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00 만년 전 인류의 조상을 복원하다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Australopithecus sediba




 홍적세 (Pleistocene) 초기 인 200 만년전, 아프리카에 서식하던 호미닌 (Hominin : 사람속을 포함하는 인간과 유연관계인 동물들) 중 하나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Australopithecus sediba 는 2008 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 버그 근방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이 화석을 발견한 것은 고인류학자 리 버거 (Lee Berger) 의 아들인 매튜 (Mathew) 였는데 당시 9 살난 꼬마였습니다. 이글을 쓰는 시점까지Au. sediba 의 화석은 6 개체에서 나온 220 개의 조각들입니다. 


 A. sediba 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genus Australopithecus) 와 사람속 (genus Homo) 사이의 전이종 (transitional species) 이라는 견해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Australopithecus africanus) 와 호모 하빌리스 (Homo habilis) 의 중간 종이라는 견해가 제기되면서 결국 사람속 전체의 조상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요성 때문에 이와 연관된 다수의 논문이 Science 에 연속으로 올라오기도 했죠. 


 조엘 아이리쉬 (Joel D. Irish, professor of natural sciences at 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 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와 여러 멸종 호미닌들, 침팬치, 고릴라의 치아를 분석했습니다. 여기에는 340 개의 화석에서 나온 4571 개의 표본과 44 마리의 고릴라/침팬치에서 나온 표본이 사용되었습니다.


 치아는 서로 다른 유연종을 비교하기에 매우 적합한 표본으로 널리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최초 나왔던 연구 결과와 비슷하게 이들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 (특히 아프리카누스) 와 초기 호모속의 특징을 공유한 전이종이라는 결과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발목, 두개골, 골반, 척추 등 다른 골격의 특징 역시 전이종의 모습을 하고 있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가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란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인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침팬치 (왼쪽에서 오른쪽 순) 의 골격 비교. A team of scientists has pieced together how the hominid Australopithecus sediba (Au. sediba) walked, chewed, and moved nearly two million years ago. The image shows Au. sediba, center (white), compared to the skeleton of a modern human, left, and a chimpanzee, right. (Credit: Photo by Lee Berger, courtesy of the 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의 가장 잘 보존된 표본인 MH1 의 경우 대략 키가 1.27 미터 였습니다. 이 개체는 청소년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거의 성체와 몸집이 비슷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뇌 용적의 경우 A. africanus 의 상위 그룹과 초기 호모속의 하위 그룹에 속하는 420 ml/cc 정도였습니다. Au. sebida 가 직립 보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최신 연구에 의하면 잘 뛰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합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를 최초 보고했던 리 버거 교수 (Prof Lee Berger of Wits University ) 와 취리히 대학의 페터 슈미트 (Peter Schmid) 는 다리와 흉곽의 골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직립 보행을 했던 것은 확실하지만 현대인처럼 두발로 뛰는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현생 인류와는 달리 원뿔형으로 나온 Au. sebida 의 흉곽은 달리면서 팔을 내미는데 거추장스러운 구조였으며 현생 인류처럼 장거리를 뛰거나 걷는데 적합한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특징들은 기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다 이족 보행에 적합하게 진화했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의 골격 복원  Reconstruction of Au. sediba. (Credit: Lee Berger; University of Witwatersrand) )


 반면 팔의 구조를 감안하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는 능숙하게 나무를 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점은 호모 속보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에 더 가까운 특징이지만 이들의 척추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보다는 호모 속을 닮은 그야말로 두 속이 혼재된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전이종은 인류 진화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가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한 전체 호모속에 조상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가 필요하며 과학자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일치를 보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새로운 화석의 발굴과 연구가 인류가 속해있는 호미닌들의 진화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런 연구를 통해 결국 '우리는 무엇에서 부터 비롯되었는가 ?' 라는 꽤 철학적인 주제에 대한 해답의 일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J. D. Irish, D. Guatelli-Steinberg, S. S. Legge, D. J. de Ruiter, L. R. Berger. Dental Morphology and the Phylogenetic "Place" of Australopithecus sediba. Science, 2013; 340 (6129): 1233062 DOI: 10.1126/science.1233062
  2. P. Schmid, S. E. Churchill, S. Nalla, E. Weissen, K. J. Carlson, D. J. de Ruiter, L. R. Berger. Mosaic Morphology in the Thorax of Australopithecus sediba. Science, 2013; 340 (6129): 1234598 DOI: 10.1126/science.1234598
  3. S. A. Williams, K. R. Ostrofsky, N. Frater, S. E. Churchill, P. Schmid, L. R. Berger. The Vertebral Column of Australopithecus sediba. Science, 2013; 340 (6129): 1232996 DOI: 10.1126/science.123299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