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TSMC 가 2014 년 1월부터 차기 공정인 20 nm 공정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인 디지 타임스 (Digitimes) 가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새롭게 임명된 공동 CEO 인 마크 리우 (Mark Liu) 가 TSMC 의 20 nm 공정 양산이 2014 년 1월부터 그 이후 공정인 16 nm FinFET 프로세서 양산은 2015 년 1분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현재 TSMC 의 주력 공정이 된 28 nm 공정의 경우 실제 양산 시기가 2011 년 말이었기 때문에 2 년주기를 감안하면 20 nm 공정 양산은 약간 늦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래봤자 한분기 이내 차이긴 하지만 초기 양산 시점에서 생산량이 얼마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아마도 충분한 수량의 물량이 공급되는 것은 양산 후 적어도 3-4 분기 후인 2014 년 후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TSMC 의 20 nm 공정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기업은 여기에 GPU 를 위탁 생산하는 엔비디아와 AMD, 그리고 퀄컴인데 루머에 의하면 애플 역시 A8 프로세서 양산에 이 공정을 이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 2014 년 후반기에 충분한 물량 공급이 가능해질 것인지 의구심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는 루머도 있어서 그 때가 되봐야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말이죠.
TSMC 는 지난 40 nm 공정 양산 초기 생산 수량이 매우 모자랐을 뿐 아니라 웨이퍼당 수율이 예상보다 낮아서 당시 GPU 를 위탁 생산한 엔비디아와 AMD 모두 곤욕을 치룬 역사가 있습니다. 그 이후 TSMC 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아무튼 28 nm 공정 이전에서는 40 nm 공정에 비해 매우 신속한 이전 속도를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전 초기에는 여러 기업에서 동시에 위탁 생산이 들어가 2012 년 상반기 역시 물량 부족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3 년 이후 TSMC 의 28 nm 공정 생산 능력은 크게 증가해 매출의 23% 인 54억 달러를 28 nm 공정으로 부터 벌여들였다고 TSMC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S4 시리즈를 비롯한 28 nm 칩 주문이 큰폭으로 늘어나 TSMC 는 2013 년에 17-18% 의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TSMC 는 더 나아가 2014 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네요.
국내에서는 아직도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아무튼 TSMC 는 28 nm 공정에서 적지 않은 재미를 보면서 세계 3 위의 (1 위는 인텔, 2 위는 삼성) 반도체 제조 업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28 nm 공정의 성공적인 진행으로 TSMC 는 미세 공정 파운드리에서 이전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승세가 20 nm 공정에서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TSMC 의 20 nm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엔비디아, 퀄컴, AMD 의 신제품 공급이 원할하게 이뤄질지 아닐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될 제품은 슬슬 출시 루머가 나오고 있는 엔비디아의 차기 GPU 맥스웰 (Maxwell) 로 아직 상세한 내용이 밝혀진 바는 없지만 20 nm 공정을 사용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차세대 스냅드래곤도 같은 공정을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TSMC 가 20 nm 공정에서 삽질을 하게 되면 PC 및 모바일 산업 부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므로 일단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실은 급성장하는 파운드리 부분의 파이를 나눠 먹으려는 대형 반도체 제조 업체가 두 곳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두회사는 물론 삼성과 인텔인데 기술력과 생산력 모두 TSMC 를 크게 위협하고도 남는 회사들이기 때문에 만약 TSMC 가 20 nm 공정에서 한발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파운드리 업계 지형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과연 20 nm 이하 미세 공정에서 TSMC 가 지금같은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요 ? 시간이 정답을 말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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