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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호미닌의 DNA 가 밝힌 인류의 족보



 독일 라이프치히의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in Leipzig, Germany) 의 과학자들이 호모속에 속하는 유전자 가운데서는 가장 오래된 40 만년전의 DNA 의 염기 서열을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분석한 염기 서열은 완전한 미토콘드리아 DNA 로 호모 속에 진화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들이 발굴한 mtDNA 는 스페인의 북부의 동굴인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 (Sima de los Huesos) 에서 발골된 화석에서 얻어졌습니다. 여기서는 홍적세 (Pleistocene) 중기 호미닌 (Hominin) 화석이 적어도 28 개 이상 발굴되었는데 지난 20 여년간 발굴작업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 화석의 주인공은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시스의 조상으로 생각되는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Homo heidelbergensis) 의 것으로 분류되지만 일부 호모 네안데르탈시스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호모속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매티어스 메이어 (Matthias Meyer) 와 그의 팀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서 이 화석속에 남아 있는 mtDNA 를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십만년 정도 오래된 DNA 를 다시 복원하는 일은 예외적일 만큼 잘 보존된 영구 동토내 남아 있는 화석에서만 가능했습니다. 이전에 복원하는데 성공한 70 만년전 말의 조상 DNA 역시 영구 동토층에서 기적적으로 잘 보존된 것이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06/70-dna.html 참조) 이번 연구는 새로운 기술로 영구 동토층이 아닌 곳에서도 오래된 DNA 를 복원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번에 복원된 mtDNA 는 그 자체로 놀라운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시마인들이 외형적으로는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지만 그 DNA 는 호모속에 다른 그룹인 데니소바인과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데니소바인에 대해서는 http://jjy0501.blogspot.kr/2012/11/blog-post_2.html 참조 ) 


 연구팀은 추출한 mtDNA 시퀀스를 현생 인류, 네안데르탈인, 유인원들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시마인이 살았던 시기는 약 40 만년 전이며  mtDNA 는 데니소바인과 70 만년전에 분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최근 호모속에 대한 DNA 추출이 가능해지면서 새롭게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시스는 서로간의 이종 교배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이종간 교배는 네안데르탈인의 아시아 그룹으로 생각되는 데니소바인과의 사이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11/part-ii.html 참조) 


 시마인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조상과 연결관계가 있는 호모속의 멸종된 그룹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서로간에 이종 교배를 통해 DNA 를 전달했으며 그 흔적의 일부는 우리 호모 사피엔스 안에도 남아있습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연구 결과는 호모 사피엔스 진화가 생각이상으로 복잡하게 진행되었다는 증거로 생각됩니다. 즉 아프리카에서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 우리에게 DNA 를 전달한 유일한 호모속의 조상이 아니라 데니소바인, 네안데르탈인도 일부 DNA 를 우리에게 전달했으며 시마인의 mtDNA 는 이런 흔적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새로운 DNA 연구 결과를 통해서 크리스 스트링거 (2012) 등이 주장한 호모속의 진화 계통수. 아프리카에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로 부터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은 아프리카 외부에서 역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에서 진화된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과의 이종교배를 통해서 일부 DNA 를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됨.   Chris Stringers hypothesis of the family tree of genus Homo, published 2012 in Nature (Vol. 485, No. 7396, 2012, pp. 33–35 [here p. 34], doi:10.1038/485033a: Comment: What makes a modern human.). Homo floresiensis originated in an unknown location from unknown ancestors and reached remote parts of Indonesia. Homo erectus spread from Africa to western Asia, then east Asia and Indonesia; its presence in Europe is uncertain, but it gave rise to Homo antecessor, found in Spain. Homo heidelbergensis originated from Homo erectus in an unknown location and dispersed across Africa, southern Asia and southern Europe (other scientist interprete fossils, here named heidelbergensis, as late erectus). Homo sapiens spread from Africa to western Asia and then to Europe and southern Asia, eventually reaching Australia and the Americas. In addition to Neanderthals and Denisovans a third gene flow in Africa is indicated at the right as published by Michael F. Hammer et al.: Genetic evidence for archaic admixture in Africa. In: PNAS. Band 108, Nr. 37, 2011, S. 15123–15128, doi:10.1073/pnas.1109300108.  Credit : Chris Stringer)


 위의 새로운 진화 계통수는 최근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DNA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나온 새로운 가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분명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의 DNA 의 대부분은 아프리카에서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에서 기원하지만 일부는 같은 뿌리에서 진화된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의 DNA를 받아들였다는 것이죠. 비록 몇 % 에 불과하지만 이종 교배가 가능했고 그 흔적이 남아있다는 연구 결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놀라운 가설로써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시마인은 하이델베르겐시스와 네안데르탈인의 중간 단계이면서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존재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시마인이 이들의 공통 조상과 연관이 깊을 수도 있고 이들간의 복잡한 이종 교배의 역사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마치 북극곰과 갈색곰의 관계처럼 말이죠. (http://jjy0501.blogspot.kr/2012/08/blog-post_26.html


 이와 같은 증거가 쌓인다면 과연 이들 호모속의 종들을 모두를 별개의 종으로 분류할 것인지 아종으로 분류할 것인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결론을 내리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의 족보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이죠. 


 참고 


Journal Reference:
  1. Matthias Meyer, Qiaomei Fu, Ayinuer Aximu-Petri, Isabelle Glocke, Birgit Nickel, Juan-Luis Arsuaga, Ignacio Martínez, Ana Gracia, José María Bermúdez de Castro, Eudald Carbonell, Svante Pääbo. A mitochondrial genome sequence of a hominin from Sima de los HuesosNature, 2013; DOI: 10.1038/nature1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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