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면체 (예들 들어 주사위) 를 던졌는데 6 개의 면이 아니라 12 개의 모서리나 혹은 8 개의 꼭지점 중에 하나로 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정육면체가 팔다리도 없이 스스로 서있다고 가정하면 더 이상한 일이겠죠. 이런 일이 가능한 장치가 스위스의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Zurich. ETH Zurich) 의 연구자들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ETH 의 연구자들은 Cubli 라는 독특한 정육면체 장치를 개발했는데 크기 15 X 15 X 15 의 장치 안에 두면에 설치된 리액션 휠 (reaction wheel) 과 센서, 배터리, 프로세서를 설치하고 두개의 리액션 휠을 돌려 여기에서 일정한 각속도 (Angular velocity) 가 얻어지면 이 각운동량 (Angular momentum) 을 큐브 본체로 전달해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정육면체인 큐브가 신기하기도 한쪽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고속으로 돌던 리액션 휠이 갑자기 정지하면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서 이 각운동량은 어디론가 전달이 되야 합니다. 따라서 이 에너지는 큐브 본체에 전달됩니다. 그것이 바로 큐브가 움직이는 이유인데 자동차나 자전거의 경우에는 바퀴의 각운동량 변화에 뒤집히지 않을 만큼 무겁지만 큐브는 가볍기 때문에 움직이게 됩니다.
각운동량에 대해서 참조 (네이버 캐스트)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0&contents_id=1858
(동영상. 1분 11 초쯤에 휠이 정지하면서 이 힘이 전달되어 면 전체가 움직이는 원리가 설명되어 있음. )
이는 이전에 설명한 스스로 조합되는 큐브와 비슷한 원리이기도 합니다. 이 큐브들의 내부에도 고속으로 회전하는 휠이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10/self-assembling-cube.html 참조) 이런 리액션 휠은 우주로 쏘아올린 위성이 특정한 방향으로 균형을 유지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전에 설명드린 것처럼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경우 자세를 잡는데 필요한 리액션 휠 4 개 중 2 개가 고장나서 결국 임무를 종료해야 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05/157.html 참조) 리액션 휠 없이 자세를 잡으려면 연료가 많이 소모되어 장기간 관측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위의 큐블리의 경우 반대로 자세를 고정하는 게 아니라 자세를 바꾸는데 리액션 휠을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다만 원리는 동일하죠.
암튼 재미있는 큐브이지만 실용성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리액션 휠이나 자이로스코프는 흔한 물건이지만 말이죠.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