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ointy-snouted reef fish called the hogfish can change from white to spotted brown to reddish depending on its surroundings. Credit: Dean Kimberly and Lori Schweikert)
문어나 카멜레온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피부색을 바꿀 수 있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돼지코를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호그피쉬(hogfish)는 주변 환경의 색 변화에 맞춰 몸 색깔을 붉은 색에서 흰식으로 바꾸는 재주가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물고기가 눈으로 보고 주변환경과 비슷하게 색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광센서가 있어 여기에 맞춰 색상을 변화시킨다고 추정해왔습니다. 아래 영상에서는 비교적 천천히 색상을 바꾸지만, 실제로 변화 속도가 수 밀리초(milliseconds)에 불과할 정도로 짧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보고 뇌에서 판단해서 피부색을 바꾼다고 보기에는 너무 빠른 변화기 때문에 피부에서 직접 감지한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듀크 대학의 로리 슈웨이커트 교수(Lori Schweikert, a postdoctoral scholar with Sönke Johnsen, biology professor at Duke)와 그 동료들은 호그피쉬의 피부 조직에서 RNA 발현을 조사해서 두 가지 세포가 이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동영상)
이에 따르면 호그 피쉬의 비늘 아래는 피부 광수용체 (dermal photoreception) 역할을 하는 세포가 존재합니다. 비록 눈처럼 상세한 이미지를 얻지는 못하지만, 빛의 파장과 세기를 감지해서 적절한 색상으로 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글자 그대로 피부로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물론 광수용체만으로 피부색이 변할 수 없기 때문에 호그 피쉬는 chromatophores 라는 색소를 포함한 세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세포 역시 빛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의 빛 변화에 민감합니다. 이렇게 피부에 특별한 수용체와 색소체를 가지고 있어 순식간에 색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독특한 능력은 피부색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독자적으로 진화시킨 결과일 것입니다. 각자 방식은 다르지만, 생존을 위해서 비슷한 능력을 진화시킨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Lorian E. Schweikert et al, De novo transcriptomics reveal distinct phototransduction signaling components in the retina and skin of a color-changing vertebrate, the hogfish (Lachnolaimus maximus), Journal of Comparative Physiology A (2018). DOI: 10.1007/s00359-018-1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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