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평균 기온은 상승 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한 논리적 귀결로 해수면 역시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주로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하는데,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 그리고 기타 육지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더 많은 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과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열팽창에 의한 것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비슷하게 작용한 것 같지만 갈수록 해빙수에 의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매우 논리적인 귀결인데, 사실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20세기 이후 지구의 평균 해수면 (global mean sea-level (GMSL))의 추정값이 우리가 관측한 온도 상승 및 빙하의 녹는 속도와 약간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20세기 전반에 비해서 21세기 초반에 더 빨라지긴 했어도 생각보다 완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관측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및 빙하가 녹는 속도와 다소 다른 모양세입니다.
(과거 추정한 해수면 상승 속도. US EPA - Sea level: Climate Change: US EPA. Publisher: US EPA)
사실 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20세기 중반 이전 해수면 상승 속도는 매우 논란이 되는 주제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처럼 정확하게 해수면 높이를 전 지구적으로 측정하게 된 것은 20세기 후반부터 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과학자들은 20세기 전반 이전에 대해서는 일부 지역에서 관측한 자료밖에 가지지 못했으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상승 속도에는 상당 부분 추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최근 하버드 대학의 연구자들은 과거 해수면 높이 추정이 과도하게 이뤄졌다는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이 내용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바로 현재 해수면 상승이 과거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빙하의 녹는 속도 같은 다른 관측 결과와 부합되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지구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사실 과학적인 주제를 넘어서 세계 각국이 해안 도시와 저지대 침수를 대비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 때문에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기에 빠진 도서 국가들에게) 상당히 중대하고 민감한 주제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과학계는 물론이고 정치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하버드 대학 지구 행성과학부의 찰링 헤이(Carling Hay, a post-doctoral fellow in the Department of Earth and Planetary Sciences (EPS)) 와 에릭 모로우(Eric Morrow)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새로운 통계 기술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과거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해수면 상승 데이터를 수정했습니다. 이들에 새로운 데이터에 의하면 1900년에서 1990년까지 해수면 상승 속도는 최대 30%까지 과도하게 추정되었습니다.
과거 추정치는 20세기에 해수면이 연평균 1.5mm 에서 1.8mm 씩 상승했다고 봤지만 새로운 추정 결과는 실제로는 1.2mm 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상승 속도가 연평균 3mm 에 이르고 있어 거의 2배에서 2.5배 수준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승 속도가 시간이 지날 수록 빨라진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는 좋은 소식이라곤 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앞으로 연구자들은 과연 새로운 추정이 옳은지를 두고 논란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정확한 추정이 어떤 것인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더 중요한 내용이 있습니다. 과거 추정치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두 상승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으며 최근 정밀하게 측정된 지구 해수면은 아주 명확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세대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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