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대 모바일 CPU 아키텍처의 승자로 자리매김한 ARM 은 모바일 GPU 에서 만큼은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ARM 의 Mali 시리즈 GPU 는 비록 여기저기서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PowerVR 이나 퀄컴의 Adreno 그리고 엔비디아의 테그라, 그리고 기타 잘 알려지지 않는 마이너 모바일 GPU 들과 함께 모바일 AP 시장에 한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비록 ARM 의 주장에 의하면 Mali GPU 의 시장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20% 이상이라고 하지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PowerVR 이나 Adreno 에 비해 낮습니다. 주목을 받는 고성능 스마트폰에 잘 안들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현세대 가장 최신의 Mali GPU 는 T600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그다지 잘나가는 편이 아닌 T600 시리즈를 대신해서 (이것은 부분적으로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스냅드래곤 (adreno) 를 사용하고 애플은 PowerVR 기반 GPU 를 사용하는 것이 이유) ARM 은 T700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T600 시리즈가 2012 년에 공개되고 실제 출시된 것은 2013 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14/2015 년 이후가 T700 의 실제 출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스마트 기기의 해상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고사양 모바일 게임들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미래 AP 들의 성능에서 GPU 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ARM은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모바일 GPU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서 더 강력한 T700 시리즈를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PCwatch 는 이에 대한 상세한 슬라이드와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T760 및 T720 의 오버뷰 Credit : ARM )
하이엔드의 모바일 그래픽 시장을 노리고 나오는 T760 은 최대 16 코어 구성이 가능하며 이 때 최대 GPU 연산 성능은 326 GFLOPS 이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준비 중에 있는 케플러 GPU 기반 차기 테그라인 로간 (Logan) 의 최대 성능 400 GFLOPS 보다 약간 낮은 수치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jjy0501.blogspot.kr/2013/07/next-generation-tegra-logan.html 참조)
그러나 로간이든 말리든 간에 실제 모바일 기기에서 발열과 전력 문제 없이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합니다. 이론적 성능이 1 TFLOPS 라도 실제 기기에서는 발열 때문에 10% 만 발휘 가능하다면 실성능은 딱 그 정도 이기 때문이죠. 즉 전력대 성능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ARM 측은 T760 의 전력대 성능비가 전세대 T604 에 비해 무려 400% 나 개선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정 미세화를 감안해도 한 세대 만에 그정도 진보를 이룩한다는 것은 다소 반신반의한 이야기인데 실제 나오는 물건을 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Mali - T760 은 현세대 고성능 ARM CPU 인 Cortex A15 및 차기 Cortex A53/57 과 조합을 고려한 GPU 입니다. OpenGL ES 3.0 및 Direct3D 11.1, OpenCL 1.1 등을 지원할 것이며 최대 예상 클럭은 600 MHz 라고 합니다. 높은 전력 효율성을 위해서 내부 버스 대역폭 소비를 억제하는 구조가 들어간 것이 특징인데 이를 위해 AFBC (ARM Frame Buffer Compression) 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얼마나 높은 전력 효율성을 달성했는지는 물론 실제 물건이 나와봐야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설명 슬라이드 만으로는 세상을 평정할 것 같은 회사가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이죠.
(Mali - T760 의 성능 향상의 비결이라는 AFBC. 프레임 버퍼 하드웨어 압축, 압축 해제를 통해 메모리 대역폭을 최대한 절약해서 메모리가 제한적인 모바일에서 최대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함.)
한편 보급형 GPU 시장을 위한 700 시리즈로 Mali - T720 역시 같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최대 8 코어 구성이 가능한 Mali - 720 은 최대 81.6 GFLOPS 의 연산 능력과 최대 600 MHz 의 클럭을 목표로 만들어졌으며 전세대 대비 150% 정도의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왠지 지원 옵션을 보면 과거 나왔던 Mali 시리즈를 손본 구형 GPU 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실제로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T62X 코어라고 합니다. 따라서 OpenGL ES 3.0 까지 지원 가능하지만 Direct3D 및 OpenCL 은 지원하지 않으며 AFBC 역시 지원하지 않습니다. 구형 코어를 로우엔드 및 엔트리 제품으로 내놓는 것은 엔비디아나 AMD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T720 은 과거 Mali 400 계열의 제품으로 이를 좀더 손본 것인 반면 T760 은 T604 을 비롯해 600 시리즈의 뒤를 이은 후속작으로 이보다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입니다. 따라서 각각 미드엔드 및 하이엔드 시장에 나눠서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Mali 400 급 보다 개선된 코어를 8 개씩 넣는다면 아무리 구형 코어라도 어느 정도 성능은 보장됩니다. 과거 갤럭시 S3/노트 2 에 들어갔던 엑시노스 4412 이 Mali 400 MP4 를 사용했으니까요.
(ARM 의 미래 GPU 시장 전력 Credit : ARM)
ARM 의 미래 GPU 전략은 이전보다 좀 더 단순해졌습니다. 고급형 AP 에는 T760 시리즈를 보급형 AP 에는 T720 시리즈를 넣어 하이/로우엔드로 제품을 2가지로 재편한 것입니다. 실제로는 시장에서 아직도 Mali 400 을 쓴 신제품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PC 시장과는 달리 모든 포지션의 제품을 다 변경시켜야할 필요가 없는 점도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T700 시리즈는 TSMC 의 28 nm 공정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곧 등장하게 될 20 nm 공정에 대한 최적화 역시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 제품이 등장하는 것은 2014 년 늦게이며 실제 소비자가 T700 시리즈가 탑재된 제품을 구할 수 있는 것은 2015 년 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ARM 은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스케쥴은 유동적일 수 있겠죠.
현재 퀄컴, PowerVR, 엔비디아 같은 경쟁자들은 더 고성능의 GPU 를 투입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으며 인텔 역시 에어몬트 기반 아톰에 그래픽을 부분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앞으로도 ARM 의 Mali 시리즈에게는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차세대 모바일 GPU 시장의 승자가 누가될지는 알기 힘들지만 한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면 이와 같이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수년뒤 스마트 기기의 그래픽 성능은 놀랄만큼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이에 맞춰서 기기의 성능을 유감없이 끌어낼 소프트의 개발 역시 중요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