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제트 추진 연구소 (JPL) 는 본래 게임을 위해 개발된 주변 기기들을 로봇을 조작하는 용도로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2 와 오큘러스 VR 의 오큘러스 리프트 (Oculus lift) 가 그 연구 대상으로 전자는 동작을 인식해서 로봇이 이 동작을 따라하게 하는 원리이고 후자는 마치 1인칭 슈팅 게임 (FPS) 처럼 조작자가 가상 현실에서 1 인칭 시점으로 로봇을 조작하게 만드는 원리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테스트 하는 JPL 의 엔지니어 Credit : NASA/JPL )
(동영상 )
동영상에서도 나오지만 나사가 오큘러스와 키넥트를 이용해서 조작하고자 하는 것은 주로 로봇, 그 중에서도 특히 로보넛 2 입니다. (로보넛에 대해서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159588292 참조)
사실 오큘러스 VR 이 처음 등장했을 때 부터 생각했던 일인데 1 인칭 시점으로 로봇을 조작하는데 매우 괜찮은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사실 SF 를 소재로한 영화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죠. 이제 실제로 그것을 시도할 만큼 기술이 진보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사가 새로운 전용 가상현실 기기 대신 기존의 기기를 활용하려고 하는 것은 아주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이미 만들어져 있는 민수용 기기를 사용하므로써 제작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작 단가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기기를 사용하면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줄일 뿐 아니라 실제 필요한 시점에서 용이하고 저렴하게 대량 조달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발되어 매우 사용이 쉽습니다. 쉬운 조작은 전문적인 용도의 기기 일수록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미덕이죠.
다만 바로 오큘러스 리프트와 키넥트 2 를 로보넛 2 를 조작하는데 사용할 순 없고 이를 위한 별도의 소프트웨어 및 기기 개조가 필요합니다. 지난 2013 년 11월 개발 킷을 받은 이후 지상에서 로봇팔을 조작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테스트가 진행 중에 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는 지상에서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사실 키넥트 1 의 경우에도 테스트 한적이 있기 때문에 나사의 엔지니어들에게 이들은 매우 친숙한 기기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엔 게임용으로 개발된 기기를 다른 산업에 응용하는 것은 더 이상 신선하거나 놀라운 발상이 아닙니다. GPU 의 경우에도 주로는 게임 용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지만 현재에는 슈퍼 컴퓨터나 HPC 에 널리 사용되면서 그 용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키넥트를 비롯한 동작인식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죠.
태평양 건너 미국의 어떤 동맹국에서는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규제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게임과 다른 산업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미국이 IT 뿐 아니라 현대 산업의 강국이 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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