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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31일 목요일

LG V30 공개




(출처: LG 전자)


 LG 전자가 V30과 더불어서 다시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 뛰어들었습니다. G 시리즈와 V 시리즈 사이에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 같은 확실한 정체성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는 신상 스마트폰과 경쟁할 제품이 필요하므로 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V30은 18:9 2880x1440 해상도 올레드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베젤을 줄여 V20보다 면적이 약간 작아졌습니다. 두께도 7.3mm로 얇고 크기를 생각하면 무게도 158g로 가벼운 편입니다. 3300mAh의 배터리는 디스플레이 크기나 스냅드래곤 835를 생각하면 큰 크기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실사용 시간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V30 역시 카메라에 공을 들였습니다. 1600만화소 일반각 카메라와 1300만화소 광각 카메라는 F1.6/1.9라는 좀처럼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은 조리개 값을 달성했습니다. 다만 센서의 크기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것을 포함해 실제 성능에 대해서는 상세한 리뷰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LG는 시네 비디오 모드를 통해 영화 같은 동영상 촬영 능력을 지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역시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핸즈온 1) 



(핸즈온 2)



(핸즈온 3)


 IP68 방진 방수, 하이파이 오디오를 위한 쿼드 DAC 등 전작의 장점을 계승한 V30이 얼마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나와있고 아이폰 역시 출시를 준비중이기 때문입니다. 

 널리 알려져있다시피 LG 스마트폰은 위기인 상태이고 신제품을 계속 내놓아도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입니다. V30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일단 첫 인상은 좋아보입니다. 


 참고 




태아와 함께 발견된 임신한 어룡



(Credit: University of Manchester)


 의외의 사실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중생대 살았던 어룡은 새끼를 낳는 태생이었습니다. 어룡이 바다 생활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알을 낳기 위해 다시 육지로 가기 힘들어진것이 이유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난생 대신 태생을 선택하면서 새끼의 크기는 더 커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영국과 독일의 과학자팀이 역사상 가장 거대한 어룡이 죽을 당시 새끼를 품은 엄마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표본은 3-3.5m 크기이지만, 이 종 (Ichthyosaurus somersetensis) 가운데서는 가장 큰 표본입니다. 더 놀라운 일은 이 어룡이 새로 발굴된 것이 아니라 박물관이 보관하던 표본 가운데서 재발견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표본은 사실 1990년대 중반에 발견되었으나 당시에는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다시 연구되었습니다. 이 화석의 주인공은 2억년 전에 살았던 어룡 암컷으로 안에는 한창 자라는 중인 새끼가 있었습니다. 태아는 아직 자라는 중으로 완전히 골화되지 않은 등뼈, 갈비뼈, 앞다리뼈 등이 일부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등뼈의 길이는 7cm 정도로 새끼 역시 크기가 비교적 컸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보통 멸종 동물의 화석만으로는 암수 여부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어룡은 보기 드물게 임신한 상태나 혹은 출산하는 상태에서 화석화되어 생생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화석 역시 우리에게 보기 드문 중생대 거대 파충류의 생활사를 알려준 셈입니다. 


참고


반 세기만에 재발견된 중생대 수장룡



(An artist's rendition of the new species of plesiosaur, dubbed Lagenanectes richterae(Credit: Joschua Knuppe))

(Lagenanectes has been identified from only a few bones, and as seen here compared to a human, it would have stretched over 8 m (26 ft) long(Credit: Joschua Knuppe))


(The teeth of the Lagenanectes were perfectly adapted to trapping small fish and squid(Credit: Jahn Hornung))


 과학자들이 발견된지 50년 만에 새로운 수장룡 (plesiosaur)를 재발견했습니다. 종종 고생물학에서는 화석 표본이 발굴된지 수십 년 후에야 연구가 되어 발표되는 일이 생기는 데 이는 연구할 사람보다 표본이 더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독일에서 1964년 발견된 이 화석 역시 뭔가 수장룡 화석 같기는 했지만, 자세히 연구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니더작센 주립 박물관(Lower Saxony State Museum)측의 요청으로 이를 연구한 고생물학자들은 이것이 신종 수장룡의 화석임을 발견했습니다. 


 이 수장룡은 수장룡의 큰 그룹인 엘라스모사우루스(elasmosaur)에 속하는 것으로 몸길이는 대략 8m 정도입니다. 엘라스모사우루스는 목이 긴 수장룡의 일종으로 보통 75개 정도의 목뼈를 가지고 있는데, 전체 목뼈가 다 발견되지 않아서 정확한 수는 추정할 수 없지만, 이 수장룡의 경우 40-50개 정도의 목뼈를 지닌 것으로 보입니다. 


 Lagenanectes richterae라고 명명된 이 수장룡의 흥미로운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엘라스모사우루스는 백악기 말인 8000만년전에서 6600만년 전 사이를 살았던 수장룡의 한 과(family)인데 L. richterae의 연대는 1억3200만년 전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엘라스모사우루스의 기원은 백악기 초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흥미로운 사실은 이빨의 배열이 복원도에서 보듯이 안쪽이 아니라 밖으로 나와있습니다. 이는 먹이를 씹는 것보다는 잡은 먹이를 놓치지 않는데 유리한 구조로 수장룡의 사냥 방식을 추정할 수 있게 만드는 발견입니다. 아마도 이들은 복원도처럼 민첩하고 잡아도 쉽게 빠져나가는 연체동물이나 작은 물고기를 사냥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이 수장룡의 두개골에서 아마도 전기 수용체나 압력 수용체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신경을 발견했습니다. 어쩌면 현재의 상어나 다른 어류에서 보듯이 압력과 전기 신호를 감지해 먹이를 잡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고대 수장룡이 매우 진화된 포식자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공룡 영화에서 조연으로도 보기 힘들긴 하지만, 이들 역시 매우 흥미로운 생물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참고 





우주 이야기 691 - 멀리 떨어진 은하의 자기장을 관측하다




(Artist's conception of gravitational lens arrangement that allowed astronomers to measure galaxy's magnetic field. Credit: Bill Saxton, NRAO/AUI/NSF; NASA,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ESA, S. Beckwith (STScI). Additional Processing: Robert Gendler)

(Hubble Space Telescope image of galaxy and gravitationally-lensed images. Credit: Mao et al., NASA)


 지구나 태양 모두 자신만의 자기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지만, 은하 역시 고유한 자기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록 그 세기는 매우 약하지만, 넓은 범위에 걸쳐 작용하는 은하 자기장은 은하의 진화에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다만 은하의 자기장을 직접 측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 자기장을 관측합니다. 


 미 국립 과학재단의 Karl G. Jansky Very Large Array (이하 VLA)와 중력 렌즈효과를 이용해서 과학자들은 46억 광년 떨어진 대형 은하의 자기장을 관측했습니다. 79억광년 떨어진 퀘이사의 빛이 굴절될 때 생기는 편광(polarized) 현상을 이용해서 자기장을 측정한 것입니다. (위의 모식도) 편광의 변화를 관측하면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기장의 분포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빅뱅 이후 우주 나이의 2/3에 해당되는 시점에서의 자기장과 은하 진화의 상관성을 밝혀줄 단서는 물론 은하 자기장에 대한 정보 역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쉬 안 마오(Sui Ann Mao, Minerva Research Group Leader for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Radio Astronomy)에 의하면 은하 자기장이 생성되는 것은 은하의 회전에 따른 다이나모 현상 (rotating dynamo effect)로 이해하고 있는데, 실제로 이 은하의 자기장 역시 이와 같은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은하의 회전에 따라 형성된 자기장은 은하의 물질 분포와 별의 생성에 영향을 미쳐 우리가 지금보는 은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물론 우리는 범위는 짧지만 더 강력한 지구 자기장의 영향에 있기 때문에 은하 자기장의 효과를 눈치채기 어렵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태양계와 지구 자체도 은하 자기장의 영향 아래서 생성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우주를 이해하는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보통 중력 렌즈는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하는 데 사용되지만, 이렇게 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도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중력 렌즈 효과는 천문학자들에게는 신이 내린 선물이나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 


 Mapping the magnetic bridge between our nearest galactic neighbours
More information: Detection of microgauss coherent magnetic fields in a galaxy five billion years ago, Nature Astronomy (2017). DOI: 10.1038/s41550-017-0218


2017년 8월 30일 수요일

PCI Expression 4.0 및 5.0 규격에 대한 소식







(출처: PCI SIG)


 2017년 핫 칩 컨퍼런스 (Hot Chip Conference)에서 PCI Express 4.0 및 5.0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PCI Express 4.0이 등장하는 것은 올해 말이며 내년에는 실제 제품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PCI Express 3.0은 2010년 규격이 등장한 후 2011년부터 보급되어 짧은 시간안에 표준이 되었으며 현재까지 대세입니다. PCI Express 3.0의 장기 집권은 내년부터 마무리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PCI Express 4.0의 시기는 짧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9년에 5.0 규격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한 세대가 진행할수록 대역폭이 두 배가 되기 때문에 PCI Expression 5.0은 레인당 대역폭이 최대 32GT/s에 달해 PCIe 5.0 x 16의 경우 최대 128GB/s의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당장에 이런 대역폭을 활용할 그래픽 카드는 나오지 않겠지만, 3.0의 대역폭 한계가 도달한 상태이므로 규격 업데이트가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4.0 및 5.0 규격이 가져올 다른 변화는 현재 PCIe 규격을 사용하는 다른 인터페이스인 M.2 및 썬더볼트의 대역폭을 더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미래에 등장할 더 고속의 SSD나 8K 이상의 고해상도 모니터 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5.0 이후 규격이 언제 등장할지는 모르지만, 5.0이 등장하면 PCIe 규격 역시 한동안은 업데이트가 필요없으므로 3.0처럼 장기 집권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PIC Express 규격 업데이트 때문에 한동안 메인보드 구입에 있어 약간 혼선이 있을 수 있어 보이지만, 당장 필요하다면 3.0 역시 그렇게 대역폭이 작은 게 아니므로 구입을 너무 미룰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다만 내년 구입 예정인 유저라면 뉴스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참고 



탄자니아로 서비스 범위를 늘리는 Zipline 드론 택배






(The Tanzanian government has now enlisted Zipline's fixed-wing aircraft to implement a drone delivery service of its own(Credit: Zipline))


 의외의 사실이지만, 드론 택배가 현재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하고 있는 국가가 르완다입니다. 선진국에서는 복잡한 규제가 필요한 드론 택배가 르완다에서 별 규제없이 도입된 이유는 다른 민항기나 고층 빌딩이 별로 없다는 점과 더불어 열악한 교통 사정 및 의료 인프라에 이유가 있습니다. 르완다에서 의료용 혈액이나 검체를 빠르게 운반하는 데 드론 만큼 좋은 수단이 없는 것입니다.'




 집라인(Zipline) 드론은 2016년 10월부터 지금까지 1,400회 비행을 통해서 2,600개의 혈액을 안전하게 수송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응급혈액 운송 시스템이 아프리카에서 그 효용성을 훌륭하게 증명한 것입니다. 매우 열악한 도로 환경을 지닌 르완다에서 집라인은 드론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와 같은 성공 사례는 비슷한 상황인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최근 탄자니아 정부는 집라인 드론을 자국에도 도입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4개의 센터에 각 30개의 드론을 두고 하루 최대 500건의 수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수송 물품은 혈액뿐만이 아니라 백신과 긴급 의약품 등 다양한 물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집라인 드론은 1.5kg의 물품을 수송할 수 있으며 최대 거리는 160km 정도입니다. 


 탄자니아가 르완다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탄자니아 정부는 2018년에 첫 센터를 건설한 후 나머지 3개는 순차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드론 택배는 미래의 운송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예기치않게 오히려 개발도상국에서 도입이 더 빠른 상태입니다. 앞으로 드론 택배가 도로 사정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더 많이 활약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파리의 기원을 보다 (혐짤 주의)



(Holotype of Mesembrinella caenozoica sp. nov. Credit: Cerretti et al (2017))


 파리나 바퀴벌레, 모기는 단지 생김새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인간에게 질병을 옮기기 때문에 그다지 호감이 가는 곤충은 아닙니다. 물론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녀석들은 극히 일부지만, 그 일부때문에 우리가 비호감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죠. 


 아무튼 과학자들은 이들의 기원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이들을 잘 이해하는 것은 학문적인 것은 물론이고 질병 전파를 막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파리목의 기원 역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합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파리목 속하는 Calyptratae의 진화를 설명해줄 새로운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굴된 호박 속의 고대 파리는 Calyptratae의 기원이 백악기의 마지막 순간인 70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파리 그룹은 22,000종이 알려져있으며 파리목 전체의 14%에 해당합니다. 


 아무튼 호박속의 파리는 매우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어 뭔가 더 징그러운 모습입니다. 비록 이들 역시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생물체지만, 그래도 역시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혐짤 표시를 따로 해야 할 정도네요.


 참고 


More information: Cerretti P, Stireman JO III, Pape T, O'Hara JE, Marinho MAT, Rognes K, et al. (2017) First fossil of an oestroid fly (Diptera: Calyptratae: Oestroidea) and the dating of oestroid divergences. PLoS ONE 12(8): e0182101. DOI: 10.1371/journal.pone.0182101


2017년 8월 29일 화요일

물고기는 어떻게 독이 든 먹이를 피할까?




(Credit: University of Queensland)


 화려한 색상을 지닌 버섯은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독버섯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독을 만드는 것도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는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독이 있다는 것을 포식자에게 알려 먹히지 않도록 하는 일입니다. 기껏 고생해서 독을 만들었는데, 포식자가 알지 못해 먹게 되면 먹히는 쪽이나 먹는 쪽이나 모두 곤란하기 때문이죠.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갯민숭 달팽이(sea slugs/nudibranchs)의 일종인 Gonibranchus splendidus (사진) 의 경고 메세지를 포식자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이 갯민숭달팽이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위는 세 가지인데, 주변의 노란 테두리와 등에 있는 붉은 반점, 그리고 독특한 머리 장식 타은 부속지입니다. 


 생김새를 보면 붉은 색의 반점이 가장 강한 경고를 보내는 것 같지만, 의외로 물고기 포식자 (triggerfish Rhinecanthus aculeatus)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는 노란 색 테두리라고 합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인간과 색을 인지하는 능력이 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편입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갯민숭달팽이의 붉은 반점이 사실 개체마다 다른 반면 둥근 테두리 노란색의 패턴은 단순하고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포식자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같은 패턴이 더 유리할 것이기 때문에 경고 무늬는 서로 수렴하는 패턴이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첫 인상과는 달리 노란색 테두리가 경고 무늬라는 점을 납득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는 동물에 눈에 비친 세상과 우리가 보는 세상의 차이를 설명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걸 보니 과거에 쓴 동물에 눈에 비친 세상이라는 포스트가 생각나네요.




 참고 


Anne E. Winters et al. Stabilizing selection on individual pattern elements of aposematic signal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17). DOI: 10.1098/rspb.2017.0926


런던을 주행할 전기 우편 트럭




(The trials will see various versions of the electric trucks start rolling out of Royal Mail's Mount Pleasant depot in central London this week(Credit: Arrival))


 영국의 국립 우체국인 로열 메일 (Royal Mail)이 세련된 디자인의 전기 우편 트럭을 도입해 런던 중심부에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어라이벌 (Arrival)이라는 제조사에서 만든 이 전기 우편 트럭은 경량화를 통해서 배터리 대비 주행 거리가 길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제원에 대해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160km 정도라고 합니다. 긴 거리는 아니지만, 어차피 정해진 거리를 달리는 우편 트럭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사측은 3.5/6/7.5t 등 다양한 버전의 전기 우편 트럭을 개발하고 있으며 모든 트럭에 자율 주행 기능을 탑재해 앞으로 우편 배송을 비롯한 각종 임무를 무인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율 주행 + 전기 트럭/버스/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는 점차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로열 메일의 전기 우편 트럭 역시 사람이 운전하는 형태이긴 하지만, 미래에는 사람없이 우편과 택배를 실어나르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로열 메일은 무려 49,000대의 트럭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단계적으로 전기 트럭으로 교체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영국은 다른 유럽 선진국처럼 2040년대에 내연 기관 자동차를 퇴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전기 트럭에 대해서 투자한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배터리 가격이 여전히 비싸고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려 전부를 교체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나중의 일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전기 트럭도 뭔가 영국스러운 디자인이라서 눈길이 가는 것 같습니다. 다만 디자인은 깔끔한데 사진만으로는 어떻게 운전자가 타는지 모르겠네요. 


 참고 




장내 미생물이 불안 장애를 줄인다?



 우리의 장에는 인간 세포보다 더 많은 장내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최근 이 장내 미생물이 단순히 소화와 면역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더 광범위하게 숙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뇨나 비만 같은 내분비 질환은 물론 심지어 정신 건강에까지 이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코드 대학의 APC 마이크로비움 연구소(APC Microbiome Institute at University College Cork)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서 어떻게 장내 미생물이 뇌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뇌의 주요 부위에서 발현되는 microRNAs (miRNAs)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없는 쥐에서 불안 및 우울 증애 및 이상 행동을 관찰했으며 이들의 편도체 (amygdala, 대뇌핵의 하나)와 전전두피질 (prefrontal cortex, 충동이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대뇌의 일부)에서 miRNA의 발현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편도체에서는 103개 전전두피질에서는 31개의 miRNA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mi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짧은 뉴클리오타이드 분자입니다. 하지만 뇌에 존재하는 장벽을 뚫고 전달되기에는 너무 큰 분자입니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장내 미생물이 뇌에 있는 miRNA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지만, 어떤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동물 모델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연구팀은 miRNA의 발현을 조절하는 어떤 중간 인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이 미래 우울증 및 불안 장애의 약물치료의 새로운 타겟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광고 때문에 유산균 제품이 장내 미생물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마법의 음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내 미생물은 종류가 매우 많을 뿐 아니라 사람마다 달라서 우리의 의도대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조절 메카니즘을 밝혀 약물 치료의 목표로 사용하는 것이 더 쉬운 조절 방식입니다. 


 아무튼 작은 미생물이 우리의 정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처럼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작은 친구들이 있는 셈이니까요. 


 참고 


Alan E. Hoban et al, Microbial regulation of microRNA expression in the amygdala and prefrontal cortex, Microbiome (2017). DOI: 10.1186/s40168-017-0321-3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그린란드의 빙하 흐름은 더 빨라진다?


(The researchers carried out seismic surveys at a surface lake like this. Credit: C F Dow)


 그린란드의 빙하는 최근 그 질량을 계속해서 잃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해빙수와 빙하의 양이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물론 더 근본적인 원인은 그린란드 주변을 포함해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한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빙하의 흐름이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영국 스완지 대학의 베른드 쿨레사 교수 (Professor Bernd Kulessa, a glaciologist at Swansea University)가 이끄는 영국,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의 국제 과학자팀은 지진파를 이용해서 그린란드 빙하의 이동 속도를 조절하는 메카니즘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빙하의 흐름은 여름철에 빨라지고 겨울철에는 느려지는 계절적인 변동을 지니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여름에 더 많이 녹으니까 그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과학자들은 빙하의 이동속도를 조절하는 더 복잡한 메카니즘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능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가설은 여름 시즌이 끝나갈 시점에 내부에 형성된 통로에 있던 얼음 녹은 물이 빠져나가면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물이 사라져 속도가 느려지는 것입니다. 여름에는 그린란드 표면 녹은 얼음에 의한 강과 호수 (위의 사진)이 형성되며 이 물이 얼음의 약한 틈새를 타고 내려가 지반까지 도달합니다. 일종의 지하수의 빙하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물이 지반과 얼음 틈새에 공급되면 당연히 마찰력이 적어져 빙하의 이동속도가 빨라집니다. 


 두 번째 가설은 바닥에 있는 침전물 및 진흙이 마찰을 증가시켜 빙하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두 가지 가설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이 아래로 들어가면 침전물과 진흙의 마찰력을 줄이게 될 것입니다. 다만 어느 것이 주된 이유인지는 알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그린란드 빙하의 운명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그린란드의 표면에서 인위적인 폭발을 일으킨 후 이를 지진파로 관측했습니다. 1.2km 두께의 빙하를 뚫고 내부를 관측하려면 지진파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또 지진파를 통해서 진동이 통과하는 물질의 전이 상태도 알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수천 개에 달하는 그린란드 표면 호수가 해빙수를 얼음 바닥까지 전달하는 우물 역할을 해서 바닥을 미끄러운 욕조처럼 만든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Thousands of surface lakes act as taps that deliver meltwater to the ice base, turning it into a slippery bathtub) 따라서 진흙과 침전물의 마찰력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로는 해빙수가 여름 시즌의 이동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앞으로 더 빠른 이동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빙하가 아래에 단단히 고정되기 보다는 물에 뜬 상태나 혹은 미끄러운 진흙 위에 있다는 이야기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표면의 녹는 얼음이 많아지면 빙하의 속도 역시 매우 빨라질 것입니다. (In a warming Arctic climate more ice will melt and make the sediments even sloppier and more slippery, so that fast ice flow can occur long into the future)


 그린란드 빙하의 소실은 해수면 상승에 큰 요인 가운데 하나이므로 그 변화를 관측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더 빨리 녹을 것이라는 예측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빨리 녹는지는 우리의 미래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참고


B. Kulessa el al., "Seismic evidence for complex sedimentary control of Greenland Ice Sheet flow," Science Advances (2017). advances.sciencemag.org/content/3/8/e1603071




태양계 이야기 644 -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를 탐사할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



(Possible spectroscopy results from one of Europa's water plumes. This is an example of the data the Webb telescope could return. Credit: NASA-GSFC/SVS, Hubble Space Telescope, Stefanie Milam, Geronimo Villanueva)


(Artist rendering showing an interior cross-section of the crust of Enceladus, which shows how hydrothermal activity may be causing the plumes of water at the moon's surface. Credit: NASA-GSFC/SVS, NASA/JPL-Caltech/Southwest Research Institute)


 허블 우주 망원경을 대신할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JWST)는 멀리 떨어진 은하와 별의 모습만 담는 것이 아니라 태양계의 여러 천체에 대해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있습니다. 특히 현재 탐사선을 보낼 수 없는 천체들에 대해서는 망원경만이 현재 상태를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주요 관측 목표 가운데 하나는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르는 바다를 품은 위성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입니다. 엔셀라두스는 강력한 수증기의 간헐천으로 유명하고 유로파 역시 수증기를 내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내부의 바다와 열의 존재를 의미하며 더 나아가 생명체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조건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이런 수증기의 모습을 담는 것은 물론 분광기인 near-infrared spectrograph (NIRSpec), mid-infrared instrument (MIRI)를 이용해 분자 성분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내부의 바다에 존재할지 모르는 유기 분자를 분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동영상 )


 당분간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에 직접 탐사선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과학자들에게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엔셀라두스는 유로파보다 훨씬 작을 뿐 아니라 거리도 더 멀리 떨어져있어 유로파보다 10배는 작게 보입니다. 따라서 유로파보다 관측이 어렵지만, 그럼에도 화학적 구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정보만으로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아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기물의 구성을 확인해 실제 탐사 임무가 될 유로파 클리퍼 미션과 다음 탐사 방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과연 유로파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결국 21세기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새로운 초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는 미 공군과 록히드 마틴


(Lockheed Martin was awarded the contract to develop a replacement for the current AGM-86 air-launched cruise missile (Credit: US Air Force))


 미 공군은 냉전 시대인 1980년대부터 30년 넘게 장거리 순항 미사일인 AGM-86 아음속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 ( air-launched cruise missile (ALCM))을 운용해오고 있습니다. 최대 2400km의 긴 사거리를 자랑하는 이 공대지 순항 미사일은 길이 6.3m에 무게 1,430kg에 달하는 상당히 큰 미사일로 현재 장착 가능한 폭격기는 B-52H 뿐입니다. 최대 20기 정도 장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아무튼 냉전 시절 대량 살상 무기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이 미사일은 2000기 가량 제작되었으나 세월이 흐른 만큼 미 공군은 신형 미사일을 원하고 있습니다. AGM-86의 후속작은 이 미사일을 제조한 보잉이 아니라 록히드 마틴이 사업을 따냈는데, 사업 명칭은 장거리 스탠드 오프 Long Range Stand Off (LRSO) 미사일로 정해졌습니다. 


 새로운 장거리 스탠드 오프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AGM-86보다 사양이 낮지는 않을 것이므로 수천 km 를 비행할 수 있는 스텔스 미사일로 추정됩니다. 어쩌면 초음속 비행 기술 등이 추가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B-52 뿐 아니라 B-2, B-21 등 앞으로 사용해야 하는 다른 폭격기에도 탑재가 가능한 사양으로 개발 중이라는 것입니다. 


 2022년까지 기술 개발 및 초도 생산을 위해 미 공군과 록히드 마틴은 LRSO 사업에 대해 9억 달러의 계약을 맺었으며 2020년대 초반에 그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AGM-86을 넘는 초장거리 미사일이 될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지 (크기를 줄이는 대신 스텔스성을 더 높이고 탑재 가능한 미사일 수를 늘리는 대안도 있음)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2017년 8월 27일 일요일

평방인치당 200Tb 데이터 저장 기술 개발



 데이터 저장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이제 어느 정도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장 단위가 나노미터 크기까지 작아지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이제 분자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미시세계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들이는 일은 만만치 않은 도전 과제입니다. 


 최근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은 분자 수준의 자기 기록을 남기는 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자기 이력 (magnetic hysteresis)이란 자기장을 가해서 하드디스크나 자기 테이프에 자성 기록을 남기는 방식인데, 이를 분자단위에서 가능하게 하려면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과거 기록은 -259 °C로 사실상 절대 영도에 가까워 액체 헬륨을 사용해서 일시적으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맨체스터 연구팀이 보고한 온도는 -213 °C로 여전히 극저온이지만, 이전보다 많이 온도가 올라가 분자 자기 데이터 저장 기술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가섰습니다. 데이터 기록밀도는 평방인치당 200Tb 혹은 25TB로 현재 하드디스크의 기록 밀도가 평방인치당 1Tb가 조금 넘는 점을 생각하면 하드디스크 기록 밀도를 100-200배로 늘릴 수 있는 셈입니다. 


 물론 실용화를 위해서는 더 온도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저렴한 냉각 수단인 액체 질소로 냉각할 수 있는 -196 °C의 벽을 돌파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단계까지 도달하면 액체 질소 냉각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에너지 및 비용 효과적인 분자 자기 저장 기술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당장에 사용화 가능한 기술은 아니지만,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감안하면 언젠가는 분자 단위 데이터 저장기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이 한계를 인간이 극복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식물도 곤충의 냄새를 맡는다?



(Goldenrod can detect a compound produced by gall-inducing flies, according to researchers. Credit: Nick Sloff, Penn State)


 소들이 한가롭게 초원에서 풀을 뜯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매우 평화로운 목가적 풍경을 상상하지만, 먹히는 당사자인 식물에게는 비상 사태입니다. 당연히 식물 역시 먹히지 않기 위해 화학물질을 방출하면서 저항합니다. 동물 역시 이에 대한 방어책을 진화시키면서 식물과 동물간의 보이지 않는 진화적 군비 경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독성 화학 물질은 식물에게도 해로울뿐만 아니라 공격이 없을 때도 계속해서 분비하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에 공격을 받을 때 집중적으로 화학전을 벌이는 식물이 많습니다. 문제는 공격을 어떻게 감지하는지입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연구팀은 미역취 (tall goldenrod (Solidago altissima))를 먹는 파리인 gall-inducing flies (Eurosta solidaginis)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파리가 식물을 먹는다는 건 약간 이상해 보이지만, 이 파리의 수컷은 적당한 미역취 위에 분비물을 뿌리고 여기에 암컷이 알을 낳으면 여기서 나온 유충이 식물을 갉아먹는 식으로 식물을 먹습니다. 


 연구팀은 이 식물이 어떻게 파리 유충의 공격을 감지하는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파리 수컷이 내놓는 화학 물질인 E,S-conophthorin이 식물의 방어 시스템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물질은 암컷에게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식물 입장에서는 유충의 알을 낳기도 전에 대비가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만큼 조기에 방어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물론 유충 역시 이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키지만, 이 과정에서 식물을 먹는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식물 입장에서도 절대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흥미로운 점은 식물이 물리적인 공격만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내놓는 화학 물질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식물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비록 뇌는 없지만, 적의 향기를 느낄수는 있는 셈입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