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ssilized bubbles and cyanobacterial fabric from 1.6 billion-year-old phosphatized microbial mats from Vindhyan Supergroup, central India. Credit: Stefan Bengtson.)
과학자들이 16억년 전 형성된 공기 방울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시아노박테리아 집락에서 생성된 산소가 점액층을 통과하면서 생긴 거품 구조가 그대로 화석화 된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구조를 볼 수 있지만, 16억년 전 지구에는 시아노박테리아를 잡아먹을 대형 생물체가 진핵세포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더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단단한 골격이나 구조가 없는 세균 덩어리의 미세구조까지 화석으로 남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본래 초기 지구의 대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처럼 광합성 생물도 없었거니와 산소 자체가 반응성이 좋은 원소로 대기 중에 단독으로 존재하는 비중은 매우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위성의 대기를 볼 때 초기 지구 대기 역시 메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이 풍부한 대기였을 것입니다.
그러던 지구 대기가 지금처럼 산소가 풍부한 상태가 되고 이산화탄소나 메탄은 매우 희박해진 건 시아노박테리아 같은 광합성 세균의 등장 덕분이었습니다. 이들에 작용에 의해 대기 중 산소 농도가 의미있게 상승한 사건을 대산소화 사건 (Great Oxygenation Event)이라고 부릅니다. 20-25억년 전 사이 있었던 일이죠. 이 사건을 통해 지구에 산소 호흡을 하는 생물체가 대거 등장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공기방울 화석은 그보다 이후에 있었던 일이지만, 당시 어떻게 대기 중 산소가 증가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작은 세균들이 모여 만든 미생물 매트 속에서 산소 방울이 솓아 올라 계속해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결과적으로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는 대기 중 산소가 계속해서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어느 순간엔 이 산소로 호흡하는 생물이 증가하면서 균형을 맞추게 되겠죠. 미토콘드리아를 지닌 진핵생물이 바로 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에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등장하게 된 중요한 이유로 산소 호흡을 지목합니다. 산소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핵을 지닌 복잡한 세포인 진핵세포가 등장했고 다시 이들이 모인 다세포 생물이 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이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물론 산소가 생물 진화의 모든 의문을 해결할 순 없지만, 중요한 역할을 미쳤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산소로 호흡하니까요.
아마도 25억년 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시아노박테리아 집단이 열심히 작은 산소 방울을 만들면서 광합성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여러 다세포 생물이 이들 덕분에 등장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와 관련이 없어보이는 작은 생물체지만, 지구 생태계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사실 이들 없이는 우리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T. Sallstedt et al, Evidence of oxygenic phototrophy in ancient phosphatic stromatolites from the Paleoproterozoic Vindhyan and Aravalli Supergroups, India, Geobiology (2018). DOI: 10.1111/gbi.1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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