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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는 서로 돕는 '사회적' 박테리아 M. xanthus




 지구상에서 가장 흔하고 오래된 생명체인 박테리아는 매우 독특하고 다양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단세포/다세포 동식물 자체도 박테리아의 또 다른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일반적으로 단순한 박테리아에서 핵을 가진 단세포 생물이 진화하고 이들이 다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기 때문에 세포 사이의 긴밀한 협동은 적어도 진핵 세포 이상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박테리아들도 서로 군집을 형성하거나 협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Myxococcus xanthus 가 그 사례 입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사회적 박테리아 (Social bacteria)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M. xanthus 는 포식성의 부생 영양 (predatory, saprotrophic (종속 영양과 독립 영양 두가지를 하는 것)) 박테리아로 막대 모양의 그람 음성균 (rod shape, gram negative) 입니다. 독립적으로도 생존이 가능하긴 하지만 수많은 박테리아가 모여서 군집 (swarm) 을 형성하는데 이 때는 육안적으로도 볼 수 있는 노란 점막을 형성합니다.  




(M. xanthus 의 자실체 (fruiting body : 본래는 균류가 포자를 형성하기 위해 모인 집단. 여기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 모임)  Starving colony of Myxococcus xanthus forms fruiting bodies. Trance Gemini on de.wikipedia.org)


 라이스 대학의 올레그 이고신 (Oleg Igoshin, assistant professor of bioengineering at Rice University) 교수는 지난 100 년간 과학자들이 튜브에 담긴 E. coli 같은 박테리아를 연구해 왔지만 사실 M. xanthus 같은 박테리아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이와 같은 방식은 중요한 사실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왜냐하면 M. xanthus 는 자연 환경에서 다양한 군집 (swarm) 을 형성해 서로 의지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먹이가 풍부한 환경에서 M. xanthus 는 ripple 이라는 물결 모양의 군집을 형성합니다. 수천개의 독립적인 박테리아들이 다양한 효소를 분비해서 먹이를 죽이고 소화시킵니다. 이들이 먹이로 삼는 생명체는 다양한데 주로는 다른 미생물입니다. 이 세균이 대장균을 비롯해서 먹이인 세균을 사냥하기 위해 아주 다양한 물질들을 분비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M. xanthus 에서 유용한 항생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상 상황이 좋을 수만은 없는 일이죠. 환경이 열악해지고 먹이를 구할 수 없으면 M. xanthus 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실체 (fruiting body) 를 형성합니다. 수십만개의 박테리아들이 모여 젤리 같은 점막을 형성해 주변환경에서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이 상태에서 M. xanthus 는 심지어 수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다시 환경이 좋아져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M. xanthus  좌측은 먹이인 E.coli 가 풍부한 지역으로 물결 무늬 모양이며 우측은 자실체를 형성한 상태.  Myxococcus xanthus is a predatory bacterium that exhibits various collective behaviors throughout its lifecycle. At left, M. xanthus cells self-organize into traveling waves when preying upon E. coli. At right, in areas without prey, M. xanthus bacteria stream together by the thousands to form haystack-shaped spore-filled aggregates. Credit: Z. Vaksman, H. Kaplan/UT Medical School at Houston and O.A. Igoshin/Rice University)  


 이고신과 그의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가 구성하는 3 차원 적인 구조에 대해서 컴퓨터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어떻게 단순한 박테리아가 이렇게 복잡한 3 차원 구조를 형성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협동성의 출발은 어쩌면 박테리아에서 진핵세포로, 단세포에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 메카니즘에 대해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협력을 통해 복잡한 사회를 건설한 것이 인간이 다양한 환경의 장애를 극복하고 지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고등생물이 된 비결이었습니다. 협력을 통해 한 개인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을 한 사회가 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과는 다른 방식의 협력이지만 박테리아 역시 힘을 모아 군집을 만들면 한 마리로는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사실 자연계에서 협력하는 군집의 사례는 셀수 없을 만큼 많죠.  


 어쩌면 박테리아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라는 속담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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