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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95 - 100 억 광년 떨어진 새로운 초신성



 초신성 폭발은 은하계 전체가 내는 에너지 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일시에 방출되는 극적인 폭발현상 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초신성 폭발에서도 특별히 더 강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극초신성 (Hypernova) 혹은 Super-Luminous Supernova 는 통상적인 초신성 폭발에너지의 수백배에 달하며 장주기 감마선 버스트의 기원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우주 초기에 존재했던 거대한 종족 III 별들이 폭발하면서 나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6/58-5.html 참조) 


 최근 천문학자들은 통상적인 극초신성 보다도 더 강한 에너지를 내는 아주 독특한 초신성의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이 초신성은 어쩌면 새로운 유형의 초신성일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말이죠. 2013 년 12월 20일 천문학자 앤드류 호웰 (D. Andrew Howell, a staff scientist at Las Cumbres Observatory Global Telescope Network (LCOGT) and adjunct faculty at UC Santa Barbara) 과 그의 동료들이 Astrophysical Journal 에 보고한 초신성 SNLS-06D4eu 은 무려 100 억 광년이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초신성으로 이제까지 발견된 초신성 가운데 가장 밝은 것 가운데 하나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초신성  SNLS-06D4eu  의 사진. 중앙에 밝은 별은 우리 은하계에 있는 별이고 그 위에 보이는 화살표가 가르키는 작은 점이 바로 SNLS-06D4eu  임  A small portion of one of the fields from the Supernova Legacy Survey showing SNLS-06D4eu and its host galaxy (arrow). The supernova and its host galaxy are so far away that both are a tiny point of light that cannot be clearly differentiated in this image. The large, bright objects with spikes are stars in our own galaxy. Every other point of light is a distant galaxy. (Credit: Image courtesy of University of California - Santa Barbara) )  


 100 억년 떨어진 초신성은 이보다 훨씬 어두운 Type Ia 초신성 ( http://jjy0501.blogspot.kr/2013/04/153-type-ia.html 참조)  도 이전에 보고된 바 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밝은 극초신성이라면 더 찾기가 쉽겠죠. 하지만 초신성 SNLS-06D4eu 에는 다른 초신성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Supernova Legacy Survey (SNLS) 연구의 과정에서 밝혀진 이 초신성은 스펙트럼에서 수소선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밝은 초신성이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대해서 과학자들은 다음의 가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부류의 초신성은 초당 수백번씩 회전하는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는 중성자별인 마그네타 (magnetar) 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본래 이 마그네타를 생성한 거대 항성은 풍부한 수소를 지니고 있었으나 외부 층을 다 잃어 버린 후 남은 산소와 탄소층이 중심이된 코어만 초신성 폭발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메카니즘은 분명하게 이해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이런 초신성은 극히 희귀해서 초신성 1만개당 한개 꼴로 존재할 수 있으며 사실 우주 초기에만 존재해서 현재 생성되는 초신성 가운데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연구의 주저자인 호웰의 설명입니다. 


 이 초신성이 발견된 것은 5 년간의 SNLS 연구 과정에서 (이 연구에는 캐나다, 프랑스, 미국 (하와이) 의 연구팀이 세개의 망원경 -  Very Large Telescope (VLT), 하와이 켁 망원경, 제미니 망원경을 사용했음) 발견된 수천개의 초신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거리가 측정되지 않은 초신성들을 발견하면서 부터였다고 합니다. VLT 를 통해 이 초신성이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결과 과학자들은 이들이 극도로 멀리 떨어진, 다시 말해 우주 초기의 초신성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고 하네요. 


 이런 초신성은 물론 강력한 망원경으로도 보기 힘든 진귀한 존재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초신성의 공룡 (These are the dinosaurs of supernovae) 이라고 표현했는데 우주 초기에만 존재해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밖에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0 억 광년 전 초신성이라면 100 억년전 과거를 보는 셈이니까요) 망원경이 단지 멀리 떨어진 것만 보는 존재가 아니라 타임머신 처럼 과거를 보는 도구라는 점을 실감하게 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D. A. Howell, D. Kasen, C. Lidman, M. Sullivan, A. Conley, P. Astier, C. Balland, R. G. Carlberg, D. Fouchez, J. Guy, D. Hardin, R. Pain, N. Palanque-Delabrouille, K. Perrett, C. J. Pritchet, N. Regnault, J. Rich, V. Ruhlmann-Kleider. TWO SUPERLUMINOUS SUPERNOVAE FROM THE EARLY UNIVERSE DISCOVERED BY THE SUPERNOVA LEGACY SURVEYThe Astrophysical Journal, 2013; 779 (2): 98 DOI:10.1088/0004-637X/779/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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