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는 태양계에 대해서도 모르는 점이 많습니다. 특히 지구에서 좀 멀리 떨어진 지점에 대한 지식은 아직도 제한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드릴 것은 바로 켄타우로스 (Centaurs) 로 목성 궤도에서 해왕성 궤도 (즉 외행성 궤도) 에 있는 다양한 크기의 태양계 천체들입니다. 이들은 더 외각을 돌고 있는 카이퍼 벨트 천체와는 궤도에서 가장 크게 구별됩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궤도를 도는 카이퍼 벨트 대의 천체와는 달리 이들은 태양계의 외행성과 겹치게 되는 불안정한 공전 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태양계의 나이에 비해서는 매우 짧은 수백만년 미만의 삶을 살기도 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태양계에 1 km 이상 지름의 켄타우로스가 44000 개 정도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인반수의 신화상의 괴물은 켄타우로스 처럼 이 천체들도 혜성과 소행성의 이중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켄타우로스의 컨셉 이미지 New observations from NASA's NEOWISE project reveal the hidden nature of centaurs, objects in our solar system that have confounded astronomers for resembling both asteroids and comets. The centaurs, which orbit between Jupiter and Neptune, were named after the mythical half-horse, half-human creatures called centaurs due to their dual nature. This artist's concept shows a centaur creature together with asteroids on the left and comets at right. (Credit: NASA/JPL-Caltech))
첫번째 발견된 켄타우로스 천체는 944 히달고 (944 Hidalgo) 로 1920 년에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목성 - 해왕성 궤도에서 여러개의 천체가 발견되어 이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1977 년에는 켄타우로스 가운데 큰 편에 속하는 2060 키론 (2060 Chiron) (최소한 130 km 이상의 지름을 지니고 있고 230 km 정도 설도 있으나 아직 정확한 크기는 약간 불명) 이 발견됩니다. 원일점 18.891 AU 에 근일점 8.5114 AU 의 궤도를 돌고 있는 이 큰 소행성 혹은 혜성 같은 천체는 그 궤도가 사실 목성, 토성, 천왕성과 겹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천체의 궤도는 사실 굉장히 불안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목성, 토성, 천왕성과 근접한 궤도를 돌 경우 외행성의 중력에 이끌려 궤도가 변할 수 밖에 없고 운이 없으면 목성, 토성, 천왕성 등과 충돌하거나, 태양계 외곽으로 빠져나가거나, 혹은 태양계 안쪽으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키론의 예를 들면 카이퍼 벨트의 천체와 쉽게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키론의 궤도와 다른 외행성의 궤도 The orbit of 2060 Chiron compared with the orbits of Jupiter, Saturn, Uranus and Neptune. from wiki )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키론은 향후 10000 년 동안 토성의 중력의 영향을 받아 상당히 괴상한 궤도를 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공전 궤도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곳으로 튕겨져 나갈 수도 있습니다.
(키론의 공전 궤도 시뮬레이션 The motion of 2060 Chiron in a rotating frame with a period equal to Saturn's orbital period. (Saturn is held stationary.) It shows the chaotic unstable motion of Chiron as simulated by Gravity Simulator. It is possible that Chiron will evolve into a 2:1 near resonance with Saturn over the next 10,000+ years. Saturn is the white (stationary) dot at 10 o'clock. Jupiter is blue. The animated GIF starts at the chaotic year 8,005 and goes to the year 19,987. There are 203 frames. frankuitaalst from the Gravity Simulator message board
(오랜지 색으로 표시된 것이 켄타우로스, 녹색이 카이퍼 벨트 천체들. 켄타우로스는 그 공전 궤도의 일부가 외행성과 겹치는 천체이므로 사실 현 시점에서는 카이퍼 벨트나 더 외각을 공전 중인 것도 있음.
비슷한 크기라도 카이퍼 벨트에 있는 천체라면 거대한 외행성과 마주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수십억년 동안 별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겠지만 켄타우로스라면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어디서 왔는지가 궁금한 부분 가운데 하나였는데 일설에 의하면 혜성과 같은 기원이라는 (즉 더 태양계 외곽에서 안쪽으로 들어온 천체) 라는 설과 소행성의 일종이라는 설이 있었습니다.
나사의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WISE) 의 연장 미션인 NEOWISE 의 관측결과를 토대로 나사 JPL 의 제임스 바우어 (James Bauer,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in Pasadena, Calif) 를 비롯한 동료 연구자들은 The Astrophysical Journal 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들이 혜성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WISE 관측 위성을 통해 얻은 52 개의 켄타우로스 및 SDO (scattered disk objects, 켄타우로스 보다 약간 멀리 있는 천체) 천체 관측결과를 토대로 측정한 바에 의하면 이들은 매우 어두운 천체였습니다. 이들의 평균 알베도는 0.08 ± 0.04 에 지나지 않는데 이는 표면이 매우 어두운 물질로 덮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이들이 모두 소행성이라면 적어도 일부는 이보다 알베도가 높을 것이 분명합니다. 혜성의 경우 더러워진 눈사람이라는 표현처럼 내부에는 얼음과 드라이아이스가 주 성분이라도 표면에는 먼지와 탄화 수소들이 존재해서 매우 어두울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연구 결과를 신뢰한다면 (물론 이를 지지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켄타우로스들은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에서 안쪽으로 떨어져 미아가 된 천체들로 보입니다. 그리고 상당수는 그냥 외행성과 충돌하든지 아니면 위성으로 잡히든지 혹은 전혀 다른 장소로 다시 튕겨나갔을 것입니다. 만약 일부가 궤도가 바뀌면 다시 혜성쇼를 보여주던지 할 수도 있겠죠.
참고
Journal Reference:
- James Bauer et al. Centaurs and Scattered Disk Objects in the Thermal Infrared: Analysis of WISE/NEOWISE Observations. The Astrophysical Journal, 2013; DOI:10.1088/0004-637X/77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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