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55 - 명왕성의 새 위성의 이름은 스틱스와 케르베로스



 이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명왕성에서는 카론, 닉스, 히드라 외에도 P4 와 P5 라는 새로운 위성들이 발견되었습니다. 2013 년 국제 천문 연맹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 은 그 명칭을 정하기 위한 회의를 했는데 P4/5 의 발견팀의 리더인 마크 쇼윌터 (Mark Showalter :  Carl Sagan Center for the Study of Life in the Universe, SETI Institute) 은 온라인에서 그 명칭을 공모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아케론과 케르베로스에 투표를 했는데 영향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한개는 당첨되었습니다. 2013 년 7월 2일 국제 천문 연맹 (IAU) 는 각각 새 위성의 이름을 케르베로스 (Kerberos, P4) 와 스틱스 (Styx, P5) 로 정했습니다. 


 이 명칭은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머리가 세개 달린 지옥의 개와 저승을 흐르는 강 (스틱스) 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당연히 저승의 신인 플루토 (그리스의 죽음과 저승의 신인 하데스 Hades 는 부유한 자라는 뜻인 Plouton 이라고도 불렀는데 이 명칭이 로마로 건너와 플루토 Pluto 가 됨 ) 와 연관이 있는 명칭입니다. 다른 명칭으로 스타트랙에 나오는 가상의 행성인 벌컨 (Vulcan) 과 로물루스 (Romulus) 가 제안되기도 했으나 아쉽게도 탈락했다고 합니다.   


 새로 이름이 정해진 케르베로스 (Keroberos 사실 한글 표기는 더 다양하긴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이걸로 통일) 의 경우 이전까지 정식 명칭은 'S/2011 (134340) 1' 이었는데 2011 년 명왕성 주위에서 밝혀진 첫번째 위성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명칭보다는 비공식적인 명칭인 P4 (명왕성에서 네번째로 발견된 위성) 라는 명칭이 더 흔하게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케르베로스는 위에서 언급한 마크 쇼윌터등이 이끄는 연구팀이 허블 우주 망원경에 설치된 WFC3 (Wild Field Camera 3) 영상을 분석해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략적인 지름은 13 - 34 km 정도로 생각되며 지금까지 명왕성 주위에서 발견된 위성 중 두번째로 작은 것 (다시 말해 네번째로 큰 것) 입니다. 지름으로 부터 추정한 알베도 (geometric albedo) 는 0.35 에서 0.6 정도입니다. 공전 궤도는 명왕성 중심에서 59000 km, 공전 주기는 32.1 일 정도이며 그 궤도는 거의 원에 가깝습니다. 현재까지 정확한 질량은 확실치 않아 추가 관측이 필요합니다. 물론 크기가 작은 만큼 질량도 작겠지만 말이죠.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찍은 명왕성과 그 다섯 위성들. 보는 관점에 따라 명왕성과 카론은 쌍성계이고 그 주변을 다른 4 개의 위성이 도는 형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음.  This image, taken by NASA's Hubble Space Telescope, shows five moons orbiting the distant, icy dwarf planet Pluto. The newly discovered small moon, designated P5, is the innermost of the moons found by Hubble over the past seven years. The diagram shows that P5 is in a 58,000-mile-diameter circular orbit around Pluto that is assumed to be co-planar with the other satellites in the system. Though Charon (discovered in 1978) is an even closer moon to Pluto, some astronomers consider the Pluto-Charon pair a "double planet" because Charon's mass is 12 percent of Pluto's mass (by comparison, our Moon is .01 percent Earth's mass). This image was taken with Hubble's Wide Field Camera 3 on July 7. Other observations that collectively show the moon's orbital motion were taken on June 26, 27, and 29, 2012 and July 9, 2012. The new data will help scientists in their planning for the July 2015 flyby of Pluto by NASA's New Horizons spacecraft.  Image Credit : NASA, ESA, and L. Frattare (STScI) ) 


 스틱스 (Styx) 는 지름 10  - 25 km 정도의 위성으로 명왕성의 위성 중 가장 작습니다. 공전 궤도는 거의 원형이며 거리는 명왕성 중심에서 약 42000 km 정도입니다. 공전 주기는 20.2 일 정도입니다. 추정 알베도는 0.35 - 0.4 정도입니다. 질량은 약간 확실치 않은데 추가 관측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위성 역시 2012 년에 쇼월터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허블 우주 망원경의 WFC3 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초기 이름은 'S/2012 (134340) 1' 이었으나 비공식적으로 P5 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왕성의 위성들은 워낙 서로 가까이서 공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로 중력으로 궤도 공명이 일어나 스틱스/닉스/케르베로스/히드라는 명왕성 카론과 1:3:4:5:6 의 비율에 가깝게 공전 주기가 겹칩니다. 명왕성 카론의 공전 주기는 6.387 일인데 스틱스는 다시 그 세배인 20일 정도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닉스는 그 네배에 가까운 24.856 일 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케르베로스는 5 배에 가까운 32.1 일, 히드라는 6 배에 근접한 38 일 정도의 공전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서로의 중력의 영향으로 궤도와 공전 주기가 일정하게 변한 것입니다. 



 (명왕성의 위성들.    Source : wiki ) 


 태양계에서 이와 가장 근접한 사례를 찾아보면 목성의 가장 큰 위성 네개 중 안쪽의 세개인 이오, 유로파 (에우로파), 가니메데의 경우입니다. 이들의 공전 주기는 정확하게 1:2:4 의 비율을 가집니다. 



( Animation of the 1:2:4 Laplace resonance between Ganymede, Europa, and Io. The ratio labels in the image are incorrect. They should read: Ganymed 1:4 (one rotation for every four of Io), Europa 1:2, Io 1:1 (another option is Ganymed 1:1, Europa 2:1, Io 4:1). 


 명왕성은 사실 목성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왜행성 (dwarf planet) 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복잡한 위성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정말 독특합니다. 아니 사실 쌍성계에 가까운 시스템 주위에 다시 위성 시스템을 거느리고 있는 태양계내 거의 유일한 천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그만 명왕성이 (질량은 지구의 0.00218 배, 즉 0.218 % 에 불과하고 부피는 지구의 0.0059 배 혹은 0.59 % 에 불과) 왜 이런 복잡한 위성 시스템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현재까지도 미스테리지만 한가지 가능성 있는 설명은 명왕성이 과거에 꽤 큰 천체와 충돌을 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즉 주변의 다수의 위성들은 이 때의 파편들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이론은 곧 다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명왕성을 직접 탐사할 뉴 호라이즌 (New Horizon) 탐사선이 2015 년 7월 쯤 명왕성에 도달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명왕성을 향해 지난 2006 년 발사된 뉴 호라이즌 호    Image Credit : NASA   )


 이전에 뉴 호라이즌 호를 언급할 때는 언제 도착하나 했는데 이제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2 년 남았네요. 직접 명왕성에 가면 명왕성의 추가적인 위성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표면은 어떻게 생겼고 구체적인 크기와 밀도, 질량은 어느 정도인지 매우 상세하기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명왕성의 이 복잡한 시스템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될 결정적인 정보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대체 명왕성 표면의 알록 달록한 문양은 왜 생겼는지 명왕성의 대기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역시 우리가 궁금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아마 그때도 블로그를 하게 되면 2015 년은 명왕성 특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명왕성이 워낙 독특한 특징들이 많아서 과연 어떤 모습이 숨어 있을 지 자못 기대가 되는 상황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Showalter, M. R.; Hamilton, D. P. (2011-07-20). "New Satellite of (134340) Pluto: S/2011 (134340) 1". Central Bureau for Astronomical Telegrams.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Retrieved 2011-07-20.

2. Stern, S. A.; Weaver, H. A.; Steff, A. J.; Mutchler, M. J.; Merline, W. J.; Buie, M. W.; Young, E. F.; Young, L. A.; Spencer, J. R. (2006-02-23). "A giant impact origin for Pluto’s small moons and satellite multiplicity in the Kuiper belt". Nature 439 (7079): 946–948. Bibcode:2006Natur.439..946S. doi:10.1038/nature04548. PMID 16495992. Retrieved 2011-07-20.

3.  Showalter, M.R.; Weaver, H. A.; Stern, S. A.; Steffl, A. J.; Buie, M. W.; Merline, W. J.; Mutchler, M. J.; Soummer, R.; Throop, H. B. (2012). (abstract only) "New Satellite of (134340) Pluto: S/2012 (134340) 1". IAU Circular 9253: 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