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University of Toronto)
도마뱀 가운데는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꼬리를 떼어주고 도망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꼬리를 희생하고 자신의 목숨을 살리는 것인데, 매우 합리적인 진화이긴 하지만 사실 이를 위해서는 매우 특수한 꼬리 구조를 지녀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떨어질 수 있는 꼬리가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지 궁금해해왔습니다.
토론토 대학의 연구팀은 무려 2억 8900만년 전 살았던 파충류인 카프토리누스 (Captorhinus)의 화석에서 떨어질 수 있는 꼬리의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이 작은 파충류는 몸무게가 2kg 정도로 지금 기준으로는 도마뱀 치곤 작지는 않지만, 당시에 살았던 생물 가운데서 큰 편도 아니었습니다. 페름기에는 다양한 수궁류 포식자들이 카프토리누스를 노렸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70개가 넘는 척추와 꼬리뼈를 연구한 결과 카프토리누스의 꼬리뼈가 힘을 받으면 쉽게 부러지는 형태의 구조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현생 도마뱀에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적당한 힘을 받으면 꼬리를 떨어뜨리고 도망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목적이 아니라면 잘 부러지는 꼬리뼈는 생존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들이 잘 분리되는 꼬리를 지녔다고 추정했습니다.
카프토리누스는 페름기말에 크게 번성했으며 중생대에도 다양하게 적응 방산해 중생대 후기까지 그 후손들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현생 도마뱀은 비슷한 외형에도 사실 다른 그룹이며 분리되는 꼬리는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비슷한 목적으로 다른 계통에서 같은 기능이 진화한 수렴 진화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 기능은 척추 동물에서 상당히 보기 힘든 재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더구나 잘려나간 꼬리가 재생되는 능력은 과학자들도 꽤 궁금해하는 능력 중 하나입니다. 이런 능력이 거의 3억 년에 등장했다는 점도 놀라운 일인 것 같습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A. R. H. LeBlanc et al. Caudal autotomy as anti-predatory behaviour in Palaeozoic reptiles, Scientific Reports (2018). DOI: 10.1038/s41598-018-215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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