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이라고 하면 뭐든 지 다 먹어치우는 게걸스러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이전에 여러 차례 포스팅 한 것처럼 강력한 제트와 에너지를 방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먼 거리에서도 블랙홀의 존재를 알아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죠. 그리고 최근 예일 대학의 연구자들에 의하면 블랙홀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예일대 천문 및 천체 물리학과의 C. 메간 우리 교수(C. Megan Urry, Yale's Israel Munson Professor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와 동료 연구자들이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퀘이사 가운데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밝기가 어두워지는 퀘이사의 모식도. This artist's rending shows "before" and "after" images of a changing look quasar. Credit: Michael S. Helfenbein )
퀘이사는 작은 천체가 은하 전체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이 천체의 정체는 사실 은하 중심 블랙홀로 우리는 이 블랙홀이 방출하는 에너지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퀘이사가 내놓는 에너지는 블랙홀이 흡수하는 물질의 양과 비례하게 됩니다.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사상의 지평면(event horizon)으로 흡수되지 못한 물질은 블랙홀의 양축을 따라서 제트의 형태로 분출되기 때문에 당연히 빨아들이는 물질이 많을 수록 제트의 크기도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퀘이사는 거대한 블랙홀이기 때문에 그 변화는 천문학적인 시간 단위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대개의 퀘이사는 우리가 관측하는 시간 동안 밝기가 급격히 변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찾아낸 스트라이프 82(Stripe 82)는 밝기의 감소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파장대에서 이 퀘이사를 관측해 이 퀘이사의 앞을 지나는 가스나 암흑 성운에 의해서 밝기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현재까지 수천개 이상의 퀘이사가 알려져 있지만 인간의 일생 같이 천문학적인 개념에서 짧은 시간 동안 밝기가 변하는 퀘이사는 없었다고 합니다. 퀘이사의 변화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이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퀘이사의 밝기가 왜 감소했을까요?
이에 대한 가장 가능성 높은 대답은 이 은하의 은하 중심 블랙홀이 다이어트 중이라는 것입니다. 즉 흡수하는 물질의 양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우리가 관측했을 때 밝기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죠.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을 관측했을 때도 주기적인 에너지 방출량의 변화는 관측할 수 있습니다.
퀘이사 역시 일시적으로 주변에 흡수할 물질이 줄어들면 그 밝기가 감소할 것입니다. 결국은 블랙홀의 거대한 중력에 의해 주변 물질을 다시 흡수하면서 밝기를 회복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 순간에는 밝기가 감소하겠죠. 이는 먹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제목처럼 다이어트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이 퀘이사가 어떤 변화를 보이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퀘이사의 변화는 인간의 일생 중에 포착하긴 쉽지 않은 긴 주기를 가진 변화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계속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향후 퀘이사를 비롯한 블랙홀의 일생에 대해서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할 것입니다.
참고
"The Discovery of the First 'Changing Look' Quasar: New Insights into the Physics & Phenomenology of AGN,' Stephanie M. LaMassa et al., accepted for publication in the Astrophysical Journal arxiv.org/abs/1412.2136].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