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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3일 화요일

아베 선거 대승 - 미래는 ?



 과거 1 년생 총리 가운데 하나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013 년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2006 년 장기 집권 총리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뒤를 이어 정확하게 1 년 집권 (2006 년 9월 26일에서 2007 년 9월 26일) 기간을 마치고 다시 퇴임했던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하원 성격) 과 참의원 (상원 성격) 선거 모두에서 대승을 거둬 고이즈미 총리 이후 가장 강력한 총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安倍晋三(2012年自由民主党総裁選挙 街頭演説直前)



 일단 선거 결과는 아베노믹스를 내세운 아베 총리의 승리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문제점을 물고 늘어지려고 했던 이전 집권당 일본 민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이전의 절반도 안되는 17 석만 건지는데 성공 이전 중의원 선거 참패 이후 당이 거의 해체 수순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집권 기간중 소비세 인상이라는 인기 없는 정책과 동일본 지진이라는 자연 재해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지지율로 떨어진 셈입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중의원 / 참의원 선거에서 연이어 승리,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아베 총리가 아베노믹스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개헌 논의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개헌 논의 본격화 ?  


 아베 신조 총리는 이미 이전부터 일본 정치권의 대표적인 보수 우익이자 매파로 알려져 있고 7월 20일 선거 전날에도 아키하바라 거리 연설에서 '자랑스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헌법을 바꿉시다. 여러분 우리가 하겠습니다... ' 라는 발언을 하는 등 개헌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미 1 년전에도 일본 평화 헌법 개헌론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지만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7395988 참조) 본래 일본의 전후 헌법 (1947 년 5월 3일 이후 실행) 은 전쟁 포기 및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9 조 때문에 평화 헌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 일본 헌법 9 조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발동으로서의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방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 달성을 위해 육·해·공군 기타 전력은 보유(保持)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현 일본 집권 여당의 중심인 자민당은 2012 년 4월 27일 정식 군대인 국방군을 보유하고 자위권을 보유한다는 내용의 개헌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외에 몇몇 정당들이 개헌을 지지하는 입장이라서 개헌 논의는 선거 이후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중의원 및 이번 참의원 선거로 인해 일본 정당 가운데서 개헌파로 분류되는 자민당, 일본 유신회, 다함께당 + 추가 1 명을 더 합치면 참의원 242 석의 3분의 2에 (162 석) 에는 모자라지만 과반 (143 석) 은 넘는 숫자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중의원에서 2/3 (320 석) 이 넘는 366 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 일본 헌법에 의하면 개헌을 발의 하려고 하는 경우 참의원과 중의원 각각 2/3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제 96조) 따라서 원할한 개헌을 위해서는 우선 96 조 부터 개헌을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9 조를 먼저 건드리기는 민감하니 가장 간단한 96 조를 개헌한 후 나머지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는 것인데 이것 역시 각 정당의 의견과 이념의 차이가 존재해서 사실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자민당은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론' 을 생각하고 있고 일본 유신회는 여기에 총리 선출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총리 공선제' 나 양원제를 대신 '단원제 의회' 등 더 큰 손질을 하기 원하고 있습니다. 다함께당은 96 조 개헌에는 찬성이지만 이 전에 공무원 제도 개혁 등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보는 등 정당이 다양한 만큼 세부적인 의견의 차이도 적지 않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개헌 논의는 지난 수십년간 있어 왔지만 그 때마다 의견이 갈리면서 결국 희지부지되었고 그렇게 일본 평화 헌법은 66 년이 넘게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2 차 대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일본이 점차 우경화 되는 현재 결국 평화 헌법이 개헌되는 것은 시간 문제가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다만 당장에 개헌될 것이라고 성급하게 결론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일본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개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고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이유는 절대 개헌론 때문이 아닙니다. 이번 선거에서 일본 국민이 아베 신조 총리를 지지해준 가장 중요한 이유는 20 년째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장기 불황을 아베 총리가 해결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라고 할 수 있는데 경제 문제는 뒷전이고 개헌론에만 몰두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아베 총리의 입지도 상당히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에 일본 정치의 미래를 여기서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위에서 말한 복잡한 사정들 때문에 아베 총리와 개헌파가 개헌을 추진하긴 하겠지만 그 과정이 아주 간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본 경제 사정이 호전 양상을 보일 경우 개헌 추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결국 평화 헌법의 남은 수명도 더 짧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 아베노믹스의 미래는 ?  


 현재 시점에서 아베노믹스의 성패를 가늠하기는 쉽지는 않습니다. 2013 년 상반기에는 한동안 엔저 효과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도 있었고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긴 했지만 아직 목표한 정도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 아베 내각은 나름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 직후에 발표된 일본 정부의 경기 판단 보고서는 일본 경기가 착실히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베 총리가 밝힌 세개의 화살인 '금융완화 (양적완화)', '재정동원', '성장동력' 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및 해외에서는 상반된 시각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일단 양적완화 (일본 은행의 자산 및 국채 매입 프로그램 등) 에 대해서는 일본 은행의 발권력으로 국채 발행의 부담을 줄이려 한다는 의심도 있기는 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양적 완화를 하려면 가장 만만하면서 시급한 것이 일본 국채 매입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GDP 의 250% 에 달하는 거대한 공공부채 때문에 나머지 2 개의 화살 중 하나인 재정 동원 (재정 지출) 에 대해서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일본 국채 매입자들이 일본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일본 국채를 투매한다면 당장에 아베노믹스가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일본의 국가 파산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지금처럼 엄청난 재정 적자를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을지, 그리고 GDP 몇 % 까지 공공 부채를 용인할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을 풀기는 해야 하는데 국가 부채는 유지가 가능한 선에서 조절해야 하는 어려운 난제에 봉착한 것입니다. 


 당장에 두가지 난제가 존재하는데 한가지는 이전 민주당이 총대를 맨 소비세 인상입니다. 당장 내년 4월에 소비세를 5 % 에서 8 % 로 올려야 하는데 이를 올리면 소비가 다시 위축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그러면 상승세를 타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를 올리지 않는다면 지금도 다른 선진국 대비 아주 낮은 조세 부담율을 지닌 일본의 특징 때문에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며 국가 부채도 더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면 일본 국채에 대한 신뢰에 상당한 타격이 갈 우려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도 저렇게 하기도 쉽지 않지만 결국은 소비 위축의 위험성을 안고서라도 인상쪽으로 갈것이라는 의견이 현재로써는 우세합니다.


 또 한가지 문제는 고령층에 대한 사회보장 혜택 축소인데 이전 일본 국가 부채 관련 포스트에서 이야기 했듯이 일본의 거대한 재정 적자는 국내에 일부 잘못 알려진 것 처럼 SoC 투자 때문이 아니라 고령층에 대한 복지성 지출이기 때문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46181466 참조)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결론은 예산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령자에 대한 복지 지출을 줄일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일본 재정 적자는 해소될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일본의 고령화는 점점 착실하게 진행 중에 있고 일본 역시 한국 수준으로 저출산이 심각해 앞으로 장기적으로 국가 파산을 면하기 위해서는 결국 특단의 대책이 불가피한 시점입니다.


 이것이 아베노믹스의 일부는 아니지만 고령화 /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 없이는 일본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이나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 완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해법을 내놓기는 해야 합니다. 그런데 노령자에 대한 복지 지출을 축소하게 되면 그로 인한 소비 위축과 더불어 극심한 국민적 반발을 각오해야 하므로 이 역시 간단한 문제로 보기 힘듭니다. 


 마지막 화살인 성장 동력 역시 마찬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공언하고 있지만 사실 막상 시행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직까지도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이 많은 편인 일본에서 '노동 시장 유연화' 는 쉽지 않은 문제 입니다. 일본은 민법상 기업에 해고의 자유는 있으나 '경영 악화',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인 인선', '타당한 절차' 등 4 대 원칙을 준수하게끔 되어 있고 이에 대한 규제 완화는 항상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이는 이미 올해에도 다시 언급된 바 있으나 역시 반대 여론 때문에 아베 내각도 더 추진 못했던 사안입니다.


 - 결론


 사실 일본의 직면한 여러가지 문제는 누가 나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이미 65 세 이상 고령 인구가 거의 1/4 수준 (2011 년 통계로 23.1%) 수준인데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증가해 이들에 대한 복지성 지출이 일본 정부 지출의 1/3 을 차지할 만큼 커졌습니다. 여기에다 오랜 엔고에 따른 산업 공동화와 일본 기업의 경쟁력 악화, 계속해서 살아나지 않는 소비, 초장기 디플레이션 등은 일본의 잃어버린 20 년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라곤 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지긋지긋한 디플레를 해결할 묘약으로 등장한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가 없는 해결책처럼 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아베노믹스는 결국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엔저 현상은 한국과의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킬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아베노믹스 자체는 일본 내부적으로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극약 처방이지만 성공 여부는 시장의 반응과 함께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 경기가 확실한 호전을 보이고 유럽 위기가 해소되면 엔저는 바로 일본 기업의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는 소비를 진작시킴과 동시에 일본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공공부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런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하고 일본 재정 적자가 더 심각해 진다면 이제는 투자자들도 일본 국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만약 이런 의구심의 현실화되면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 경제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아베노믹스가 성공해도 한국은 다소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실패하면 더 엄청난 부담이 생기는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외부 경제 사정에 따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차라리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거두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아베 총리의 성공은 일본의 우경화, 재무장화에 더 많은 힘을 보태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새로운 군비 경쟁의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영토 분쟁이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이미 되고 있지만)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옵션은 아마도 과거사나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아베노믹스 및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민감하게 대처하는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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