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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9일 월요일

우주 이야기 192 - 650 AU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외계 행성



 세상에는 어디에 속하는지 애매한 상황이나 물건이 있게 마련인데 천문학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행성인지 왜행성인지 혹은 행성인지 갈색 왜성인지, 동반성인지 위성인지 알기 힘든 경우가 생기게 마련인데 최근 천문학자들이 찾아낸 새로운 외계 행성 HD 106906 b 역시 그런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애리조나 대학의 대학원생인 바네사 베일리 (Vanessa Bailey) 가 주도한 연구팀은 HD 106906 라는 독특한 항성을 발견했습니다. 


 이 젊은 별은 아직 별 주변에 다른 행성들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많은 물질을 포함한 원시 행성계 원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별에서 약 650 AU 정도 떨어진 위치에 목성 질량의 최대 11 배에 해당하는 외계 행성 HD 106906 b 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는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행성이 생성된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상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별 주변의 먼지 디스크에서 가스와 먼지가 뭉쳐 행성이 형성된 후 다른 궤도로 이동한다고 믿어지고 있기 때문니다. 이 별은 아직 생긴지 1300 만년 정도로 아주 젊은 별이기 때문에 이렇게 먼 궤도로 이동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습니다.




HD 106906 행성 시스템의 아티스트 컨셉. 새로 생긴 젊은 별 주위에는 아직 행성을 형성할 수 있는 디스크가 존재하며 저 멀리 떨어진 곳에 HD 106906 b 가 존재  This is an artist's conception of a young planet in a distant orbit around its host star. The star still harbors a debris disk, remnant material from star and planet formation, interior to the planet's orbit (similar to the HD106906 system). Credit: NASA/JPL-Caltech 


 그렇다면 또 다른 대안적 가설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일종의 쌍성계 가설입니다. 즉 실제로는 쌍성계 인데 한쪽의 질량이 매우 낮은 것이죠. 사실 하나는 황색 왜성인데 다른 하나는 적색 왜성이거나 하나는 주계열성인데 다른 하나는 갈색 왜성인 쌍성계는 드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는 주계열성인데 다른 하나는 행성 크기에 불과한 쌍성계도 존재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실제 우주에서 이런 경우는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최근의 떠돌이 행성 (rogue planet) 들을 볼 때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쌍성 시스템은 크기 차이가 나더라도 1:10 정도 범위 안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라곤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HD 106906 의 두 쌍성은 질량 차이가 1:100 이나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이론적으로 불가능할 이유도 없습니다. 동반성에 가스가 적게 뭉치면 할 수 없이 행성 크기의 동반성이 될 수 밖에 없겠죠. 


 따라서 HD 106906 b 는 이런 점에서 엄밀히 말해 행성이라 불러야 하는지 아니면 쌍성계라고 해야 하는지 애매한 케이스 입니다. 질량 역시 행성과 갈색 왜성의 경계 부분 (이 경계는 목성 질량의 13 배) 에 존재합니다. 다만 질량 차이로 볼 때 주변을 도는 행성이라고 보는 편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비록 별 주변의 디스크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별도로 가스가 뭉처셔 형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쌍성계라고 보기에는 질량 차이가 너무 크고 사실상 모성 주위를 행성이 공전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이 HD 106906 b 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아직 생성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외계 행성은 아직 생성 당시의 열기가 남아 있어 표면 온도가 섭씨 1500 도에 달합니다. 적외선 망원경으로 관측이 가능할 정도의 적외선을 방출한다는 이야기죠. 만약 표면 온도가 목성 수준이었다면 아무리 좋은 망원경이 있다고 해도 관측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모항성에서 970 억 km 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반사되는 빛이나 중력 간섭에 의한 모성의 흔들림, 식현상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경우였죠. 



(MagAO/Clio2 망원경이 열적외선 영역에서 관측한  HD 106906 b. This is a discovery image of HD 106906 b in the thermal infrared (4µm wavelength) from MagAO/Clio2, processed to remove the bright light from its host star, HD 106906 A. The planet is than 20 times farther away from HD 106906 A than Neptune is from our Sun. AU stands for Astronomical Unit, the average distance of the Earth and the Sun. Credit: Vanessa Bailey )


 아무튼 이와 같은 발견은 행성 생성이 생각보다 복잡하게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식으로 생성된 외계행성도 목성처럼 미니 태양계 같은 복잡한 위성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다만 모성이 갈색왜성이나 적색 왜성이 될 만큼 질량을 가지지 못했을 뿐이죠.


 이런 형식의 멀리 떨어진 대형 가스 행성은 생각보다 흔한데 앞서 말한 이유로 인해 우리가 잘 모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가 진행되면 이런 형태의 멀리 떨어진 가스 행성의 존재가 더 밝혀질 지도 모르죠. 이번 연구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Vanessa Bailey, Tiffany Meshkat, Megan Reiter, Katie Morzinski, Jared Males, Kate Y. L. Su, Philip M. Hinz, Matthew Kenworthy, Daniel Stark, Eric Mamajek, Runa Briguglio, Laird M. Close, Katherine B. Follette, Alfio Puglisi, Timothy Rodigas, Alycia J. Weinberger, Marco Xompero. HD 106906 b: A planetary-mass companion outside a massive debris disk.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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