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N (유럽 원자핵 공동 연구소) 는 2012 년 7월 4일 LHC 의 ATLAS 및 CMS 에서 오랫동안 찾아왔던 힉스 입자라고 생각되는 입자를 찾았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실 몇달전부터 이와 같은 내용이 과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왔지만 일단 힉스 보존의 발견이 거의 임박 했다는 것을 CERN 이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미 일부 국내 언론들은 확정된 것 처럼 기사를 올리고 있으나 확정되었다고 할 단계는 아니라고 할 수 있고 '힉스 보존으로 추정되는 입자를 발견한 것 같아서 지금 확인 중'이 가장 정확한 기사 제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만 힉스 보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입자를 쪼개고 쪼개면 결국 아주 기본적인 소립자들로 쪼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입자는 원자도 아니고 양성자나 중성자도 아닌 이보다도 작은 입자들로 중성자나 양성자를 만드는 쿼크 같은 입자입니다.
현대 물리학의 표준 모델 (Standard Model) 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소립자들이 12개의 기본 페르미온 (fermion, 페르미 디렉 통계를 따르는 입자로 스핀이 반정수이며 파울리의 배타 원리가 적용되는 입자. 6종의 쿼크와 6종의 랩톤이 존재하며, 중성미자, 전자 등이 여기에 속함, 양성자나 중성자는 쿼크가 모여서 만들어지는 입자임) 과 4개의 힘들 전달하는 매개 입자 (게이지 보존, Boson 이란 보스 - 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는 입자로 스핀이 정수거나 0 이다. 대표적으로 광자, 글루온 등 ) 로 세상 만물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그림 참조)
( 표준 모델에서 6종의 쿼크는 양성자나 중성자 같은 물질을 만드는 구성 요소이며 이보다 가벼운 전자나 중성미자 같은 입자는 렙톤으로 그 자체로 가장 기본적인 페르미온들이다. (쿼크는 보라색, 렙톤은 녹색) 그리고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중력을 전달하는 일은 네개의 게이지 보존들은 모두 주홍색으로 표시함. Own work by uploader, PBS NOVA [1], Fermilab, Office of Science, 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Particle Data Group )
하지만 16 개의 기본 입자 외에 표준 모델이 존재하기 위해 이들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추가적인 입자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힉스 보존 (Higgs Boson, 혹은 힉스 입자) 입니다. 힉스 보존은 1964 년 피터 힉스등이 제안한 이론적 입자로 힉스 장 (Higgs field) 를 생성하며 다른 기본적인 입자들과 반응해 이들에게 질량이라는 아주 중요한 성질을 부여합니다.
(힉스 보존과 다른 기본 입자들의 상호 반응. 힉스 보존은 자연에 존재하는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하는 매우 중요한 입자임. A diagram summarizing the tree-level interactions between elementary particles described in the Standard Model. Vertices (darkened circles) represent types of particles, and edges (blue arcs) connecting them represent interactions that can take place. The organization of the diagram is as follows: the top row of vertices (leptons and quarks) are the matter particles; the second row of vertices (photon, W/Z, gluons) are the force mediating particles; and the bottom row is the Higgs boson This work has been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its author, TriTertButoxy at the English Wikipedia project. This applies worldwide. )
그런데 1964 년 이 입자의 존재가 이론적으로 예언된 이후 지난 48 년간 과학자들은 이 입자를 발견하는데 실패합니다. 위의 표준 모델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힉스 입자가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발견이 되지 않는 것이었죠.
어찌나 발견하기 힘들었던지 뉴트리노와 보톰 쿼크 발견에 대한 공로로 1988 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미국의 물리학자 레온 레더만 (Leon Max Lederman) 은 이 입자에 대한 책을 쓰면서 빌어먹을 입자 (Goddamn particle) 란 제목을 정하려고 했으나 출판업자의 만류로 실제로 나올 때는 신의 입자 (God Particle) 란 제목으로 책을 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후 힉스 입자는 신의 입자로 알려지게 됨)
아무튼 이 힉스 입자가 잘 발견되지 않는 이유가 이 입자가 아주 높은 에너지에서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과학자들은 거대한 입자 가속기가 개발되기만을 기다렸고 LHC 가 완성되자 힉스 입자 발견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2011 년 LHC 의 CMS 는 145 - 216 GeV, 226 - 288 GeV, 310 - 400 GeV 영역에는 힉스 보존이 없을 가능성이 95%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2011 년 후반기에 힉스 입자가 124 - 126 GeV 질량 영역에 존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2 년 7월 4일 CERN 은 LHC 에 설치된 CMS 및 ATLAS 기기에서 125 - 126 GeV 사이 영역 ( 5.0 sigma at 125.3 ±0.6 GeV ) 에 뭔가 새로운 입자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것 같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새로운 보존으로 생각되는 입자는 대략 양성자 질량의 130 배 수준으로 생각되며 이론적으로 힉스 보존이 있을 영역에 존재하는 입자로 생각됩니다. CMS 는 거의 5 sigma 에 근접하는 4.9 sigma 의 결과를 얻어냈는데 이를 5 sigma 수준
( 99.99994%
의 확률, 즉 170 만분의 1로 실험상의 에러일 가능성) 으로 좁히면 새로운 입자를 발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여겨집니다.
CERN 은 현재 2011 년 실험에서 결과를 분석했고 2012 년 실험의 결과 분석은 적어도 7월말은 되야 나올 것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결과는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또 대략 125 GeV 정도 되는 보존을 발견했다고 그게 100% 힉스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극도로 가능성이 낮은 일이긴 하지만 힉스와 닮은 완전히 새로운 입자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물리학의 미래는 더 재미있어질테고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 달러를 벌게 되겠지만 이정도까지 왔다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힉스 입자의 발견이 확정되는 것은 이와 같은 검증 작업이 끝나고 과학자 집단 사이에서 토론을 거쳐 회의론에 가득찬 과학자들을 대부분 설득하고 난 이후가 될 것입니다. 그 과정은 앞으로 수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힉스 입자가 이제 이론적인 제안 반세기 만에 발견에 아주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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