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59 - 점점 다가오는 아이손 혜성 (Comet ISON)




 이전에 이미 몇차례에 걸쳐 언급한 바가 있지만 2013 년 말 북반구에는 오랫만에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할 만한 혜성인 아이손 혜성 (Comet ISON  C/2012 S1) 이 지금 태양을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실 혜성의 밝기를 정확하게 미리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기대한 만큼 거대한 핵과 꼬리를 만들어 준다면 오랫만에 대형 혜성쇼를 관측할 가능성이 있어 여러 아마추어 및 일반 천문학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문학자들 역시 이 혜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 년 4월 10일 허블 우주 망원경은 아이손 혜성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이전 포스트http://blog.naver.com/jjy0501/100186669479 참조) 당시 아이손 혜성은 목성 궤도 안쪽인 6.2 억 km 까지 들어왔는데 이미 이 시기에도 점차 물질 분출이 활발해지면서 꼬리의 길이가 거의 10 만 km 에 육박했습니다.





(2013 년 4월 10일 허블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혜성 아이손.  Creidt : NASA, ESA, and Z. Levay (STScI) )


 이후 혜성은 점점 태양으로 접근하면서 점차 더 많은 물질을 분출하는 중입니다. 태양에너지에 더 많이 노출될 수록 더 많은 이산화탄소와 먼지가 (대략 4-6 km 크기라고 생각되는) 혜성의 핵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혜성은 흔히 더러워진 눈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주로 증발하는 성분은 이산화탄소이며 동시에 여기에 섞인 먼지들이 같이 혜성의 핵에서 떨어져 나와 거대한 꼬리를 이루게 됩니다. 


 2013 년 7월 13일 스피처 우주 망원경 (Spitzer Space Telescope) 은 아이손 혜성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나사의 아이손 혜성 관측 캠페인 ( NASA's Comet ISON Observation Campaign ) 의 리더인 캐리 레시 Carey Lessi (senior research scientist at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 는 스피처 관측 결과를 토대로 현재 아이손 혜성이 매일 220 만 파운드 (약 100 만 kg 혹은 1000 톤) 의 가스 (대부분 이산화탄소) 와 120 만 파운드 (약 54 만 kg 혹은 540 톤) 의 먼지를 뿜어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아이손 혜성의 위치는 태양에서 대략 5 억 k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습니다.  



(스피처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아이손 혜성.  These images from NASA's Spitzer Space Telescope of C/2012 S1 (Comet ISON) were taken on June 13, when ISON was 310 million miles (about 500 million kilometers) from the sun. (Credit: NASA/JPL-Caltech/JHUAPL/UCF))


 과학자들은 스피처 우주 망원경과 허블 우주 망원경, 그리고 VLT 를 비롯한 여러가지 강력한 지상 및 우주 망원경이 사용 가능한 시점에 세기의 대혜성인 아이손 혜성이 다가 온다는 점에 흥분하고 있습니다. 나사는 이를 관측할 캠페인을 진행중에 있고 세계 각지의 천문대 역시 여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나사의 행성 과학 부분 책임자인 제임스 그린 James L. Green (NASA's director of planetary science in Washington) 은 아이손 혜성에 대한 상세한 관측이 혜성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초기 태양계가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추정되기로 아이손 혜성은 아마도 오르트 구름 (태양에서 1/10 광년에서 1 광년 정도 떨어진 먼 우주의 천체) 에서 태양계 안쪽으로 끌려오는 천체로 이번에 첫번째 태양계 안쪽 여행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혜성에 대한 연구는 오르트 구름을 이루는 천체에 대한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견이 되었기 때문에 미처 물질 채취 미션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대신 수많은 망원경이 이 혜성을 향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 이외에 일반인들에게 주목을 받는 부분이라면 역시 대형 혜성쇼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이 혜성이 지구 근방에서 얼마나 크게 물질을 증발시키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육안으로 혜성쇼를 관측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가장 최적의 상태에서는 도시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제대로 관측하려면 다른 불빛이나 건물이 없는 탁트인 곳에서 육안이나 쌍안경으로 관측을 시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나사는 올해 초부터 이 혜성을 세기의 혜성 (Comet of the Century) 이라고 부르는 등 대중들의 관심을 고조 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가을과 겨울에 관측 열기가 더해질 것으로 보이는 아이손 혜성은 2014 년에는 다시 유성우를 남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영상 참조) 따라서 2013 년 말에서 2014 년 초에는 이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나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기의 혜성)




(아이손 유성우)


 아이손의 모습이 더 확실하게 다가오는 연말에는 추가 포스트를 작성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예고라고 할 수 있는데 나중에 추가적으로 아이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나사 아이손 관측 캠페인 :  http://www.isoncampaign.org/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