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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일 일요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성이 떨어질 것입니다. 


 아무튼 수업을 들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거나 이해가 되지 않거나 혹은 졸업 후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공부를 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면 아무래도 괜찮은 책이 없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사실 기본 통계학은 책마다 내용이 다를 수 없기 때문에 가장 교과서적인 책을 한 권 보고 공부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일반인을 위해서 통계를 쉽게 설명하는 책들이 있는데 그런 책들은 교양 서적으로 보시면 되고 사실 통계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용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책은 현대통계학 (5판, 박정식, 윤영선외 저) 같은 그냥 고전적인 통계학 책입니다. 책들이 내용이 거의 비슷해서 다른 책도 무방한데, 기본 통계학 서적 가운데 설명이 가장 평이한 축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추가적인 팁은 최근에 동영상 강좌도 많이 나와있는 만큼 책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유투브에서 검색해도 상당히 많은 강좌들이 나오며 인강도 꽤 있습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 이해가 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2. 통계 프로그램은? 


 이렇게 기초적인 통계학 지식을 쌓고 실제로 데이터 분석을 하보려고 하면 다음 문제는 어떻게 분석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데, 아직도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램이 SPSS입니다. 초보자가 접근하기 가장 편리한 프로그램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꽤 비싸기 때문에 개인이 구매해 사용하기는 어렵고 대개 소속 기관 (학교, 병원, 기업 등)에서 구독해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SPSS외에 널리 사용되는 SAS나 이보다 덜 자주 사용되지만 비슷한 STATA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용 프로그램을 쓰는 것은 어느 정도 회사가 검증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보는 연구자도 있습니다. 오랜 세월 사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업데이트를 해서 기능 자체가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검증되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미 이런 통계 패키지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사실 새로운 통계 프로그램 공부를 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확장성이 제한적이고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 큰 약점입니다. 이 약점을 극복한 언어가 바로 R입니다. 데이터의 통계적 분석을 위해서 태어난 언어인 R은 이미 가장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미 국내에도 상당히 많은 책이 나와 있어 독학으로 공부하기에도 좋고 모든 것이 무료인데다 6천개 이상의 패키지 역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SAS나 SPSS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우기가 다소 어렵다는 것이 단점인데,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점과 더불어 통계적 지식이 상당히 필요하다는 점이 접근을 까다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 점차 사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어 관련 생태계가 크다는 점과 무료라는 점이죠. 


 특히 R이 널리 쓰이는 분야, 예를 들어 유전자를 다루는 분야는 처음부터 R을 공부할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어차피 나중에 R을 따로 공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배우는 것이 편리할 것입니다. R과 경쟁 관계에 있는 언어는 사실 SAS나 SPSS가 아니라 파이선입니다. 파이선 역시 데이터 과학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범용성 면에서는 통계분석을 위해 태어난 R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최근에 주목을 받는 머신 러닝의 경우 파이선이 R보다 더 널리 사용되고 있어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머신 러닝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파이선도 검토할 수 있는 옵션입니다. 하지만 본래 통계 분석을 위해서 태어난 언어가 아니다보니 이런 부분에서는 R보다 더 좋다고 하기 어려운데다 이미 R을 잘 쓰고 있는 연구자라면 R을 기반으로 머신 러닝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선은 아직은 통계 부분에서 R처럼 대세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R을 사용해서 지금까지 수십 편 이상의 논문을 작성했기 때문에 주 언어가 R인 상황인데, 빅데이터 분석 및 머신 러닝 부분에서 파이선이 강세라 이것도 잠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R이라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파이선, R 모두 장점과 약점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본인이 잘 쓸 능력이 안되면 장점이든 단점이든 겪을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통계 프로그램을 공부할 때 중요한 점은 하나라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년간의 삽질과 끊임없는 구글 검색이 필요합니다. (진심 구글 없었을 때는 어떻게 연구했는지 궁금한 수준...) 


 참고로 R의 경우에도 유튜브에 강좌를 개설한 사람이 꽤 됩니다. 대개는 영어인데 영어로 논문 쓸 단계까지 이르렀다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동영상 강좌나 혹은 온라인 강좌들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이야기는 논문을 몇 편이나 쓸 것인지를 고려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우리도 완전히 알지는 못하지만, 학위만 필요하고 앞으로 연구는 하지 않을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통계 공부를 한다는 것 (특히 R처럼 배우기 어려운 분야)은 낭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계 분석과 논문 작성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신의 연구는 자기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은 사실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최소한 통계 분석 처음 해보는 나보다 많이 해본 다른 사람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돈을 주고 정식으로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만 여러 편 작성해야 하거나 해당 부분의 연구자로 일한다면 당연히 자신이 공부해야 합니다. 남은 나만큼 해당 데이터를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3. 통계 심화과정에서 볼 수 있는 책은? 


 이 질문은 사실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어림잡아 100-200만원 정도 통계 분석 관련 책을 구매했는데, 분야가 많이 달라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책이나 중복되는 내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R과 관련된 책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는 The R book (마이클 클로리 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이 매우 두꺼워서 모두 읽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챕터 중심으로 읽거나 모르는 내용이 있을 때 보기 적합합니다. 


 R관련해서 이야기하면 최근 빅데이터 분석 관련 서적이 많이 나와있는데, 목적이 논문 작성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와있지만, 정작 논문 작성에 필요한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R 기초부터 심화과정을 위한 책으로 R을 이용한 데이터 처리&분석 실무 (서민구 저), 의학논문 작성을 위한 R통계와 그래프 (문건웅 저) 등이 더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야에 관계 없이 P값이나 신뢰 구간 등에 대한 해석을 도와주는 책으로 의학통계학 (직관으로 이해하는,통계적 사고를 위한 비수학적 가이드) (Harvey Motulsky 저)가 있는데 실제로 논문을 쓰거나 분석할 때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많은 교과서에서 설명하지 않지만 우리가 실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어 분야에 관계없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직접 해봐야 실력이 늘 수 있습니다. 책도 보고 구글 검색도 해보고 직접 분석도 해봐야 실력이 늘 수 있으며 사실 쉬운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삽질과 고통만이 실력이 느는 지름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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