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도시에서 관찰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지구에는 주기적으로 유성우 (meteor shower)가 내리고 있습니다. 한개의 유성이 아니라 여러개의 유성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유성우는 대부분 지구가 우주 먼지속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데, 주로는 혜성의 흔적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혜성의 궤도와 마주칠 때,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먼지 입자들이 대기권으로 유입되면서 불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리적으로 유성우는 지구 뿐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최근 메신저(Messenger) 탐사선의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사실 수성 역시 유성우를 일으키는 먼지 층을 통과하는 것 같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수성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별똥별을 보는 대신 작은 먼지가 표면에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조그만 크레이터들을 만들 것입니다.
(엔리케 혜성의 잔해와 마주치는 수성. Artist's concept: Mercury appears to undergo a recurring meteor shower, perhaps when its orbit crosses the debris trail left by comet Enck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
나사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행성 과학자인 로즈마리 킬렌(Rosemary Killen, a planetary scient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 Maryland)과 그녀의 동료들은 나사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메신저에 탑재된 수성 대기 및 지표 조성 분광기(Mercury Atmospheric and Surface Composition Spectrometer )는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를 목격했습니다. 수성의 대기(라고 하면 이상할 지 모르지만 수성 주변에는 1nPa 수준의 극도로 희박한 원자들의 층이 존재. 분명 주변 우주보다는 더 원자 밀도가 높다. 외기권(exosphere)이라고도 부름) 중 칼슘 이온의 농도가 계절적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보인 것입니다.
이것은 수성의 희박한 대기에 주기적으로 뭔가 새로운 물질이 공급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엔리케 혜성(comet Encke)의 잔해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궤도가 겹치는 부분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엔리케 혜성은 0.33 AU 에서 2.22AU 에 이르는 궤도를 공전하는 단주기 혜성입니다. 그 궤도는 지구 공전 궤도와도 겹치는데 지구에는 황소자리 유성군(Taurids)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엔리케 혜성에서 떠어져 나간 작은 파편들은 수성의 희박한 대기를 거의 저항없이 지나가 지표에 충돌하게 되는데 충돌과 동시에 상당 부분은 뜨거운 열로 인해 증기화 됩니다. 이 증기화 된 이온들이 메신저에 의해 관측된 것이 아마도 이 결과일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유성우는 극히 일부만이 운석형태로 지구 표면에 내려오지만 수성의 경우에는 대기 중에서 타는 대신 총알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지표에 충돌합니다. 따라서 유성우가 내리면 밖에 나가 관측하는 대신 대피를 해야할 상황이겠죠. 다만 수성에 유인 미션은 최소한 현재까진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런 걱정은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Rosemary M. Killen, Joseph M. Hahn. Impact Vaporization as a Possible Source of Mercury’s Calcium Exosphere. Icarus, 2014; DOI: 10.1016/j.icarus.2014.1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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