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규모 감시 프로젝트인 프리즘 (PRISM) 으로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미 국가 안보국 (NSA : National Security Agency) 가 프로그래머가 짠 코드가 안드로이드 OS 에 포함되어 있다고 블룸버그 비지니스 위크의 Mark Milian 이 이번주에 보도했습니다.
이에 의하면 지난 2012 년 NSA 는 보안이 강화된 Security Enhanced Android (SE Android) 를 내놓았는데 그전에 앞서 2011 년에 이를 개발하면서 만든 소스 코드들 중 일부가 현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포함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목적은 안드로이드의 보안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만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인데, 문제는 최근 NSA 가 프리즘 프로젝트로 인해 큰 홍역을 치루고 있는 중이라 이 코드들이 혹시 프리즘과 연관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구글의 대변인인 Gina Scigliano 는 안드로이드에 이들 코드가 들어간 것은 맞지만 모든 안드로이드 코드는 자유롭게 리뷰가 가능하고 기여자들을 알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와 같은 목적은 아니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블룸버그가 인터뷰한 이 프로젝트의 프로그래머 스테판 스몰리 (Stephen Smalley) 는 이 코드의 목적이 사용자 감시가 아닌 보안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기사를 믿는다면 NSA 에서 개발한 소스 코드가 안드로이드 OS 에 일부 통합된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구나 접근 가능한 안드로이드의 특징상 사용자 모르게 정보를 빼내거나 감시할 목적이라기 보단 실제로 보안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프리즘 프로젝트는 광섬유 업로드와 서버 단위를 검색하고 있어서 굳이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정보를 빼낼 필요성 까지는 없는데다 그런 소스코드를 포함시키면 결국 누군가가 눈치채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은 개인 정보 수집에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루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기기 해킹이 필요한 경우에는 목표로한 기기만 해킹하거나 혹은 이메일, 통화 내역, 서버와의 교신 등의 정보를 NSA 에서 가져갔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보안 코드에 NSA 의 손길이 닿았다면 이 보안을 해제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해 보입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개방적인 안드로이드 OS 는 해커에게도 널리 개방되어 있긴 하지만 말이죠.
한편 이런 보도가 나가자 애플은 자사의 운용체제나 혹은 제품에는 이와 같이 정부 기관의 코드가 삽입되어 있지않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실 큰 의미는 없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 이상 범위에서 NSA 는 정보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NSA 에서 유출되었다고 주장되는 프리즘 관련 슬라이드. 구글은 물론 애플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 )
현재까지 유출된 정보와 미정부 및 관련 회사들이 정식으로 언급한 바에 의하면 NSA 의 프리즘은 아예 서버에 직접 접속하거나 데이타 전송 과정에 끼어들어 정보를 감시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이야 말로 IT 에서는 절대 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정보 통신 산업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회사들 -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 은 물론이고 인텔, IBM, 오라클, 시스코, 델, HP 등등 - 이 미국에 많기 때문에 이들을 감시하기만 해도 NSA 는 어렵지 않게 전세계 여러 나라의 정보를 쉽게 감청할 수 있습니다.
아예 인터넷을 쓰지 않으면 모를까 그게 아닌 이상 NSA 의 감시에서 벋어나기는 힘들다는 것이죠. 따라서 안드로이드든 iOS 든 윈도우 폰이든 간에 모든 종류의 IT 디바이스는 NSA 의 감시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 입니다. 아예 IT 기반 시설과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안드로이드에 NSA 의 소스 코드가 끼어 들어 있다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아이폰을 쓰더라도 NSA 님은 지켜보고 계십니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가 정말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지만 아무튼 해커와 IT 회사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말고도 NSA 님까지 제 정보를 알고 있다니 찜찜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고 이제와서 인터넷을 끊을 수도 없는 딜레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수와 함께 개인 정보 (라고 하기보단 이젠 오픈 소스 ? ) 를 공유하는 수 밖에요. 사실 별로 필요한 정보가 없어서 그다지 털릴 위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찜찜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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