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영화의 인기 주인공 하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수각류 공룡, 디플로도쿠스 같은 거대한 용반목 공룡 외에 뿔공룡이라고 불리는 각룡류 등이 주로 등장합니다. 역시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엔 거대한 뿔을 가진 트리케라톱스 같은 각룡류 공룡이 제격이라고 하겠습니다. 보기에도 위협적인 뿔과 독특하게 생긴 방패같은 목 뒤의 장식 (프릴)을 가진 뿔공룡들은 그들이 사라진지 매우 오랜 후에도 아주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이런 각룡류의 화석이 많이 발견된 미국 몬태나 주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뿔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레이몬드 M 알프 박물관의 고생물학자 앤드로 파크 (Andrew Farke from Raymond M. Alf Museum of Paleontology) 와 그의 동료들은 대략 1억 1300만년전에서 1억 500만년전에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원시적인 각룡류의 화석을 발견해 이를 보고했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아퀼롭스 아메리카누스의 복원도 An artist's reconstruction of Aquilops in its environment in ancient Montana Credit: Copyright Brian Engh, courtesy of Raymond M. Alf Museum of Paleontology. )
연구자들은 이 공룡에 아퀼롭스 아메리카누스 (Aquilops americanus) 라는 학명을 붙였습니다. 아퀼롭스는 살아있다면 큰 까마귀만한 크기로 머리 부분의 길이가 84mm 정도에 불과합니다. 백악기 후기에 등장한 대형 뿔공룡과는 달리 매우 작은 크기인데 진화 계통도에서 초기 등장하는 조상 그룹은 대개 크기가 작다는 점을 생각하면 특별히 놀랄 만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퀼롭스 아메라카누스의 머리 화석. A fossil skull of Aquilops americanus. Credit: Andrew A. Farke )
연구자들에 의하면 이 공룡은 다른 북아메리카의 뿔공룡보다 대략 2000 만년 전에 북미 대륙을 누비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 공룡은 사실 뿔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원시적인 부리와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후세에 등장하는 뿔공룡과 비교해서 매우 날렵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훗날 등장하는 뿔공룡들은 다양한 뿔과 머리 장식들을 진화시키게 되는데 그 정확한 용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공룡 영화에서 이 뿔들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티라노사우루스의 배를 공격하지만 실제로는 장식용이거나 짝짓기 경쟁 등 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매우 다양한 뿔과 장식이 진화했기 때문이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한 가지 용도였다면 대부분 비슷한 모양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룡류의 조상 그룹은 후손들이 가진 다양한 뿔과 머리 장식은 없었을 것입니다. 실제 발견된 아퀼롭스의 모습 또한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뜻밖이라고 한 것은 그래도 꽤 귀엽게 생긴 복원도 때문입니다. 진짜 복원도 만큼 귀요미면 한 마리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과연 진짜 모습은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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