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명왕성에서는 카론, 닉스, 히드라 외에도 P4 와 P5 라는 새로운 위성들이 발견되었습니다. 2013 년 국제 천문 연맹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 은 그 명칭을 정하기 위한 회의를 했는데 P4/5 의 발견팀의 리더인 마크 쇼윌터 (Mark Showalter : Carl Sagan Center for the Study of Life in the Universe, SETI Institute) 은 온라인에서 그 명칭을 공모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아케론과 케르베로스에 투표를 했는데 영향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한개는 당첨되었습니다. 2013 년 7월 2일 국제 천문 연맹 (IAU) 는 각각 새 위성의 이름을 케르베로스 (Kerberos, P4) 와 스틱스 (Styx, P5) 로 정했습니다.
이 명칭은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머리가 세개 달린 지옥의 개와 저승을 흐르는 강 (스틱스) 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당연히 저승의 신인 플루토 (그리스의 죽음과 저승의 신인 하데스 Hades 는 부유한 자라는 뜻인 Plouton 이라고도 불렀는데 이 명칭이 로마로 건너와 플루토 Pluto 가 됨 ) 와 연관이 있는 명칭입니다. 다른 명칭으로 스타트랙에 나오는 가상의 행성인 벌컨 (Vulcan) 과 로물루스 (Romulus) 가 제안되기도 했으나 아쉽게도 탈락했다고 합니다.
새로 이름이 정해진 케르베로스 (Keroberos 사실 한글 표기는 더 다양하긴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이걸로 통일) 의 경우 이전까지 정식 명칭은 'S/2011 (134340) 1' 이었는데 2011 년 명왕성 주위에서 밝혀진 첫번째 위성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명칭보다는 비공식적인 명칭인 P4 (명왕성에서 네번째로 발견된 위성) 라는 명칭이 더 흔하게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케르베로스는 위에서 언급한 마크 쇼윌터등이 이끄는 연구팀이 허블 우주 망원경에 설치된 WFC3 (Wild Field Camera 3) 영상을 분석해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략적인 지름은 13 - 34 km 정도로 생각되며 지금까지 명왕성 주위에서 발견된 위성 중 두번째로 작은 것 (다시 말해 네번째로 큰 것) 입니다. 지름으로 부터 추정한 알베도 (geometric albedo) 는 0.35 에서 0.6 정도입니다. 공전 궤도는 명왕성 중심에서 59000 km, 공전 주기는 32.1 일 정도이며 그 궤도는 거의 원에 가깝습니다. 현재까지 정확한 질량은 확실치 않아 추가 관측이 필요합니다. 물론 크기가 작은 만큼 질량도 작겠지만 말이죠.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찍은 명왕성과 그 다섯 위성들. 보는 관점에 따라 명왕성과 카론은 쌍성계이고 그 주변을 다른 4 개의 위성이 도는 형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음. This image, taken by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shows five moons orbiting the distant, icy dwarf planet Pluto. The newly discovered small moon, designated P5, is the innermost of the moons found by Hubble over the past seven years. The diagram shows that P5 is in a 58,000-mile-diameter circular orbit around Pluto that is assumed to be co-planar with the other satellites in the system. Though Charon (discovered in 1978) is an even closer moon to Pluto, some astronomers consider the Pluto-Charon pair a "double planet" because Charon's mass is 12 percent of Pluto's mass (by comparison, our Moon is .01 percent Earth's mass). This image was taken with Hubble's Wide Field Camera 3 on July 7. Other observations that collectively show the moon's orbital motion were taken on June 26, 27, and 29, 2012 and July 9, 2012. The new data will help scientists in their planning for the July 2015 flyby of Pluto by NASA's New Horizons spacecraft. Image Credit : NASA, ESA, and L. Frattare (STScI) )
스틱스 (Styx) 는 지름 10 - 25 km 정도의 위성으로 명왕성의 위성 중 가장 작습니다. 공전 궤도는 거의 원형이며 거리는 명왕성 중심에서 약 42000 km 정도입니다. 공전 주기는 20.2 일 정도입니다. 추정 알베도는 0.35 - 0.4 정도입니다. 질량은 약간 확실치 않은데 추가 관측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위성 역시 2012 년에 쇼월터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허블 우주 망원경의 WFC3 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초기 이름은 'S/2012 (134340) 1' 이었으나 비공식적으로 P5 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왕성의 위성들은 워낙 서로 가까이서 공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로 중력으로 궤도 공명이 일어나 스틱스/닉스/케르베로스/히드라는 명왕성 카론과 1:3:4:5:6 의 비율에 가깝게 공전 주기가 겹칩니다. 명왕성 카론의 공전 주기는 6.387 일인데 스틱스는 다시 그 세배인 20일 정도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닉스는 그 네배에 가까운 24.856 일 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케르베로스는 5 배에 가까운 32.1 일, 히드라는 6 배에 근접한 38 일 정도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서로의 중력의 영향으로 궤도와 공전 주기가 일정하게 변한 것입니다.
(명왕성의 위성들. Source : wiki )
태양계에서 이와 가장 근접한 사례를 찾아보면 목성의 가장 큰 위성 네개 중 안쪽의 세개인 이오, 유로파 (에우로파), 가니메데의 경우입니다. 이들의 공전 주기는 정확하게 1:2:4 의 비율을 가집니다.
( Animation of the 1:2:4 Laplace resonance between Ganymede, Europa, and Io. The ratio labels in the image are incorrect. They should read: Ganymed 1:4 (one rotation for every four of Io), Europa 1:2, Io 1:1 (another option is Ganymed 1:1, Europa 2:1, Io 4:1).
명왕성은 사실 목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왜행성 (dwarf planet) 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복잡한 위성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정말 독특합니다. 아니 사실 쌍성계에 가까운 시스템 주위에 다시 위성 시스템을 거느리고 있는 태양계내 거의 유일한 천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그만 명왕성이 (질량은 지구의 0.00218 배, 즉 0.218 % 에 불과하고 부피는 지구의 0.0059 배 혹은 0.59 % 에 불과) 왜 이런 복잡한 위성 시스템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현재까지도 미스테리지만 한가지 가능성 있는 설명은 명왕성이 과거에 꽤 큰 천체와 충돌을 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즉 주변의 다수의 위성들은 이 때의 파편들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곧 다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명왕성을 직접 탐사할 뉴 호라이즌 (New Horizon) 탐사선이 2015 년 7월 쯤 명왕성에 도달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명왕성을 향해 지난 2006 년 발사된 뉴 호라이즌 호 Image Credit : NASA )
이전에 뉴 호라이즌 호를 언급할 때는 언제 도착하나 했는데 이제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2 년 남았네요. 직접 명왕성에 가면 명왕성의 추가적인 위성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표면은 어떻게 생겼고 구체적인 크기와 밀도, 질량은 어느 정도인지 매우 상세하기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명왕성의 이 복잡한 시스템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될 결정적인 정보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대체 명왕성 표면의 알록 달록한 문양은 왜 생겼는지 명왕성의 대기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역시 우리가 궁금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아마 그때도 블로그를 하게 되면 2015 년은 명왕성 특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명왕성이 워낙 독특한 특징들이 많아서 과연 어떤 모습이 숨어 있을 지 자못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Showalter, M. R.; Hamilton, D. P. (2011-07-20). "New Satellite of (134340) Pluto: S/2011 (134340) 1". Central Bureau for Astronomical Telegrams.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Retrieved 2011-07-20.
2. Stern, S. A.; Weaver, H. A.; Steff, A. J.; Mutchler, M. J.; Merline, W. J.; Buie, M. W.; Young, E. F.; Young, L. A.; Spencer, J. R. (2006-02-23). "A giant impact origin for Pluto’s small moons and satellite multiplicity in the Kuiper belt". Nature 439 (7079): 946–948. Bibcode:2006Natur.439..946S. doi:10.1038/nature04548. PMID 16495992. Retrieved 2011-07-20.
3. Showalter, M.R.; Weaver, H. A.; Stern, S. A.; Steffl, A. J.; Buie, M. W.; Merline, W. J.; Mutchler, M. J.; Soummer, R.; Throop, H. B. (2012). (abstract only) "New Satellite of (134340) Pluto: S/2012 (134340) 1". IAU Circular 925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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