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전쟁을 치를 뻔한 인도군





(카시니가 찍은 목성의 이미지  Credit :  NASA/JPL/University of Arizona )


  텔레그래프 인도판 (The Telegraph, calcutta, india) 이 2013 년 7월 23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작년과 올해 인도군이 한버터면 우주 전쟁을 치를 뻔 했다고 합니다. 다수의 해외 언론 및 인도내 언론들이 텔레그래프 보도를 인용한 바에 의하면 인도 - 중국의 오랜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Kashmir) 에서 인도군이 오랜 시간 중국의 무인기로 생각하고 추적한 물체가 사실은 목성과 금성이라고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카슈미르 주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 사이에 있는 고산지대로 1947 년 이후 이들 국가들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첨예한 대립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실제 몇차례 전쟁을 치르기도 했고 현재도 여전히 해당 당사국들이 자신의 영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긴장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중국은 대영 제국 시절 만들어진 국경선인 맥마흔 라인 (McMahon Line) 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인도는 중국의 영향력을 히말라야 고원 저쪽으로 축소시키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여기에 끼어 들어 중국과 연합하는 모양세입니다. 카슈미르에서 인도는 101,338  ㎢ 정도 되는 지역을 장악하고 있고 파키스탄은 85,846 ㎢, 중국은 37,555 ㎢ 를 장악하고 있는데 인도는 물론 중국이 장악한 지역은 불법적이라면서 철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지역을 중국 국경으로 표시한 여권 때문에 심각한 외교적 갈등이 생긴 적도 있었습니다. 이전 포스트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100172578646 )



(카슈미르 분쟁 지도. 클릭하면 원본
 http://en.wikipedia.org/wiki/File:Kashmir_region_2004.jpg )



 아무튼 중국 인도의 실질 국경선이라고 할 수 있는 LAC (Line of Actual Control) 에 의문의 비행 물체가 목격된 것은 작년 8월 쯤이었다고 합니다. 인도군 보초가 발견한 이 물체는 사실 두개로 2013 년 2월까지 총 329 회 목격되었으며 155 회 LAC 경계를 넘어 진입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인도군이 중국군 UAV 로 의심한 첫번째 물체는 해발 4715 미터의 타쿵 (Thakung) 근방에서 목격되었으며 오후 6 시 저녁에 나타나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하늘에서 관찰되었습니다. 두번째 물체는 오전 4 시에 나타난 후 다시 오전 11 시에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이 반짝이는 물체가 실제 UAV 인지 확인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다른 별과 구별이 애매했기 때문에 인도군은 인도 천체 물리학 연구소 (IIAP  : Indian Institute of Astrophysics) 에 그 확인을 의뢰했습니다. 의뢰를 받은 IIAP 의 과학자들은 현장에서 남쪽으로 150 km 떨어진 위치에 있는 세계 최고 고산 지대의 천체 망원경 ( Hanle, Ladakh) 을 동원해 이 물체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4715 초소의 관측병 싱 (naik Sheminderpal Singh) 은 천문학자들에게 4 분 이내에 이 물체를 보고했고 천문학자들은 중국의 UAV 로 의심된 물체를 관측했습니다. 2월 17일에서 22일 사이 얻어진 관측 결과를 토대로 IIAP 의 천문학자들은 첫번째 물체는 목성이라고 결론을 내렸으며 두번째 물체는 금성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인도군에게 그들이 주둔한 라다크 (Ladakh) 에서는 높은 고도와 옅은 대기로 인해 다른 곳 보다 목성이나 금성이 매우 밝게 보인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즉 평소에 보던 것과 달리 더 밝게 빛나기 때문에 밤하늘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처음 봤을 때 이상한 물체로 의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텔레그래프 인도판의 보도에 의하면 관측병이 이로 인해 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관측병은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물체가 있어서 보고를 한 것이고 UAV 인지 아닌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확인을 위해 IIAP 에 도움을 요청한 것인만큼 사실 기상 천외한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관측병이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건의 교훈은 두가지 인데 일단 관측병은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일이 있으면 상부에 보고를 해야 하고 이것이 목성인지 UAV 를 파악하는 일은 상부에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본인이 목성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보고를 하는 것이 경계 임무를 맡은 군인으로써 할 일이었다고 봅니다.


 사실 의외인 것은 상부에서도 잘 몰라서 결국 천문학자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이죠. 관측병이야 새로 배치되면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이전부터 주둔하던 다른 병사나 장교까지 확신을 못했다니 의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격추 명령까지 내렸다면 (!) 우주 전쟁으로 비화될 사건이었습니다.


 두번째 교훈은 목성, 금성이 어떤 것인지 밤하늘에서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점은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게 금성인가 ?' 하고 헷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다보니 밤하늘을 볼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행성과 별, 은하수는 UFO 신고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미국에서 있던 대규모 정전 사고에서 밤하늘에 이상한 물체가 보인다는 신고가 빗발쳐 당국이 조사한 결과 그것이 은하수였다는 결론이 난 사건도 있었죠.


 아무튼 실제 우주 전쟁 (?) 으로 비화되지 않고 무력 행사 없이 평화적으로 끝나 다행입니다.


 참고


http://www.telegraphindia.com/1130724/jsp/frontpage/story_17150854.jsp#.UfSlJo30Hh4

http://www.kashmirtimes.com/newsdet.aspx?q=20489

http://en.wikipedia.org/wiki/Kashmir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