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새로운 저전력 해수 담수화 기술



 21세기에 인류가 직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식수를 비롯한 물 문제 입니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물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데 비해 수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더욱이 최근의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세계의 일부 지역에선 수자원 고갈이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결국 미래 물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구 수자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닷물을 담수화 시키는 해수 담수화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미 여러 물부족 국가들에서 해수 담수화는 낯선 기술이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 해수 담수화 설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증발법은 대형 설비와 막대한 에너지 투입이 필요하며 역삼투압법의 경우 고가의 역삼투막 관리 및 탈염 공전 전에 해수를 정제하는 과정 때문에 소규모 해수 담수화에는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해수 담수화 기술은 일부의 지역과 국가에서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DOE) 을 받은 텍사스 대학의 크룩 (Richard M. Crooks /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과 마르부르크 대학의 탈라렉 (Ulrich Tallarek, University of Marburg, Germany ) 및 그 동료 연구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해수 담수화 기술을 공개했는데 이 기술은 적은 에너지로도 해수를 간단하게 담수화 시킬 수 있어 주목해 볼만 합니다. 


 이들이 새로 공개한 전기 화학 공정 (electrochemical process) 은 22 ㎛ 수준의 미세한 마이크로 채널과 2개의 브랜치 채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낮은 전류 (3 V) 를 전극을 통해 흘려 보내면 물속에 녹아 있는 음전하를 지닌 염소 이온 (chloride ions 물론 소금이 분해되어 생긴 것) 이 산화되면서 중화 되게 됩니다. 이후 채널 안에 아주 좁은 지역에 음전하 이온이 부족한 지역이 생기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양전하를 띤 이온들 역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기를 떠나 음이온이 많은 지역으로 이동하므로 채널 한쪽에는 전하를 띄지 않는 물분자만 남게 됩니다. 이를 수거하면 복잡한 막으로 해수를 거르거나 혹은 많은 에너지를 써서 물을 증발시키지 않더라도 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만든 탈염 장치인 water clip 의 프로토타입 실물  A prototype "water chip" developed by researchers at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in collaboration with a startup company. (Credit: Image courtesy of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


 독특한 작동 메카니즘 때문에 이들이 만든 탈염 장치는 아주 작은 크기로 소량씩 해수를 담수화 시킬 수 있으며 가게에서 파는 건전지나 배터리로도 작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길이 먼 상태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아직 음용수로 사용할 만한 99% 이상 탈염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프로토타입은 탈염 비율이 25% 수준 밖에 안되 지만 연구팀은 결국 99% 레벨 까지 도달이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소형 프로토타입은 시간당 만들 수 있는 물의 양이 너무 적어 아직 사용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만약 미래에 아주 작고 사용하기 편리한 탈염 장치를 만들 수 있다면 조난 구조용이나 재해 상태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조난당한 선원들은 바다에서 탈수되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데 작고 간편한 탈염 장치만 있다면 얼마든지 식수를 조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염가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면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도 식수 부족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만 아무리 참신한 방법이라도 실제 현실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실용성이라는 측면과 경제성이라는 측면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향후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Kyle N. Knust, Dzmitry Hlushkou, Robbyn K. Anand, Ulrich Tallarek, Richard M. Crooks. Electrochemically Mediated Seawater Desalination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2013; DOI: 10.1002/anie.20130257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