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에도 좌우 이념이 있지는 않겠지만 한쪽으로 편향된 행동을 하는 동물들은 존재합니다. 최근 영국의 브리스톨 대학 (University of Bristol)의 연구팀은 신기한 사례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에드먼트 헌트(Edmund Hunt)와 그의 동료들은 Temnothorax albipennis이란 학명을 지닌 개미를 연구 중에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개미가 개미집 같이 복잡한 미로 같은 환경에서 어떻게 길을 찾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모형 개미집 미로를 준비했습니다. 이 모형 개미집은 이전에 개미가 가본적이 없는 새로운 환경이며 페로몬이나 동료 개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없습니다. 아래 그림 같은 상황에서 개미는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개미와 모형 미로 Credit: Edmund Hunt, University of Bristol)
그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개미들은 복잡한 개미집 미로에서 갈림길에 도달하면 거의 예외없이 왼쪽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현명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미로 같은 지형에 도달했을 때 출구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쪽 방향으로만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미로에서 한쪽 벽을 따라서 이동하는 것과 동일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시간은 걸려도 입구와 출구가 존재한다면 언젠가는 출구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만약 출구가 없더라도 최소한 미로속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대신 입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간단한 미로를 머리에서 상상하거나 어린 시절 했던 미로 찾기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그런데 사실 그런 목적이라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한쪽으로만 가면 될텐데 왜 꼭 왼쪽으로만 갈까요. 이는 물론 이 개미들이 좌파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개미들은 왼쪽눈으로는 포식자를 경계하고 오른쪽 눈으로는 방향을 잡는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위험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왼쪽을 선택하는 것이 역시 현명한 전략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 모든 집단이 같은 방향을 선택하므로써 개미들이 좁은 개미굴에서 서로 부딪치는 대신 재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미로 찾기의 기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물론 본능에 의한 것이겠지만 개미들이 이런 현명한 방법을 알고 있다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연구는 Biology Letters 에 실렸습니다.
참고
Ants show a leftward turning bias when exploring unknown nest sites, Hunt ER, O'Shea-Wheller T, Albery GF, Bridger TH, Gumn M, Franks NR. Biology Letters, rsbl.royalsocietypublishing.or… .1098/rsbl.2014.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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