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crab)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먹거리입니다. 이 맛난 갑각류를 충분히 먹기 힘든 인간들은 명태로 게맛살이라는 것 까지 개발했죠. 하지만 이 갑각류가 탄생한 것은 사실 인간보다 훨씬 오래된 옛날입니다. 얼마나 예전인가 하면 쥐라기 시절이라고 믿는 과학자들이 존재하죠. 최근 그 구체적인 증거가 등장했습니다.
앨버타 대학의 대학원생인 자비에 루퀘(University of Alberta PhD student Javier Luque )와 그의 동료들은 콜럼비아의 열대 지역에서 지금 까지 발견된 고등 게 (higher crab) 가운데 가장 오래된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Telamonocarcinus antiquus라고 명명된 이 화석 게는 백악기 초기인 1억 1000만년전에 살았던 갑각류입니다. 이 게의 화석은 좀 작긴 하지만 고생물학이나 화석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더라도 '게'라는 사실을 아주 쉽게 알 수 있게 생겼습니다.
(Telamonocarcinus antiquus 의 화석 Telamonocarcinus antiquus: the newly discovered species is the oldest known "higher" crab, dating back some 110 million years. )
갑각류 중 게, 새우, 가재등을 포함한 십각목 (Decapoda)의 기원은 물론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갑각류를 포함한 절지 동물은 사실 캄브리아기의 대폭발 시기에서부터 이어지는 유구한 전통을 가지고 있고, 현재도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는 동물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십각목에 속하는 게가 현재의 모습을 가진 진짜 게 (true crab) 으로 변하던 시기는 이 화석의 발견으로 최소한 백악기 초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사실 그보다 더 오래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고대 게의 화석은 이미 어느 정도 게의 형상을 완전히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보다 더 원시적인 고등 게가 쥐라기에 이미 살고 있었을 수 있으며 아직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을 뿐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4500여종에 달하는 게가 살고 있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게의 화석까지 합치면 1만 종의 게가 지구상에서 진화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다양성을 자랑하는 게의 조상은 쥐라기 무렵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석이 잘 발견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연구에서 백악기 말에는 게의 화석이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치는 화석을 발견하기 쉬운 고위도 지역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번에 이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울창한 산림이 펼쳐진 열대 지역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지역에 더 많은 화석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표면이 노출되어 있지 않고 수풀로 대부분 덮혀 있어 화석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튼 1억 1천만년 전의 화석인데도 현대의 게와 거의 다를 것이 없는 외형을 하고 있어 신기한 화석인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은 아마도 고등 게의 조상 그룹일텐데 여기서 부터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대게, 참게, 꽃게 등 무수히 많은 게들이 진화했겠죠.
이 연구는 journal Palaeontology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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