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럴만한 우주선이 없기는 하지만 우리가 태양계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데 그 중 지구를 지나쳐 간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즉 수성 - > 화성 하는 식으로 가는 것이고 지구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지나간 우주선이 있는데 바로 최근에 지구를 스처지나간 주노 탐사선입니다. 주노는 목성까지 가기 위한 속도를 얻기 위해 2013 년 10월 9일 지구 근처에서 플라이 바이를 통해 속도를 높였습니다. 속도가 초속 7.3 km 정도 더 빨라진 주노는 이제 2016 년 목적지인 목성을 향해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참조 : http://jjy0501.blogspot.kr/2013/10/Juno-slingshot.html )
그런데 나사에서 주노가 지구를 통과할 때의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비록 지구를 중점적으로 관측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해상도가 높지는 않지만 신기하게도 지구 근방을 그냥 스쳐 지나간다면 우주선에서 어떻게 보일지 간접 체험이 가능합니다. 지구의 특징이라면 푸른 행성을 지나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옆에 달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보인다는 게 영상에서 나타납니다. 보통 SF 영화에서는 무시되는 부분이지만 지구 옆에는 달이 공전 중이고 다가갈 수록 이것이 선명하게 보이게 됩니다. 해상도만 더 높았다면 더 그럴듯한 영상이 되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주노가 주로 관측하는 대상이 아니라서 고해상도 영상으로 찍지는 않은 것 같네요.
(지구를 통과하는 주노에서 바라본 지구와 달 This cosmic pirouette of Earth and our moon was captured by the Juno spacecraft as it flew by Earth on Oct. 9, 2013. Credit: NASA/JPL-Caltech)
(동영상)
주노가 지구에서 약 60 만 마일 혹은 96.6 만 km 떨어진 지점부터 영상이 나오는데 달이 공전할 시간이 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우주선의 속도로도 이 거리는 몇 주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에 가까이 가면서 초속 수백 km 이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 이상 아마도 지구 뿐 아니라 달의 모습도 선명하게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보통 SF 영화에서는 달은 저 멀리 있고 (경우에 따라 달을 지나쳐 지구에 이르기도 함. 이 경우 달이 먼저 클로즈 업 되고 지구는 그 다음) 가까이 갈수록 지구만 클로즈업 되서 생각을 못했던 부분인데 실제로는 저렇게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한편 주노와 관련되서 재미있는 동영상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주노가 접근할 때 앞서 설명드렸듯이 사실 지구에서 육안으로 이를 관측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지구의 과학자들과 아마추어 무선 동호인들은 주노에게 안녕 (Hi) 라는 모스 부호를 전송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천명이 동시에 무선 신호를 내면 본래 목성의 자기장을 관측하기 위한 장비에 이 신호가 잡힐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성공했습니다.
(Hi Juno )
주노는 이제 앞으로 수년간 무수히 많은 소행성이 있는 소행성대를 지나서 목성에 돌입하게 됩니다. 가는 동안 여러가지 험난한 여행길이 예상되지만 태양계 외각 탐사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 처럼 무사히 통과해 목성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대거 밝혀주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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