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2014년 4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실적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은 아니었지만 2013년 대비 호실적을 보여 공룡 인텔의 모바일이라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건재하단 것을 확인시켰습니다.
(2014년 4분기 인텔 실적)
2014년 4분기 인텔은 147억 2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한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은 36억 6100만 달러를 기록해서 전년 동기 대비 39% 나 성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간 매출 역시 559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 대비 6% 가 상승했으며 연간 순이익 역시 1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습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인텔이 2014년에도 성장세를 완만하게 이어나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텔의 회계 분기 별 매출, 순이익, 영업이익, 총마진 출처: 아난드텍)
인텔의 지난 10여년간 변화를 보면 이 회사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라이벌 AMD의 선전 보다도 2008년에서 2009년 사이 경제 위기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으로 시사합니다. 비록 2012-2013년 사이 ARM 기반의 모바일 기기의 급격한 증가가 다시 한번 시련을 안기긴 했지만, 회사의 존폐를 가를 만큼 큰 위협을 가하진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까지 인텔의 모바일 전략이 성공적이진 못했지만 당장에 사람들이 PC를 필요로 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다 (IDC 의 추정으로는 2014년에도 3억대의 PC 가 팔려나갔음) 모바일 기기든 PC 든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증가할 수록 서버 역시 증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 매출 증가가 다른 부분에서의 매출 감소나 정체를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2014년 4분기에 PC 그룹 부분 실적은 -3% 를 기록했으나 데이터 센터 그룹 부분은 11% 나 증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주목할 점은 사물 인터넷(IoT) 부분이 아직은 비록 비중이 작기는 해도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텔이 주력하는 에디슨, 쿼크, 퀴리 등 초소형 기기들이 앞으로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편 모바일 부분 실적은 역시 형편없는데 이는 아톰 기반 CPU를 거의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값싼 ARM 기반 기기들과 경쟁이 어렵기 때문인데 과연 얼마나 이런 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지 조금 우려도 되는 부분입니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아직 인텔이 모바일 분야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PC 수요 감소가 생각보다 크지않고 서비 및 기업 부분에서의 매출 증가가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는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때 PC 산업이 사양세를 타면서 성급하게 인텔의 시대가 끝나고 퀄컴이 그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모바일이 시대의 대세인 건 사실이지만 너무 성급한 결론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14nm 공정의 새로운 CPU들이 등장하면 과연 ARM 진영과 모바일에서 본격 경쟁이 가능해질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인텔 역시 모바일이나 사물 인터넷 시장에서 밀려나면 미래가 없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역시 적극적으로 매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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