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덴버 경찰)
최근 미국 사회가 잇따른 경찰 총격 사망 사건으로 시끄럽습니다. 특히 퍼거슨 시에서 발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총격 사건 이후 백인 경관인 대런 윌슨 전 경관을 불기소 처분하기로 하자 미국내 흑인 사회가 크게 반발하며 전국적인 항의 시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용의 5 만개의 바디 카메라 (Body Camera) 의 도입 및 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의회에 신청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카메라는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있고 사실 미국에서는 일부 경찰서를 중심으로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보디캠' 들이 나와있는데 덴버 경찰서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안경이나 견장에 탈착이 가능한 웨어러블 형태의 카메라는 물론 흔히 말하는 액션 캠 형태의 카메라 역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BODY CAMERAS - DENVER POLICE DEPARTMENT)
이런 카메라는 현행범의 경우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도 있고 경찰이 용의자의 위협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사용할 경우 적절했는지 평가하는 증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점이 카메라를 보급하고자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보통 하나의 사건을 두고 가해자, 목격자, 피해자(이 경우는 피해자는 사망했지만)의 증언 내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영상을 증거로 남길 경우 이런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입니다. 반면 동영상이 유출되어 뜻하지 않은 사생활 침해 문제를 일으키거나 혹은 공권력의 시민 감시라는 반발이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특수성을 감안하건데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은 총기 자유도와 보급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유가 어떻게 무엇이든 간에 누구나 총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은 결국 경찰의 과잉 대응을 부르게 마련입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관은 용의자나 범인이 총으로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순직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어쩔 수 없이 과잉 대응을 하게 되는 게 당연한 수순이죠. 퍼거슨 사태 뿐 아니라 미국 곳곳에서 경찰 총격에 숨지는 사람이 속출하는데는 사실 경찰관 개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국이 오랜 인종 관습 (인종 프로파일링 같은), 높은 총기 보급율, 아직도 흑인 사회에서 매우 높은 차별의 벽과 실업률, 그리고 이로 인한 높은 범죄율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근본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다만 카메라가 경찰의 과잉 대응을 막고 법정에서 명확한 증거 제시로 논란을 잠재울 수 있기를 바랄 뿐이겠죠. 누구도 카메라가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듯 문제의 근본원인은 잘 알고 있지만 결국 해결은 쉽지 않다는 것이 현재 미국 사회가 직면한 딜레마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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