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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Metro: Last Light



 우크라이나의 4A Games 가 개발한 FPS 게임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Metro Last Light) 는 이 회사가 만단 전작 메트로 2033 (Metro 2033, 2010 년 발매) 의 후속작입니다. 이 회사는 2006 년 키에프에서 역시 같은 우크라이나 제작사인 GSC Game World (스토커 시리즈의 제작사) 의 직원들이 나와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두 회사 모두 독특한 포스트 아포칼립틱 게임 (Post Apocalyptic Game - 핵전쟁 들으로 폐허가 된 미래를 그린 게임) 을 만들었습니다. 메트로의 경우 러시아의 소설가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 (Dmitry A. Glukhovsky. 그의 첫번째 소설 메트로 2033 은 그가 18 세에 쓰기 시작해 23 세 때 발표했음. 1979 년생.) 의 포스트 아포칼립틱 소설인 메트로 2033 과 메트로 2034 에 기반했는데 메트로 2033 이 동명 소설과 거의 동일하게 나간 반면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의 경우 메트로 2034 와는 다소 다른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글루코프스키와 4A Games 는 (원작자로써 글루코프스키도 제작에 참여) 결국 후속작의 명칭을 라스트 라이트로 변경했는데 2034 가 게임으로 만들기에는 스토리가 다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별도의 내용으로 게임을 구성했지만 글루코프스키는 라스트 라이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살을 더 붙여서 메트로 2035 (Metro 2035) 라는 신작을 구성중에 있다고 밝혔으며 빠르면 올해 말 출판예정이라고 합니다.


 메트로 시리즈는 이렇듯 원작자와의 협력을 통해 게임과 소설이 함께 진행되는 독특한 구조 (처음에는 소설이 게임화 된 경우였으나 이후에는 게임이 소설화되는 구조) 인데 사실 소설에 대한 지식없이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다소 세계관이나 배경에 대한 지식에 한계가 있으나 일단 게임부터 플레이 하자는 생각으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메트로 2033 및 메트로 2034 는 국내에도 번역본이 나와있음. 나중에 읽어볼 계획입니다) 


 리뷰는 직접 플레이한 PC 판을 기준으로 진행하며 일부 내용은 자세하지는 않더라도 게임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스크린 샷은 물론 직접 찍었고 제작사에서 아무 댓가도 받지 않은 그냥 유저 리뷰입니다. 








 - 간단한 게임 배경 


 메트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래에 지하철로 숨어든 인류의 암울한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제목처럼 모스크바 지하철이 소설과 게임의 배경이입니다. 핵전쟁이 끝난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지상에는 아직도 높은 방사능 수치로 인해 방독면 없이 나가는 일은 자살 행위입니다. 지상은 물론 지하에는 온갖 돌연변이 괴물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여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스러운 존재인 '검은 존재 Dark One' 가 등장해 게임의 중요한 이야기 축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사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 축을 담당하는 것은 인간들입니다. 주인공 아르티움 (Artyom) 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고아로 메트로 안에서 자란 메트로 1 세대에 해당합니다. 전작인 메트로 2033 에서 아르티움은 검은 존재가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이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이들이 인간을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작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일단 게임 스토리는 발사가 노말 엔딩이며 발사해서 검은 존재를 전멸시켰다는 내용으로 라스트 라이트의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독립 세력에 속해 있는 주인공은 교단 (Order, 일단 한글 대사집에 있는 용어로 번역) 의 레인저입니다. 그가 다시 살아있는 검은 존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떠나는 것이 게임의 시작입니다. 이야기는 전작에서 1 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이 배경이 독특하면서도 인간의 본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인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20 만명의 인간이 지하로 숨어든 후 지하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보다는 서로간의 싸움과 전쟁이 끝이지 않습니다. 


 각각의 세력들은 서로간의 이념과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협상과 전쟁을 벌이는데 대표적인 세력으로 등장하는 것은 기존의 사회주의 이념을 이어받은 듯한 레드 라인 (Red Line), 나치라고 불리는 라이히 (Reich) - 이들은 순수 러시아 인종 유지와 돌연변이 척결을 내세움, 그리고 환승역을 중심으로 상업 연맹을 건설한 한자 동맹, 모스크바 대학을 중심으로 만들어 졌다는 폴리스 등이 있습니다. 주인공의 세력은 여기에 속하지 않는 독립 세력인 교단 (Order) 입니다. 방사능과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은 이제 서로 죽이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에서 세력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이유는 주인공이 전작에 찾은 D6 라는 거대한 군사 시설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막대한 식량, 무기, 의약품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각 세력들이 이를 탐내고 있고 메트로에는 전운이 감돌는데 이것 역시 중요한 복선을 깔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지상에 올라간 적이 있었고 이것이 또 게임의 다른 중요한 배경이 됨) 


(검은 존재는 게임의 스토리를 차지하는 중요한 존재 중 하나 ) 


(전작과 동일하게 게임내에서 목표를 볼 수 있고 목표는 나침판으로 표시된다 ) 


 - 그래픽 


 메트로 2033 은 게임 그래픽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고사양으로 인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양으로 본다면 크라이시스 2/3 나 배틀필드 3 도 쉽게 뛰어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4A 엔진을 사용하는데 역시 사양이 높습니다. 대략 GTX 680 SLI 두장으로 2560  X 1600 에서 거의 베리 하이옵으로 60 프레임이 나오긴 하지만 역시 게임 그래픽 수준에 비해 사양이 다소 높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게임 그래픽 자체는 전작에 비해 다소 개선된 느낌이지만 말이죠. 각각의 스크린 샷은 클릭하면 2560 X 1600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옵션으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크게 프레임이 밀리지는 않는 수준)











 그래픽은 아주 화려하다는 느낌은 아닌데 그래도 어두 침침한 게임의 분위기른 잘 살렸다는 생각입니다. 게임에서 중요한 어둠과 빛의 조화라든지 암울하고 칙칙한 느낌이 잘 살아있습니다. 사람 표정 묘사는 크라이엔진 3 나 프로스트 바이트 2 엔진에 비해 못하며 물에 대한 묘사도 그다지 좋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것이 게임을 하는데 있어 큰 감점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그래픽 사양이 좀 높기는 한데 아무튼 게임의 분위기와는 잘 녹아들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음악은 다소 밋밋한 편입니다. 


 - 전투 시스템


 FPS 게임인 만큼 전투는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적들에 비해 유리한 점은 바로 어둠에서 적을 확인하고 사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특별히 체력이 강하거나 무기가 적들보다 더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점은 중요합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탄약은 크게 부족하지 않으며 적절히 혼합해서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충분히 사용이 가능합니다. 전투 난이도 역시 전작보다 더 할만해졌습니다. 


 요즘 여러 게임에서 볼 수 있듯이 무기 개조 역시 가능한데 무기 개조가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팁이라면 굳이 돈주고 (게임에서는 화폐가  개조하지 않더라도 사실 개조를 이미 한 무기를 적이나 시체로부터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극 후반부에 탄약이 남아도는 시점이 아니면 무기 개조를 자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무기 개조에는 돈이 들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자주 할 이유는 없음. 게임 시작 시점에서는 자유롭게 무상 개조도 가능) 


 전투 시스템은 일단 어두운 환경을 이용해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공격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점은 요즘 나오는 다른 게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기는 한데 아무튼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이점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음기 (Silencer) 를 장착하고 야시경이나 줌 렌즈를 장착한 무기를 사용해서 원샷 원킬을 하면 전투가 상당히 유리해집니다. 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아마도 이런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장소가 많다는 점입니다. 




(야시경과 소음기를 조합하면 은밀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음. 특히 인간을 상대할 때 유용) 



(상대가 괴물인 경우에도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나 적이 몰려들 때는 역시 샷건이 답 ) 



 (동영상) 


 동영상은 간단히 어둠 속에서 적을 공격하는 부분인데 찍고 보니 그다지 전략적인 것 처럼 보이지는 않은 부분이네요. 실제로는 이보다 더 전략적으로 플레이할 부분들이 있고 그것이 이 게임의 재미라고 하겠습니다. 전투는 그럭저럭 할 만했고 적어도 전작 메트로 2033 보다 더 할만했던 것 같습니다.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야시경과 소음기, 그리고 어둠을 이용해 적을 공격하고 적의 시체로 부터 전리품을 하나씩 모아가면 탄약이 모자란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둡게 만들기 위해 전등을 끄거나 할 수도 있으며 샛길이나 혹은 하수구에서 공격하는 방법등 여러가지 옵션이 존재합니다. 정면 공격으로는 주인공이 약해서 플레이가 매우 힘들 것 입니다. 전투는 다소 호불호가 갈릴만 합니다.  



 - 스토리 (상세 스토리와 캐릭터 소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생략) 


 이 게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스토리 라인업입니다. 전작에서 다소 의미 불명으로 끝났다고 생각하는 엔딩을 보완해서 스토리를 완성했기 때문에 일단 전작을 플레이 했던 유저로써 만족스럽습니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전작을 플레이 하고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를 플레이 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일단 마음에 드는 부분은 두가지 인데 첫번째는 '검은 존재' 와 주인공의 갈등이 해결되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검은 존재를 학살한 것은 실수지만 이를 만회할 기회가 생깁니다. 두번째는 인간의 탐욕과 갈등을 게임속에서 잘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또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틱 게임인 폴아웃 3 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환경에서든 인간은 서로 투쟁하는 존재라는 점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인간은 자기 희생과 협력, 그리고 동정심을 가진 존재이기도 합니다. 게임에서는 이를 주인공을 통해 구현하고 있습니다. D6 에 얽힌 비밀과 레드 라인에서 진행되는 음모는 이 게임의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갈등이 해소되는 구조면에서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전작의 모자란 부분을 완성시켰으며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 역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보는데 저의 경우에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따라서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도 좋게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90 점 정도는 주고 싶은 게임입니다. 




(챕터마다 나오는 상황 설명은 게임 스토리 설명에 중요한 역할을 함) 


(중간 중간 대사가 많이 나오는 점도 특징 ) 


 - 총평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는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제작사인 4A 게임즈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게임을 작업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 부분들이 게임 속에서도 다소 보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은 꽤 밋밋한 편입니다. 사운드 쪽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서 제작되는 블록버스터 게임만 하다가 메트로를 플레이 하면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들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게임의 스토리나 전투, 그리고 배경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제작사에서 새로운 메트로 시리즈가 나온다면 반드시 구매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플레이였습니다. 중간에 뜬금없이 성적인 코드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뭐 이런 환경에서조차 인간의 성에 대한 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묘사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걸 기대 (?) 하고 플레이는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게 게임의 배경상 싸구려 홍등가의 모습이기 때문) 


 싱글 플레이 위주 게임인 경우 갈수록 게이머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세계관 설정이나 스토리, 그리고 배경, 음악, 전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는 느낌입니다. 2013 년 상반기에 등장한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나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이런 관점에서 상당한 상향 평준화를 이룩했습니다. 따라서 2013 년 후반기에 나와야 하는 게임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듯 합니다.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에서 주인공의 이야기는 끝을 맺지만 향후 다른 메트로 시리즈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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