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 증가하면서 지구 이외에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추정은 더욱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다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실제로 그렇다고 입증한 것은 천지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만 있다면 과학은 물론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쾌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따라서 많은 과학자들이 이와 같은 연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형태의 박테리아라도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 생긴게 확실한 외계 생명체라면 아주 큰 의의가 있습니다.
태양계에서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라도 찾아보기 위해 여러 연구자들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지난 수십년에 걸쳐 다른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자기파를 분석해서 외계인의 존재를 알아내려 애써왔습니다. 이들은 찾는 것은 혹시 지구 같은 수준의 문명을 발전 시킨 외계인이 방출했을 지도 모르는 전파 신호였습니다. 사실 수십 혹은 수백 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에서 나온 전파 신호를 수신한다는 것은 매우 절망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를 해석할 수 있다면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희박한 가능성을 믿고 몇몇 연구자들이 여기 매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수십에서 수백광년 떨어진 곳에서 나온 외계인의 전파를 주파수나 방향도 모른채 찾아내는 일은 극도로 힘든 일입니다. 이것은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서 인간이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모래알 한개를 찾아내는 일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왜냐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전자기파가 매우 많은데다 대부분 인간이 만든 것 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지구의 사례를 들어보더라도 생명체가 존재한 시간은 적어도 30 억년 이상이지만 인류가 존재한 시간은 20 만년 정도였고 그나마 전파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100 년이 조금 넘습니다. 지구 생명의 역사를 감안하면 이것이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 알 수 있는데 이 이야기를 바꿔서 하면 생명체가 사는 행성이라고 해도 이들 중 우리가 발견할 만한 전파를 만들어 낼 행성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희박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만약 발견하는 순간 인류 역사에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기 때문에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 를 비롯해 이와 연관된 연구들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과학적인 타당성이나 근거에 대한 비판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빅뱅 이론이나 대륙 이동설도 처음 시작할 때는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수십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영국의 연구자들은 보다 대규모 지적 외계 생명체 탐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3 년 7월 5일 열린 영국 국립 천문학회 (National Astromonical Meeting) 에서 영국내 11개 연구 기관들은 서로 협력해서 UK SETI Research Network (UKSRN) 을 발족했습니다. 이 네트워크는 이미 영국내 전파 망원경들을 서로 연결해 구축된 Multi-Element Radio Linked Interferometer Network (MERLIN) 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MERLIN 을 주도하고 있는 맨체스터 대학 (University of Manchester) 의 Jodrell Bank 관측소의 팀 오브라이언 박사 (Dr Tim O'Brien) 는 '외계 문명의 시그널을 찾기위한 아이디어는 Jodrell Bank 관측소의 로벨 전파 망원경 (Lovell Telescope) 을 건설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우리는 1998 년에서 2003 년까지 SETI 의 피닉스 계획의 일부로 참여했고 인접한 수천개의 별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 (중략) 우리의 새 망원경은 과거에 했던 어려운 일도 아주 당연하게 할 수 있다. " 라고 언급했습니다.
오늘날 천문학 연구를 위해 개발된 최신 망원경과 이들을 연결하는 광섬유 네트워크, 그리고 슈퍼 컴퓨터와 그리드 컴퓨팅은 과거에 비해 훨씬 강력한 연구 도구를 천문학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 외계 문명을 찾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임에 분명합니다.
(MERLIN 이 일부인 Lovell Telescope The Lovell Telescope at Jodrell Bank inspired the first proposals to search for radio signals from extraterrestrial civilizations. (Credit: Anthony Holloway, University of Manchester))
외계 생명체 탐사의 초창기에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 (Where is Everybody ?)' 페르미는 외계 생명체 탐사에 쓰이는 일반적인 가정에 대해서 반문했습니다. 태양은 우리 은하계에서 역사가 젊은 축에 속하고 지구 같은 행성이 우주에 매우 흔하다고 가정하면 이미 우리 은하에는 적어도 수백만개의 진보된 외계 문명이 존재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항성간 여행이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문명이 발달했다면 수천만년 후에는 은하계 전체가 식민화되었거나 최소한 탐사는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이는 페르미 패러독스 (Fermi's Paradox) 라고 불리는데 많은 연구자들에 이에 대해서 타당한 답변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인정되진 않지만 사실은 내가 외계인이거나 외계인과 만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여기선 논외로 합니다. 과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 말이죠) 흔한 설명 중 하나는 각각의 별의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고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는 사실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SF 영화에서처럼 먼거리를 쉽게 뛰어넘는 워프 같은 기술은 불가능하고 물리 법칙에 따라 각각의 문명은 섬에 고립된 문명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아주 드문드문 퍼져 있어 서로 마주칠 기회는 생각보다 흔치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 참가하는 옥스퍼드 대학의 Dr Anders Sandberg 의 경우 문명화된 외계인은 극도로 드물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역사를 봐도 생명이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전파를 이용할 만한 문명이 발생한 것은 100 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어쩌면 다음 100 년이 지나면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러면 다른 외계 문명과 접촉할 기회는 없을 지도 모르죠. 같은 대학이 Dr Austin Gerig 역시 항성간 교신이 가능할 (100 광년 떨어진 문명과 접촉하려면 수신하는데 100 년, 송신하는데 100 년 도합 200 년이 걸립니다) 만큼 오래 살아남은 문명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외계인이 우리를 모른채 하거나 혹은 우리가 우주에서 특히 고립된 위치에 있는 것일까요 ? 아니면 진짜 고도의 과학 문명이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일까요 ? 진실을 알수는 없지만 이런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 SETI 관련 연구 외에도 외계 행성 탐사를 포함 - 인류가 오래 살아남는다면 언젠가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즉 적어도 25 광년 이내에는 지적 외계인은 없다든지 아니면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지적 외계인이 있었다든지 말이죠. 전자 보다는 후자인 경우가 흥분되는 경우겠지만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