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푸른 독화살 개구리 (Dendrobates azureus)



 동물의 세계에서도 외모는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눈에 띄지 않게 만드는 보호색과 위장 (카모플라쥬) 는 단순한 겉모습이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가 될 수 있죠. 어떻게든 눈에 띄지 않게 다양한 변형을 시도하는 것은 슬그머니 먹이 곁으로 접근하려는 포식자와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피식자 모두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반대로 독을 품고 있는 동식물들은 매우 화려한 외모로 자신들이 독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경고하는데 오늘 소개할 푸른 독화살 개구리 ( blue poison dart frog 혹은 blue poison arrow frog,  학명 Dendrobates azureus ) 은 물론 경고의 의미로 아주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푸른색 피부와 검푸른색의 반점은 아주 멀리서도 잘 보이죠. 


 푸른 독화살 개구리는 대략 8 그램 정도의 몸무게에 3 - 4.5 cm 정도 몸길이를 가진 중간 크기의 개구리로, 먹이는 작은 곤충들을 가리지 않고 먹으며 야생에서는 4-6 년, 사육 상태에서는 10 년까지 생존할 수 가 있다고 하네요. 일부에서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이 개구리를 사육하는 경우도 있는데 잠시 검색해본 결과 국내에서도 이를 사육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주 서식지는 남미의 수리남과 브라질 북부입니다.     



(푸른 독화살 개구리.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 녀석은 좀 못 생긴 것 같네요. 왠지 저랑 동질감도 느껴지는...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Dendrobates_azureus_qtl1.jpg  ) 



(사육 상태인 푸른 독화살 개구리. 각각의 등 반점 무니는 개체마다 달라서 개별 개구리를 식별하는 지문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음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2009-04-05Dendrobates_tinctorius_azureus039.jpg )


 이 개구리는 사실 Dendrobates tinctorius 의 아종으로 보는 의견과 독립된 별개의 종으로 보는 의견이 아직도 좀 분분한 종입니다. 이 독화살 개구리들은 Dendrobatidae 라는 하나의 과에 속하는데 지금까지 모두 175 종 정도가 밝혀져 있으며 생김새는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 독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눈에 잘 띄는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남미의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독화살 개구리들은 원주민들이 독화살을 만들때 이 개구리들을 이용해서 그런 명칭이 붙었는데 실제로 황금 독화살 개구리 (golden poison dart frog) 는 수 cm 에 불과한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10 - 20 명의 성인을 죽일 수 있을 만큼의 독이 있다고 합니다. 


 독화살 개구리의 독은 피부 밑에 위치한 샘 (gland) 에 있는 알칼로이드 독 (lipophilic alkaloid toxins) 으로써 사실 만지는 순간까지는 안전하나 먹는 순간 포식자의 신경을 마비시키게 됩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독을 의학적으로 이용하는 연구 (예를 들어 진통제로) 를 진행중에 있다고 하네요. 


 한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개구리가 이 독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개미, 지네, 진드기 같은 절지동물로 부터 원료를 공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이런 절지 동물들은 사육 상태에서 먹이로 주지 않기 때문에 인공적으로 사육되는 독화살 개구리들은 독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다고 하네요. 따라서 사육해도 안전하다고 합니다. 


 앞서 못생겼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듯 합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작고 파란색의 보석 같이 생긴 예쁜 개구리도 될 수 있거든요. 그러나 잘 생겼는지 못생겼는지는 인간의 임의적인 판단이고 이 개구리는 생존을 위해서 눈에 잘 띄는 보호색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처음에 글을 쓸때는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제목도 그렇게 정했다가 수정했습니다. 다시 여러 사진들을 보니까 꽤 예쁜 파란 조약돌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