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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의 조상도 공룡과 함께 사라질 수 있었다?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척추 동물을 고른다면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포유류가 우선 첫 번째 후보에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지구를 장악한 인류라는 포유동물을 포함해 6000 여종에 달하는 포유류가 하늘, 땅, 바다 모든 곳에서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이와 같은 번영의 계기는 상당 부분 우연에 기댄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6600만년전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혹은 혜성)이 없었다면 포유류가 중생대에 공룡이 차지하던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기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죠. 

 사실 이 내용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공룡은 6600 만년전 불운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이미 다양성과 종류가 감소하고 있었으며 아마도 6600 만년전의 사건은 이미 쇠퇴하던 공룡류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는 의견이 더 타당할지도 모르죠. 설령 그렇다고 해도 포유류가 지금같은 생태적 지위를 누리는 것은 공룡을 지구상에서 몰아낸 마지막 사건의 영향이 적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소행성이 강타한 지구는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이 되었고, 중생대 내내 작은 동물에 불과했던 포유류는 빈 공간을 빠르게 채워가며 신생대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국적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사실 포유류 역시 이 재난에서 구사 일생으로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즉 공룡이 사라진 자리에 포유류가 왕좌에 올랐지만, 어쩌면 포유류의 조상 역시 공룡과 함께 사라질 위기를 겪었다는 것입니다. 구사일생이라는 사자 성어는 이 경우에 매우 적당한데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당시 살았던 포유류 종 가운데 90%가 멸종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재난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포유류가 오늘날 번성하는 포유류 후손이 된 셈이죠. 



(K-T 사건 전후로 후수류 포유류의 90% 가 멸종 되었다. This diagram is showing how severely metatherian mammals were affected when an asteroid hit Earth at the end of the Cretaceous, 66 million years ago. In North America, the number of metatherian species dropped from twenty species within the last million years of the Cretaceous Period, to just three species in the first million years of the Paleogene Period. Credit: Dr Thomas Williamson )  


 연구팀은 미국의 대평원 북부에서 소행성 충돌 당시 번성하던 포유류인 후수류(metatheria. 원시적인 포유류로 캥거루등이 이에 속한다)의 종수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토마스 윌리엄 박사(Dr. Thomas Williamson of the New Mexico Museum of Natural History and Science)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포유류의 신화가 사실은 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6600만년전, 완전히 폐허가 된 지구에서 쇠퇴한 무리는 공룡 뿐이 아니라 제대로 된 태반을 가지지 못한 후수류 포유류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화석을 비교해 볼 때 적어도 90% 의 종이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반면 태반 포유류(placental mammal)은 이 시기에 새로운 기회를 획득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험난한 시기에 배안에서 새끼를 어느 정도 성숙할 때까지 키울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역시 간신히 살아남은 것은 동일합니다. 


 소행성이 그 때 지구를 강타한 것도 우연이지만 포유류의 조상들을 일부라도 남겨 둔 것 역시 우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이 좀 더 컸다던지 하면 어쩌면 포유류의 조상도 같이 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지금 이 장소에 있는 것은 엄청난 우연이라고 해야겠죠. 물론 세상에는 필연적인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엄청난 우연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Williamson TE, Brusatte SL, Wilson GP (2014) The origin and early evolution of metatherian mammals: the Cretaceous record. ZooKeys 465: 1-76. DOI: 10.3897/zookeys.465.8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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