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엘런 머스크의 야망 - 하이퍼루프 프로토타입 계획




 2013년, 스페이스 X 및 테슬라 모터스의 CEO 인 엘런 머스크는 일종의 폭탄 선언을 했습니다. 그것은 최고 760 mph (1,220 km/h), 평균 598 mph (962 km/h) 에 달하는 초고속 열차를 만들겠다는 사업 구상을 발표한 것입니다. 하이퍼루프(Hyperloop) 라고 명명된 이 구상은 발표 시점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동시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이퍼루프 컨셉  )  




(하이퍼루프  AMTV) 



(하이퍼루프 공개, CNN)


 하이퍼루프 컨셉의 기본은 바로 공기 저항을 줄이는데 있습니다. 현존하는 고속철도나 자기 부상 열차는 사실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공기 저항으로 인해 낼 수 있는 속도에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점은 자동차나 항공기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죠. 하이퍼루트는 동체 앞쪽에 있는 터빈이 공기를 흡수해 전방의 공기 저항을 줄이며 이 공기는 동체 아래로 이동해 동체를 0.5 - 1.3 mm 정도 띄우게 됩니다. 저항을 극도로 감소시킨 디자인 덕분에 속도를 음속에 가깝게 가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이퍼루프의 컨셉. 전방에는 공기를 흡입하는 터빈이 있고 승객은 중간 부분에 탑승, 뒤에는 배터리가 있으며 아래로는 공기를 뿜어내 동체를 띄우는 방식http://en.wikipedia.org/wiki/Hyperloop#mediaviewer/File:Hyperloop_capsule.svg  )  


 이와 같은 디자인의 열차는 현재까지 실제로 운용중이거나 혹은 축소/ 실물 스케일로 테스트 된 바 없으며 현재까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유일한 테스트 결과라고 합니다. 따라서 성공 여부는 (비용이라는 문제는 제외하고 생각해도 기술적 성공 여부 문제)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UCLA) 의 크레이크 호짓 교수 (Professor Craig Hodgetts) 는 이를 정신나간 (insane) 계획이라고 부르면서도 최초의 실물 크기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대학원생 25명을 모집했다고 합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지원한 대학원생 중 상당수가 중국 유학생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인들이 이 계획에 특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빠른 속도로 공해없이 대량의 인원을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인데, 확실히 중국 같은 나라에서 도입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적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이퍼루프의 컨셉 )   


 비록 하이퍼루프의 컨셉이 실제로 가능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앞으로 넘어야할 숙제는 산더미 같습니다. 우선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입니다. 초고속으로 좁은 터널 안쪽을 달리는 만큼 조그만 사고나 튜브 안쪽의 이물질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체가 매우 얕은 높이로 뜬 상태로 이동하기 때문에 동전만한 물체조차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다고 해도 비용 문제는 또 다른 큰 산입니다. 이 하이퍼루프는 이물질에 대한 대비 및 공기역학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좁은 튜브속을 이동합니다. 이 튜브 안쪽에는 낮은 기압의 공기로 채워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튜브를 건설하는 일은 엄청난 비용을 요구합니다.


 최초 제안은 샌프란시스코만과 LA 지역을 연결하는 570 km 구간 건설 (이 구간을 35분에 주파 가능) 에 승객용 버전의 경우 60억 달러, 승객/차량 버전에 75 억 달러를 예상했지만 실제로 토지 보상 비용 및 기타 개발 비용들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건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미국이 아니라도 몇몇 국가에서 큰 흥미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교통량 폭증으로 고통을 겪는 중국 같은 신흥국에서 이상적인 교통 수단이 될 수도 있겠죠.  

 과연 실제 작동 가능한 프로토타입이 개발될 수 있을 지 궁금한데,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2015년 6월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