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리스 (monolith) 는 글자 그대로 한개의 돌을 의미하는데 지질학에서의 의미는 거대한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지형을 뜻합니다. 유명한 호주의 에어즈 록 (Ayers Rock 혹은 Uluru) 이나 세계 각지의 자연적인 거석들은 관광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일부는 인간이 여기에 거대한 조각을 새겨넣기도 했죠. SF 팬이라면 아서 클라크의 원작의 영화 '2001 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에 등장하는 직육면체의 수수께끼의 구조물 모노리스를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 관련 네이버 캐스트 참조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30&contents_id=7125
(2001 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영화 중 모노리스를 발견한 인류의 조상 )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모노리스는 아마도 인류보다 진보한 문명이 보낸 장치로 이해됩니다. (물론 큐브릭 감독이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지는 않지만... ) 본래 1968 년에 등장한 소설에서는 토성이 무대였는데 영화에서는 목성으로 변경되죠. 큐브릭 감독이 당시의 특수효과로는 토성을 그럴듯하게 표현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 이유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큐브릭 감독이나 클라크 모두 몰랐던 일이지만 아마 지금 말하려는 내용을 알았다면 아예 화성을 배경으로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만드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화성과 그 위성인 포보스에 모노리스라고 불리는 구조물이 있다는 것이죠.
화성에는 두개의 위성이 있는데 화성에서 대략 9200 - 9500 km 떨어진 궤도를 공전하는 포보스 (Phobos) 와 대략 23000 km 정도 떨어진 궤도를 공전하는 데이모스 (Deimos) 가 그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포보스는 특히 위치상 화성에 파견된 탐사선인 MRO 및 마스 익스프레스에 의해서 아주 상세한 관측이 이뤄졌으며 향후 우주 탐사의 목표로 자주 거론되곤 합니다. 2011 년 아쉽게 실패한 러시아의 포보스 - 그룬트 (Fobos - Grunt) 역시 포보스에 착륙선까지 내려보내려고 했던 야심찬 계획이었죠. 하지만 현재도 계획중인 포보스 탐사 미션에는 여러가지가 있고 언젠가는 포보스를 직접 탐사하는 날도 오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 우측에 보이는 것이 스티크니 크레이터 (Stickney crater) Color image of Phobos, imaged by the Mars Reconnaissance Orbiter on 23 March 2008. Credit :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
앞서 포스트에서 언급한 것 처럼 포보스는 27 X 22 X 18 km 정도 되는 크기의 감자 같은 외형의 위성입니다. 포보스에는 지름의 1/3 에 해당할 만큼 거대한 9 km 크기의 스티크니 크레이터가 있는데 과거 다른 천체와 충돌의 흔적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1998 년 이 크레이터 주변의 밝은 부분에 이상한 물체하나가 있는 것이 Mars Global Surveyor 에 의해 관측되었습니다. 이것은 포보스의 표면에 있는 빌딩만한 크기의 모노리스로 대략 85 m 정도의 크기라고 합니다.
(1998 년 Mars Global Surveyor 에 의해 관측된 모노리스의 영상 The Phobos Monolith (right of center) as taken by the Mars Global Surveyor (MOC Image 55103) in 1998. It is located near 15°N, 14°W, a few km east of Stickney crater. It is likely just a boulder. Credit : NASA/Mars Global Surveyor)
사실 우연치곤 신기한 일이긴 한데 화성의 표면을 관측한 MRO 의 HiRISE 는 화성 표면에서도 모노리스라고 할 만한 돌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화성의 경우에는 그다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사실 지구에서처럼 바람에 의한 침식에 의해 아주 다양한 기암괴석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죠. 화성의 대기 밀도가 지구의 1% 미만이라고 해도 수억년간의 침식은 아주 다양한 지형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며 실제 이런 침식 지형의 증거도 있습니다.
(화성의 모노리스 Crop of HiRISE PSP_009342_1725 (-7.2S, 267.4 E) Credit : NASA)
포보스의 모노리스는 아마도 충돌에 의한 파편이 포보스의 약한 중력에 의해 표면에 내려앉은 흔적으로 보입니다. 지구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포보스라면 가능한 일이죠. 한가지 더 흥미로운 일은 포보스의 모노리스는 캐나다 우주국 주도의 PRIME (Phobos Reconnaissance and International Mars Exploration) 탐사 계획에서 탐사할 계획도 있다는 것입니다. PRIME 은 포보스-그룬트 처럼 탐사선과 랜더로 나뉘어져 있는데 랜더가 스티크니 크레이터에서 모노리스에 가까운 지점에 착륙하게 됩니다. 다만 PRIME 은 현재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실제 발사 여부는 확실치 않습니다.
아무튼 이런 사실은 꽤 재미있는 우연의 일치이긴 합니다. 포보스에 랜더를 착륙시키는 미션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이름을 탐사선 디스커버리 (2001 년 오디세이에 나온 우주선) 으로 정하면 오히려 부정을 타서 미션이 실패할까요 ? (마치 여객선 명칭을 타이타닉 II 같은 식으로 정하는 셈인데...) 알수는 없지만 아무튼 영화 내용을 생각하면 그런 명칭을 정하진 않을 것 같네요.
향후 탐사 미션이 있다면 모노리스의 정확한 생김새와 생성 기원에 대해서 더 자세한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덧 : 일부 SF 매니아 가운데는 이것을 외계 문명의 증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별로 가능성 없다고 보긴 하지만 그래도 정확한 생김새를 알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성 표면의 침식 작용이나 포보스에 충돌한 다른 천체가 어떤 것인지 알아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가까이 다가간 탐사선이 모두 연락 두절되는 건 아닐까요... )
(덧 : 일부 SF 매니아 가운데는 이것을 외계 문명의 증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별로 가능성 없다고 보긴 하지만 그래도 정확한 생김새를 알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성 표면의 침식 작용이나 포보스에 충돌한 다른 천체가 어떤 것인지 알아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가까이 다가간 탐사선이 모두 연락 두절되는 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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