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85 - 허블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고해상도 이미지


(창조의 기둥 : pilar of creation.  Astronomers using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have assembled a bigger and sharper photograph of the iconic Eagle Nebula's "Pillars of Creation" (right); the original 1995 Hubble image is shown at left. Credit: NASA/ESA/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J. Hester, P. Scowen (Arizona State U.) )

 허블 우주 망원경은 올해 발사 25 주년을 미리 기념하는 사진들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몇 차례의 수리를 거쳐 더 업그레이드가 되었기 때문에 최근에 찍은 사진들은 예전에 찍은 사진보다 훨씬 선명하고 화질이 우수합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1995년 찍은 독수리 성운 (Eagle Nebula 혹은 M16 성운) 과 함께 공개된 2014년의 사진은 더 선명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 같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사진이 창조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가스 성운 내부에서 새로운 별이 탄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 공간의 가스가 뭉쳐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별들의 고향' 은 우리 은하계에 여러 곳이 있습니다. M16 은 그 중에서 잘 연구된 장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가시 광선 이미지와 적외선 이미지가 서로 합쳐진 것으로 별이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성운이 파괴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이 성운을 관측한 애리조나 대학의 폴 스코웬(Paul Scowen of Arizona State University in Tempe)에 의하면 이 성운 내부에 있는 아기별이 점차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가열하면서 별의 탄생에 참여하지 못한 가스를 외부로 밀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짙은 먼지 기둥 외부의 안개같은 가스는 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이 가스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흩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 사진이 창조만큼이나 파괴를 의미한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독수리 성운은 지구에서 65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허블 우주 망원경의 강력한 힘으로 우리는 이를 마치 앞에 있는 것 처럼 상세하게 연구할 수 있습니다. 1995년과 2014년 사이 거의 20년의 시간동안 이 성운도 약간의 변화를 거쳤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별에서 생성되는 거대한 물질의 분출인 제트가 19년 사이 600억 마일 (약 965억 km) 정도 더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안드로메다 은하의 파노라마 뷰. This sweeping bird's-eye view of a portion of the Andromeda galaxy (M31) is the sharpest image ever taken of our galactic next-door neighbor. Image credit: NASA, ESA, J. Dalcanton, B.F. Williams, and L.C. Johnson (University of Washington), the PHAT team, and R. Gendler)​


  창조의 기둥과 동시에 나사는 안드로메다 은하의 고해상도 파노라마 뷰 사진도 같이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은 6000 x 1918 해상도를 가진 20 MB 용량의 사진이라 네이버로는 올릴 수 없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에서 포함된 부분은 약 61,000 광년에 달하는 안드로메다의 일부입니다. 허블 망원경은 몇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200만 광년 이상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의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되었습니다. 이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점들은 1억개 가량의 별과 수천개의 구상 성단을 의미합니다.
 지난 25 년간 천문학의 최전선에서 이런 사진들을 전송해준 허블 우주 망원경이지만 이제는 퇴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허블이 못다한 역할까지 다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이제 할만큼 일을 한 허블 우주 망원경은 보내줘야겠죠. 그래도 아쉬움은 길게 남을 것 같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