한 강과 호수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이 중 상당수는 빙하의 약한 부분을 파고 들어가 내부로 흘러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이 해빙수(meltwater)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어쩌면 내부에 고여 거대한 지하 호수를 이룰 수 도 있습니다. 아니면 대부분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수면 상승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해빙수가 흘러가는 방향은 생각보다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 정확한 양과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매우 중요하게 될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데 꽤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문제는 해빙수가 표면을 따라 강처럼 흘러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빙하 속으로 파고 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바다로 흘러드는 해빙수의 양을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UCLA의 로렌스 스미스(Laurence Smith of UCLA)와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의 알베르트 베하(Alberto Behar)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2012 년 7월 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연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그것은 보트 형태의 무인 탐사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개발한 무인 탐사정 옆에 선 알베르트 베하 박사. JPL scientist Alberto Behar in Greenland with the robotic boat he designed. Image credit: UCLA/Laurence C. Smith )
지난 수십년간 각종 탐사 기기들을 개발해온 알베르트 베하는 이 연구를 위해서 특수한 무인 탐사정을 개발했고 (두 가지 종류인데 하나는 표면에 떠서 관측하는 기기이고 다른 하나는 1회용으로 빙하 밑으로 들어가 관측하는 기기) 해빙수가 흘러가는 방향, 깊이, 온도 등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얻는 데 성공했으나 경비행기 사고로 연구 결과가 발표될 시점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공동 연구자들과 나사 및 여러 대학의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서 큰 안타까움을 호소하면서 고인의 유지를 이어 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고인은 23년간 나사에서 로봇 및 무인 탐사 기기 개발 전문가로 일했으며 나사의 화성 탐사 로버인 큐리오시티 로버와 화성 탐사선 마스 오딧세이 오비터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이제 고인은 없지만 그가 참여한 큐리오시티 로버와 나사의 다른 탐사선들은 태양계 각지에서 자료를 수집하며 과학 연구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그린란드에서의 탐사가 고인이 참여한 마지막 과학 탐사가 되었습니다.
그린란드의 면적이 매우 넓기 때문에 연구팀은 약 5600평방 킬로미터 정도 되는 지역을 선정해서 이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해빙수의 대부분이 어딘가에 고이는 것 보다는 바로 바다로 흘러드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린란드 전체를 탐사한 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막대한 양의 해빙수가 내부에 저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합니다.
아무튼 과학 연구와 인류의 미래를 대비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고생하며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연구는 PNAS(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미국립 과학원 회보)에 실렸습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